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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RTS MAKETH STYLE

셔츠에는 여자를 도도하게 당당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 당신이 셔츠와 좀 더 가까워져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지 않은가.

2015.04.21

 

THE LATEST SHIRT 

지난 2015 S/S 컬렉션 직후 스타일닷컴이 꼽은 ‘베스트 10 컬렉션’을 차지한 빅 브랜드 사이에서 알투자라가 눈에 띄었다. 나 역시 이번 시즌 컬렉션 중 하나의 쇼핑 아이템을 꼽으라면 알투자라의 셔츠 룩을 꼽을 만큼 매력적이다. 영화 <악마의 씨>의 린다 패로에게서 영감 받은 컬렉션은 1960년대 레이디라이크 룩을 기초로 순수와 관능 사이에 있는 여자의 매력을 유혹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사용된 깅엄 체크 셔츠는 쇼 전체를 모던하게 만든 중요한 장치로, 깅엄 체크 셔츠라 하면 힙스터의 쿨하고 보이시한 매력이 떠오르겠지만, 파스텔 톤을 사용한 알투자라의 깅엄 체크 셔츠는 페미닌하면서도 특유의 캐주얼한 느낌이 더해져 롤리타적으로 느껴질 만큼 독특한 매력을 어필했다. 소매를 돌돌 말아 올리거나 셔츠와 어울리지 않게 아주 화려한 드롭 귀고리를 매치한 스타일링 역시. 비슷하게 알레산드로 델라쿠아 영입 후 주가를 올리고 있는 N.21은 매니시한 셔츠에 시어한 레이스 니렝스 펜슬 스커트를 매치해 매력적인 믹스 매치 룩울 선보였으며, 마이클 코어스도 플라워 모티브로 장식한 시폰 소재의 풀 스커트에 매니시를 넘어 진짜 남자의 셔츠처럼 보이는 박시한 셔츠를 매치해 로맨틱하고 우아한 바캉스 룩을 제안했다. 특히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은 쇼 직후 SNS가 ‘Sunny Side’란 단어로 도배될 만큼 큰 인기를 모았다. 이처럼 페미니티와 매니시한 셔츠의 믹스가 트렌드로 제시된 가운데 질 샌더, 폴 스미스, 보테가 베네타 등이 보여준 모범생 같은 셔츠의 중성적인 매력도 여전하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영화 <킹스맨>은 2시간이 채 안 되는 스토리로 숱한 남성지가 지난 한 세기를 넘도록 반복해온 문구를 한 번에, 아주 확실히 각인시켰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막내 동생이 이 영화를 본 후로 남자, 매너, 슈트를 운운하는 것만 봐도 실감난다. 하지만 매너를 표현하는 말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자신이 가진 최고의 것을 활용한다’는 문구다. 이는 <시크한 파리지엔 따라잡기>(비록 제목은 유치하지만, 대학 시절 파리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용은 꽤 견실한데, 특히 일상의 매너리즘을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여자들에게 강력 추천한다!)를 쓴 제니퍼 L. 스콧이 한 말로, 그녀가 본 중산층 파리지엔들은 ‘자신이 가진 최고의 것을 사용하자’는 철학이 몸에 배어 있어 먹는 것, 입는 것에 섬세하게 신경 쓸 뿐 아니라 심지어 가족끼리도 대단히 예의 바르게 행동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는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든다’고. 여기에 덧붙이자면 나는 여자에게 있어 셔츠야말로 이러한 매너가 깃든 옷 중의 옷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셔츠는 젠틀맨의 정중한 복식에서 가져왔기에 고유의 형식이 고수되며 수많은 단추며 칼라, 커프까지 사람으로 하여금 수고하게 만드는 디테일이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시킬 뿐 아니라 상당히 드레시하다. 그래서 클래식하다. 마치 자세가 바른 여자를 연상시킨달까. 자신감 넘치고 독립적으로 보이는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한편 남녀를 넘나드는 셔츠의 중성적인 매력은 매우 모던하다. 비슷하게 이브닝 턱시도나 슈트도 있지만 이들은 일상적이지 않다. 

 

세상에 옷 잘 입는 ‘패셔니스타’는 너무 많지만, 자신의 고유한 색을 가지고 보는 이를 유혹하는 옷 입기 기술을 가진 이는 흔치 않다. 옷의 브랜드가 보이느냐, 사람이 보이느냐의 차이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셀린의 피비 파일로와 카린 로이펠드는 컬렉션 쇼장에서 볼 때마다 ‘살을 빼야지’ ‘헤어스타일을 바꿔볼까’ ‘저렇게 걸어볼까’ 하며 사소한 것까지 인상적이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 나는 이 둘에게서 셔츠를 즐겨 입고 ‘잘’ 입는 데 대단한 재능을 가졌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특히 피비 파일로는 셔츠와 트렌디한 스니커즈 매치의 달인. 데이웨어로는 진이나 치노 팬츠에 매니시한 옥스퍼드 셔츠를 즐겨 입는데, 두 개의 셔츠를 겹쳐 입어 소매를 레이어드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쿨하고 개성 있는 룩을 연출할 수 있는지, 매니시하고 루스한 셔츠를 통해 어떻게 해서 마흔 초반의 나이를 늙지도 어리지도 않게 표현하며 지적이면서도 동시에 예술적 감수성을 보여주는지 감탄스럽다. 실제로 그녀는 셀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복귀하며 ‘부르주아’도 아니고 ‘스마트’도 아닌 ‘엘리트’ 시크라는 전무후무한 수식어를 얻었는데, 당시 패션계는 (지적이며 품위 있지만 지루하지 않고 시대를 읽는 센스를 지닌) 엘리트 시크야말로 여자의 최상급이라고 열광했고, 이에 대해 그녀는 ‘자신이 실생활에서 입고 싶은 옷을 표현했다’고 했다(그래서 ‘리얼리티 시크’라고도 부른다). 그리고 이브닝웨어로는 화려한 드레스보다 젠틀한 턱시도나 팬츠 슈트에 화이트 셔츠를 매치하는 걸 즐기는데 이때 그녀의 세련된 분위기는 그 어떤 여배우가 가진 오라도 압도할 만큼 파워풀하다. 

 

이와 비슷하게 <텔레그래프>의 패션 디렉터 리사 암스트롱은 셔츠, 그중에서도 매니시한 스트라이프 셔츠에 대해 캐서린 헵번, 프렌치 보그 에디터인 크리스티 털링턴, 그 이상 무슨 이야기가 더 필요하냐고 말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물론 셔츠를 잘 입는 패션 아이콘이다. 동시에 이들은 아름답긴 해도 사랑스러운 베이비 페이스는 결코 아닌데 오히려 지성미라든지 자신감, 도도함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한마디로 품위라 하겠다. 그런가 하면 고급스러운 관능미로 패션계에서 파리지엔을 대표하는 카린 로이펠드는 셔츠가 왜 파리지엔 시크의 기본인지를 보여준다. 

 

팬츠보다는 실루엣을 드러내는 펜슬 스커트에 아찔한 하이힐을 고집하는 카린 로이펠드는 시폰이나 실크 소재의 셔츠를 자주 입는다. 셔츠의 담백함은 펜슬 스커트와 하이힐의 섹슈얼리티를 중화시키면서도 부르주아적인 우아함을 더한다. 늘 단추를 몇 개쯤 풀어헤치는데 속에는 심플한 골드 주얼리가 숨어 있다. 이처럼 공들여 스타일링하지 않아 보이는 노련함이야말로 내추럴 시크, 파리지엔 시크의 핵심이다. 모델 출신 디제이로 파리지엔 사이의 스타일 아이콘으로 인기를 모으다 지난해에는 <하우 투 파리지엔 시크>라는 책까지 낸 카롤린 드 매그레는 앤드로지너스한 감성이 두드러진다. 로커처럼 헝클어진 머리며 루스한 옥스퍼드 셔츠에 블랙 진을 입고 오래돼 보이는 첼시 부츠를 신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추럴한 나머지 파리 거리의 냄새가 날 것만 같다! ‘파리 보그 군단’이라고 불리는 편집장 에마뉘엘 알트를 위시한 이들의 룩은 심플해서 일상에서 그대로 따라 해볼 만하다. 그녀가 유니폼처럼 입는 스타일에 그녀의 이름을 붙여 ‘알트 핏’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인데 남자 셔츠(이때 셔츠의 앞단만 팬츠 속으로 넣을 것!)에 스키니한 블랙 레더 팬츠를 입고 펌프스를 신는 것! 

 

앞서 이야기한 제니퍼 L. 스콧은 파리에서 맨 처음 받은 충격은 미국과는 달리 아주 작은 파리지엔의 옷장이었다고 한다. ‘그들 옷차림은 언제나 근사하다. 단지 좋은 옷을 소유했다는 의미가 아닌, 그 이상의 무엇이었다. 그들은 단정하게 옷을 입고 좋은 신을 신고 예의를 갖추었다. 다시 말해 세상에 자신들을 아름답게 선보였다.’ 그녀는 철 따라 열 벌 정도면 근사하게 옷 입기에 충분하다는데, 그녀가 제안하는 리스트는 대충 이러하다. 봄, 여름 시즌의 경우 실크 톱, 셔츠, 머린 스트라이프 톱, 크루넥 스웨터, 블랙 팬츠 디자인별로 2개, A라인 스커트, 펜슬 스커트, 그리고 화이트 팬츠와 청바지까지. 이네즈 드 라 프레상주가 만든 유니클로 라인과 샤를로트 갱스부르가 참여한 커런트 엘리엇 컬렉션을 떠올려보라. 실제로 파리지엔 아이콘들이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해서 선보이는 아이템 구색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중에서도 칼라와 포켓 정도만 배리에이션을 준 심플한 셔츠 컬렉션은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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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셔츠,슈트,파리지엔,패셔니스타,엘리트 시크

CREDIT Editor 이정은 Photo 김래영 출처 THE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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