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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SEL HAZARD_디젤차를 잡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정부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디젤차를 지목하고, 디젤차를 줄이는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대책은 여전히 부족하다. 뭇매를 맞아야 하는 게 디젤차만도 아니다

2016.07.04

 

2005년 우리나라에 디젤 승용차가 허용될 때 초점은 이산화탄소 감축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에 맞춰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발표한 것은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의 중요성이 재인식됐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 한국에선 미세먼지 논란이 불거졌다. 그리고 공범도 아닌 주범으로 디젤차가 지목되며 각종 대책이 쏟아졌다. 대책의 초점은 디젤차 사용을 줄이자는 내용이다. 과연 현명한 대책일까?

 

 

 

 

이산화탄소냐, 미세먼지냐?
2005년 디젤 승용차가 허용된 배경에는 이산화탄소가 있었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온실가스 감축이 화두로 떠올랐고, 나라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효율이 높은 디젤차에 시선을 돌렸다. 덕분에 유럽을 중심으로 디젤차가 확산됐고, 독일과 프랑스의 자동차회사가 디젤 엔진 제품을 앞 다퉈 쏟아냈다.


이 시기 유럽 메이커의 고민도 적지 않았다. 자동차의 주요 시장인 미국과 일본, 중국이 디젤 승용차에 관심을 두지 않아서다. 여러이유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이 디젤차를 선호하지 않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한국은 달랐다. 정유 업계를 중심으로 디젤 확산 움직임이 나타났고, 이산화탄소 감축의 필요성이 에너지 세제개편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2009년 국제 기름값이 폭등하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고효율 에너지인 디젤이 주목을 받았고, 디젤 승용차는 승승장구했다. 그런데 이번엔 미세먼지 논란이 일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가 호흡기와 폐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보건의료 측면이 부각되면서 주범 찾기가 시작됐다. 주범은 제조업과 발전소, 대형 화물차, 버스 등이지만 정부의 시선은 디젤차로 모아졌다. 제조업은 관리가 어렵고, 발전소는 전력에너지 공급의 필수 시설 이기에 손댈 수 없으며, 대형 화물차나 버스는 생계 관련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개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디젤 SUV나 세단의 경우 미세먼지를 내뿜는 비중이 낮더라도 지금까지의 판매대수가 많아 대책을 내놓으면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제재와 관리도 상대적으로 쉬워 목표가 됐다. 미세먼지를 엄청나게 내뿜는 고래(?)를 잡는 대신 그물에 가두기 쉬운 정어리 떼를 건드렸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작 경유 사용 억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환경론자들에게서 나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경유 사용을 줄이면 휘발유나 LPG 사용이 늘 수밖에 없고, 이러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함께 늘어나 인류 환경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어떤 연료를 써도 배출가스가 나온다면 미세먼지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게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차라리 미래 세대를 위해 지금 세대가 미세먼지를 몸으로 흡수하는 게 낫다는 극단적인 말도 나온다. 지구가 따뜻해지면 해수면이 높아지고, 이 때문에 침수하는 지역이 많아지면 기근이나 전쟁 위험도 높아질 것이다. 미래를 주제로 한 영화의 단골 내용처럼 해수면이 높아지면 생존을 위한 땅따먹기 싸움이 벌어질 것이고, 이 과정에서 핵무기 사용으로 인류의 60퍼센트가 사라질 것 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하나의 돌로 세 마리 토끼를 잡는다고?

물론 가장 좋은 대책은 하나의 돌을 던져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모두를 잡는 방안이다. 지금의 대책은 어느 한쪽을 눌러봐야 풍선 효과만 커져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뿐이다. 그런데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게 또 문제다. 따라서 정부의 미세먼지 감축 방안도 실효성은 적어 보인다.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다음과 같다. 질소산화물 인증 기준 시험을 일반도로에도 적용하고, 낡고 오래된 디젤차가 도심에 진입할 수 없도록 해 조기 폐차를 유도하며, 배출가스 결함 시정명령이 떨어지면 해당 차종을 소유한 사람이 보증 기간 이내일 경우 이를 시정해야 한다. 더불어 모든 노선버스의 연료를 단계적으로 압축 천연가스로 바꾸고, 장기적으로 에너지 가격의 조정에도 들어간다. 그리고 2020년까지 연간 신차 판매의 30퍼센트인 48만대를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의 친환경차로 대체한다. 이를 위해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주유소의 25퍼센트 수준인 3100기의 충전 인프라를 구축키로했다. 또한 극심한 고농도 미세먼지가 관측되면 자동차 10부제 같은 통행 제한도 시행한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가 말하는 ‘획기적인’ 방법은 전혀 없다. 그나마 현실적인 방안은 노후 경유차의 조기 폐차와 자동차 부제 도입인데, 부제 도입은 운행 제한이어서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조기 폐차가 실현 가능한 대책으로 꼽힌다. 노후 경유차의 도심 진입을 제한하면 운행에 불편을 느끼게 되고, 해당 차종 소유자는 배출가스 저감 장치를 달거나 조기에 폐차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하지만 이것도 지자체별로 예산이 부족해 폐차 지원금을 주지 못하면서 벌써부터 삐걱대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다양한 방법과 대책이 과연 정부의 기대만큼 세 가지 배출가스를 모두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해보면 대답은 매우 회의적이다. 오로지 디젤차 운행 억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현명한 판단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의 디젤차 선호도를 꺾을 만한 대책이 아닌 데다 LPG 사용은 여전히 제한하고 있어서다. 또한 친환경차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활성화도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사실 지금의 디젤차 대책은 운행차 관리만 잘해도 성공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번 대책도 운행차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긴 했다. 하지만 운행되는 디젤차의 정기검사 때 질소산화물을 측정할 수 없는 현실에는 대책이 없다. 규정에 없는 조항이어서 검사 장비가 없다는 궁색한 변명은 감춘 채 쏟아낸 대책이거나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책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뜻이다. 디젤차 대책에는 운행차 배출가스 검사 강화와 LPG 연료 사용 제한 폐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보조금 확대 방안이 포함됐어야 한다. 이걸 알면서도 모른 척한 건지, 아니면 정말 몰라서 안 한 건지는 그들만이 알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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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디젤차,미세먼지,대기 오염,대기 환경,정부

CREDIT Editor 권용주(<오토타임즈> 편집장 Photo PENN STUDIO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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