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i3

주말 나들이
애들이 놀러 가자고 성화를 부렸다. 어디든 가야만 했다. 밖은 온통 미세먼지라 그냥 집에서 쉬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게다가 잦은 출장과 해외 업체 미팅으로 한 주 내내 외국을 다녀온 탓에 힘든 상태였다. 그래도 한 가정의 아빠로서 천근만근인 몸을 이끌고 봄나들이를 나섰다. 주차장에 내려와서 무슨 차를 타고 갈까 고민하는데 아이들은 벌써 아빠 차(BMW i3) 앞에 줄을 선다. 매일 등굣길에 타는 차가 아니어서 그렇겠지만, 애들은 항상 “아빠 차! 아빠 차!” 하면서 i3를 찾는다. 이전엔 회사 차인 봉고와 마이티 화물차를 타고 왔을 때도 “아빠 차 화물차”라며 친구들에게 자랑했다고 한다. 즉 무슨 차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단지 ‘아빠 차’여서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우리 목적지는 용인 에버랜드였다. 출발하기 전에 카시트를 장착했다. 뒷좌석에 2개의 카시트를 옮겨서 달았다. 여기서 잠깐! 카시트는 부모가 관리하기 나름이다. 카시트에 앉으려고 하지 않거나 울고 소리 지르는 것 때문에 카시트 앉히는 걸 포기한 부모도 봤다. 당연히 우리 애들도 처음엔 2시간을 울면서 난리 친 적도 있다. 하지만 처음에 버릇을 안 들이면 계속 안 앉을 것 같아서 두어 번을 그렇게 모른 척하고 앞만 보고 운전했더니 결국에는 지쳐서 잠이 들었다. 그러다 또 울면 차에서 내리게 했고, 이후 카시트에 앉지 않으면 아예 출발하지 않았다. 그렇게 버릇을 들인 덕에 이제는 차에 타면 당연히 카시트에 앉는 것으로 습관이 굳어졌다. 오히려 어떤 때는 아이가 벨트를 채우지 않고 출발하자 나에게 “벨트 안 채웠는데 왜 출발하느냐”며 핀잔을 주기도 한다. i3는 뒷좌석에 ISOFIX가 있어서 카세트를 달 수 있다. 뒷좌석 공간도 생각보다는 충분하다. 좁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른이 타도 큰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소리 없이 스르륵 달리는 전기차를 타고 봄나들이 가는 풍경이 낯설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어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부드럽게 속도를 올렸다. 에버랜드까지 왕복 80킬로미터여서 주행가능거리에 대한 부담도 없다.

지난겨울엔 주행거리가 급격히 짧아져서 차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지만, 날씨가 풀리니 다시 주행거리가 110킬로미터로 늘어난다(완충 시). 에버랜드에 도착하니 주행거리가 아직 반 이상 남았다. 도착해서 벚꽃을 볼 생각이었지만 만개하지 않아 실망하고 개나리만 실컷 구경했다.

벚꽃은 피지 않았지만 봄기운이 완연해서 놀기에 너무 좋은 날씨였다. 올 4월 말에는 중국에서 판다도 온다고 하니 앞으로 더 자주 놀러 올 계획이다. 돌아오는 길 i3의 뒷좌석에서 아이들은 깊은 잠에 빠졌다. 소리 없이 달리는 전기차는 또 이런 상황에서 좋다. 글/노승우(개인 사업)

가격 6340만원 레이아웃 뒤 모터, RWD, 4인승, 5도어 해치백 엔진 AC 동기식 전기모터, 170마력, 25.5kg·m 변속기 1속 자동 무게 1195kg 휠베이스 2570mm 길이×너비×높이 3999×1775×1578mm 전력 소모량 5.9km/kWh CO₂ 배출량 0g/km 구입 시기 2016년 1월 총 주행거리 5600km 평균연비 5km/kwh 월 주행거리 208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3만5000원(충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