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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하늘아

하늘이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전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2016.06.21

 

많이 났다. 

화장터에 도착했다. 상자에 갇혀 있던 하늘이를 다시 꺼내 눕혔다. 몸이 차가웠다. 온기가 없었다. 이 몸이 다시 따뜻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게 서글펐다. 어머니는 마치 자식을 보내듯이 오열했다. 그런 어머니를 보면서 나도 같은 마음이라는걸 알았다. 말이 필요 없었다. 그저 하늘이를 두 손으로 부여잡고 흐느끼는 것밖에 당장 할 수 있는게 없다는 걸 알았다. 슬펐다. 이렇게 슬플 수가 있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나는 너무 슬펐다. 하늘이를 화장하러 보내는 순간에 두 손을 쥐고 이마에 입을 맞췄다. 가슴 한구석이 타들어가는 듯했다. 내 마음속에서도 하늘이를 태우고 있는 것 같았다. 

 

어머니는 하늘이의 몸을 어루만지며 미안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꼭 좋은 곳으로 가길바란다고 비셨다. 처음엔 같이 화장터에 가는 것을 누나가 반대했다. 하지만 나는 같이 가야겠다고 말했다. 누나는 아마 어머니를 걱정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도 어머니를 걱정했다. 어머니는 하루라도 더 하늘이와 있고 싶어 하시는것 같았다. 하루라도 빨리 잊는 것보다도 하루라도 더 있고 싶다는 마음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아니, 간절했다. 어머니만큼이나 나 역시. 실제로 하늘이가 화장되는 걸 보며 마음이 문드러져 사라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걸 보지 못했다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이다. 하늘이 덕분에 나는 웃었고, 끝내 울었다. 그 기쁨과 슬픔의 끝에서 하늘이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전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어머니는 하늘이의 유골이 이렇게 적다는게 믿을 수 없다는 듯 속상해하셨다. 하늘이의 유골은 하얗고 앙상했다. 앙상해진 하늘이 앞에서 나는 강 건너편에 서서 나를 바라보는 하늘이를 생각했다. 화장장에선 화장비에 추가 요금을 내면 유골을 돌로 만들어준다 했다. 어머니는 원하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리 해달라 했다. 그리고 돌이 된 하늘이를 받았다. 하얗고 투명했다. 어머니는 하늘이가 착해서 이렇다고 하셨다. 평소 같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질색했겠지 만 그날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하늘이는 정말 착한 아이였으니까. 정말. 

 

유골을 모두 돌로 만들진 않았다. 하늘이의 남 은 유골을 공원에 뿌려주고 싶어서였다. 항상 하늘이가 산책하면 정말 좋아하겠다고 생각한 공원이 있었다. 이젠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됐다. 그래서 나는 하늘이의 유골을 일부나마 그 공원 에 묻어주고 싶었다. 어머니는 그러자고 하셨다. 우린 가루와 돌로 변한 하늘이를 안고 다시 서 울로 돌아왔다. 하늘은 여전히 너무 맑고 예뻤 다. 어머니는 어쩌면 이렇게 날씨도 좋을 수 있 냐며, 하늘이가 정말 착한 아이라고 하셨다. 나 는 역시 그렇다고 믿었다.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집 앞에서 어머니, 누나, 아내와 함께 밥을 먹었 다. 밥을 먹으면서 우린 끊임없이 하늘이 이야기 를 했다. 이렇게 모여서 식사를 한 건 실로 오랜 만이었다. 하늘이가 죽어서 우리 가족을 한 식 탁에 앉혔다. 하늘이가 죽어서도 우리 가족을 위해 애쓴다고 생각했다. 우린 하늘이의 유골을 서울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공원에서 가장 높은 전망 좋은 곳에 뿌렸다. 어머니는 유골이 너무 적다고 속상해하셨다. 그러면서도 하늘이에게 마음껏 뛰어놀라고, 잘 가라고 말씀하셨다. 나 도 하늘이에게 비로소 잘 가라는 인사를 했다.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여전히 그립고, 여 전히 떠오른다. 하지만 나는 하늘이를 통해 행 복했던 시절을 되뇔 수 있다는 걸 믿게 됐고, 하 늘이가 내게 얼마나 큰 기쁨이었는지 기억하게 됐다. 나는 잊지 않을 것이다. 잊을 수 없을 것이 다. 하늘이와 함께한 행복했던 그 시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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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애완견,반려동물

CREDIT Editor 민용준 Photo 이성범 출처 東方流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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