스마트키를 잃어버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마트키가 어디 갔지?” 여자가 핸드백을 뒤지고 또 뒤진다. 그래도 스마트키가 나오지 않자 남자가 체념한듯 “예비 키 없냐”며 퉁명스럽게 묻는다. “예전에도 잃어버렸단 말이야!” 신차 살 때 받은 스마트키 2개를 모두 잃어버렸으니 다급할 만도 하다. “나 어떡하지?” 여자는 바로 울음을 터뜨릴 기세다. “방법이 없어. 서비스센터에 가서 물어봐야지.”

요즘 자동차들은 상당수가 기본 혹은 옵션으로 스마트키 시스템을 달고 있다. 수입차는 거의 대부분 스마트키가 기본이다. 여러 편리한 기능을 담을 수 있어서다. 문제는 스마트키가 애초부터 작게 만들어졌다는 거다. 주머니나 지갑에 넣고 다니면서 자주 꺼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특별한 대책도 없이 스마트 키를 주머니에 달랑 넣고 다닌다. 워낙 작은 물체이다 보니 커다란 가방이나 재킷 주머니 안을 배회하다 주인의 부주의를 틈타 홀연히 사라지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당장 키가 보이지 않으면 발이 묶이니 당황스럽다. 애매한 공간에 주차했다면 더욱 황망하다. 

그러니 우선은 키홀더나 스트랩으로 묶어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하시길. 그래도 잃어버렸다면, 그땐 어쩔 수 없다. 그럼 스마트키를 분실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키를 주문하는 과정은 이렇다. 먼저 공식 서비스센터에 방문해 소유주 확인을 거친다. 이때 자동차등록증과 신분증이 필요하다. 본인 확인이 끝나면 현장에서 스마트키를 구입하고 자동차 고유의 코드에 맞춰 등록한다. 브랜드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비슷한 과정을 거쳐 스마트키를 내준다. 보통은 당일 재등록이 가능하다. 재고 여부에 따라 1~2일, 길게는 2주 정도 걸린다.

브랜드별 스마트키 구입 과정 

스마트키를 구입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브랜드도 있다. BMW가 대표적이다. BMW 스마트키를 대리인이 구입한다고 가정해보자. 남편의 자동차 키를 아내가 잃어버린 경우다. 이때 필요한 서류(자동차등록증, 소유자 신분증, 본인 신분증, 위임장과 관계증명서)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만큼이나 많다. 본인 확인이 끝나도 키를 바로 내주지 않는다. 스마트키 주문 사유와 발주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발주부터 부품 도착까지 평균 15일. 일반적으로 1~2일이면 등록되는 여느 스마트키에 비해 상당히 느리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BMW는 보안상 스마트키 고유 코드를 본사가 엄격히 관리한다. 그래서 모든 키는 BMW 본사에서 직접 프로그래밍해서 보내준다. 독일에서 부품이 도착하면 스마트키 주문 계약서를 작성한 사람이 직접 키를 수령해야 한다. 그리고 분실 스마트키에 대한 무효화 확인서도 작성한다. 사실 BMW뿐 아니라 벤츠, 아우디, 롤스로이스 등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는 대부분 이런 복잡한 과정 후에 새 스마트 키를 발급한다. 철저한 보안 유지를 위한 것이다. 

스마트키 가격은 국산 브랜드가 5만~10만원, 수입차는 15만~30만원선이다. 단순히 부품 값만 책정하는 브랜드도 있지만 대부분 재등록 비용이 포함된다. 볼보 S60, S80, XC60 등 대표 모델의 스마트키 가격은 24만9260원이다. 리모컨 비용 19만 4040원과 등록 비용 5만5220원이 더해진 금액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47만1600원(키리스고 기능을 갖춘 C, E, ML) 안에 패스키(6만5600원)와 프로그램 비용(4만원), 진단 비용 (1만8000원)이 포함된다. 패스키(스마트키 속 철재 예비키)는 스마트키와 별개로 주문해야 한다. 볼보의 경우 패스키는 스웨덴 본사에서 가공할 때 평균 7일이 걸린다. 상황에 따라 국내에서 가공하는 방법도 있다(약 3시간). 국내 브랜드의 경우 패스키가 대부분 2만원 선이다.

스마트키를 잃어버리면 내 차의 보안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자동차는 한 대당 두 개의 스마트키만 등록이 가능하다. 즉 새 스마트키를 등록하면 잃어버린 스마트키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간혹 스마트키를 두 개 다 잃어버리는 최악의 상황도 발생한다. 이런 경우 절차가 훨씬 복잡하다. 자동차를 서비스센터로 견인해 가야 한다. 따라서 이미 스마트키를 한 개 잃어버렸다면 빠른 시간 안에 새 스마트키를 주문하는 것이 여러모로 안전하다.

자동차 회사 스마트키 주문 소요 시간과 가격 (부가세 별도)

현대 즉시 등록. 재고에 따라 최대 1일.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모두 5만원 선
르노삼성 즉시 등록. 일부 모델 최대 2주일. SM3 8만원, SM5 9만원, SM7 8만4100원
BMW 평균 15일. 3시리즈, 5시리즈, X5 모두 약 40만원. 7시리즈 약 43만원 (시리즈 평균)
크라이슬러 즉시 등록. 재고에 따라 최대 1일. 크라이슬러 300C 28만8900원
인피니티 즉시 등록. 최대 2일. G25, M30d, JX35 모두 14만1700원
재규어 수도권 5시간, 지방 최대 2일. XF 3.0D, XJ 3.0D 모두 30만5900원
지프 즉시 등록. 재고에 따라 최대 1일. 지프 그랜드 체로키 15만1800원
롤스로이스 평균 15일. 고스트 약 61만원, 팬텀 약 67만원
랜드로버 수도권 5시간, 지방 최대 2일. 2013년형 레인지로버 39만7200원
메르세데스 벤츠 수도권 7시간, 지방 최대 1일. C 220 CDI, E 300 모두 47만1600원
닛산 즉시 등록. 최대 2일. 큐브 13만7900원, 알티마 10만6600원, GT-R 36만700원
볼보 즉시 등록. 최대 1일. S60, S80, XC60 모두 24만926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