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의 발행인, 김영철 회장을 만나다.

PEOPLE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의 발행인, 김영철 회장을 만나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 호기심, 스토리이다.”

2013.08.05

우리 모두는 일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다양한 영감이 있는 일상을 살아가길 원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갤러리를 찾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여행을 떠난다. 우리는 평범한 생활에서도 영감을 찾길 원하지만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과 새로울 것 없는 똑같은 환경 속에서 모티프를 얻기는 힘들다. 만약 자신의 일터가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영감의 밀집소’라면 어떨까? 엘리베이터에는 매일 새로운 그림이 걸려 있고, 복도에는 온통 상상력 가득한 화보와 잡지 커버들이 장식되어 있다. 게다가 회사 라운지에는 쉽게 볼 수 없는 1931년식 포드 모델 A가 전시되어 있고, 아기자기하고 개성 넘치는 장난감과 학용품들이 서로 자신의 독특함을 뽐낸다. 사무실 내에는 같은 디자인의 가구라고는 하나 없이 온통 진귀한 고가구들이 각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사무실 사진을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리면 순식간에 ‘좋아요’가 우수수 달리고 심지어는 ‘퇴근하기 싫겠다’는 코멘트까지 달린다.

이런 회사가 실제로 있냐고? 믿기 어렵겠지만 존재한다. 바로 <하퍼스 바자>, <에스콰이어>, <모터트렌드>를 발행하고 있는 잡지사 ‘가야미디어’다. 사옥 1층에 있는 북카페 ‘책갈피(between pages)’는 바쁜 출근길에 잠시 들르는 것만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곳이다. 오후 시간에 넓은 통창 옆 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휴가지의 여행객들이 떠오른다. 아침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하게 되는 그림에선 오늘 이 그림을 건 이의 심리상태를 엿보며 재미있는 상상을 하게 된다. 배를 타고 유럽에서 건너온, 사무실 군데군데 놓여 있는 고가구에서는 이 가구를 사용했을 사람의 인생을 떠올려보게 된다. 바슐라르는 “집은 우리의 몽상과 꿈을 지켜주는 하나의 우주”라고 이야기했다. 가야미디어 사옥은 매달 새로운 콘텐츠들을 만들어내야 하는 가야미디어의 직원들에게 몽상과 꿈을 지켜주는 하나의 우주로 존재한다.

가꾸는 이의 마음이 소소하게 엿보이는 이 모든 공간 디자인은 가야미디어의 발행인 김영철 회장의 손에서 탄생했다. “창의력은 쥐어 짜낸다고 나오는 게 아니라,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사람들과 만나서 떠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 속에, 그리고 머릿속에 쌓이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그에게 회사의 공간은 취향의 결과물인 동시에 영감의 원천이다. 삶에서 마주친 예술적인 찰나의 순간들이 묻어 있는 공간 속에서 가야미디어의 기자들은 늘 새로운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일상의 모든 것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관찰하고 계속해서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엉뚱한 상상을 하는 성격은 김영철 회장이 끊임없이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팬더 자동차를 인수하고 칼리스타를 출시하여 영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후 잡지 사업에 뛰어들어 종합여성지인 <여성춘추>를 창간했고, <마리끌레르> <에스콰이어> <하퍼스바자> <메종> <모터트렌드> 등을 국내에서 발행하며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고급 패션과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초석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그리고 그 힘은 국내 최초로 패션 매거진의 포털 사이트인 ‘아이키스유닷컴’으로 이어졌다.

에디터와 독자의 만남<i(에디터), kiss(접촉), you(독자)>을 뜻하는 아이키스유닷컴은 2001년 오픈한 이래, 패션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독보적인 패션 사이트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kiss라는 단어가 건전한 의도와는 달리 스팸 처리되기 쉬워 사이트의 콘텐츠들이 다양하게 알려지는데 방해가 되었고, 2013년 8월 1일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으로 개편하게 되었다. ‘i-magazine’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독자적인 매거진으로서의 역할이 좀 더 뚜렷해지며 ‘i‘ 즉, 인터넷 매체로서의 발 빠른 취재와 폭 넓은 정보의 수용이 가능할 수 있게끔 강화된다.

“가야미디어는 최첨단 젊은이들을 위한 패션 잡지를 발행하고 있다. 가야미디어의 패션 포털 사이트인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역시 그들을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젊은이들을 위한 정보성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고 싶다.”

김영철 회장의 말처럼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에는 새로운 콘텐츠들이 많이 공급된다. ‘LUXURY BRANDS(럭셔리 브랜즈)’ 코너는 기존 아이키스유닷컴에서도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카테고리로, 우리가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럭셔리 브랜드들의 히스토리와 그 브랜드를 사랑하는 셀레브리티들, 각 브랜드의 구체적인 가격 정보까지도 알 수 있는 곳이다. 모든 산업뿐만 아니라 예술 분야에서도 럭셔리를 추구하는 이 시기에, 진정한 럭셔리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코너는 바로 ‘BEAUTY DICTIONARY(뷰티 딕셔너리)’다. “화장품 산업에 외국 업체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보니 뷰티 용어나 사용 설명서 등이 대부분 외국어로 이루어져 있다. ‘용어들을 제대로 이해해야 좋은 화장품을 쓰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화장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를 제대로 알고 자신의 몸에 맞는 화장품을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매년 다양한 화장품이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고 새로운 용어가 만들어질 때마다 독자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 권리가 있지 않을까? 용어의 한국화를 지속하다 보면 뷰티 업계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화장품 용어들을 한국말로 바꾸는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 북한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얼음보숭이’라고 하는데 이런 것처럼 우리말 특유의 아름다운 어감을 살릴 수 있는 용어들이 사용되었으면 한다.”

화장품 사용 설명서의 글씨는 당연히 작아야 하고, 화장품 케이스에는 의미를 잘 알 수 없는 불어나 영어가 쓰여 있어야 멋스럽다고 생각하던 내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많은 돈을 지불하고 화장품을 구입하여 쓰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피부에 무엇을 바르고 있는지 알아야 할 권리는 충분하다.

김영철 회장은 우리 시대의 온라인과 모바일 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스마트 폰이 대중화되며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게임이나 오락거리 등의 정보가 없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정보성 있는 기사를 얼마나 간결하고 읽기 좋게 표현할 수 있느냐가 지금 우리의 과제다. 실험기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시기에 우리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이에 맞는 콘텐츠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일을 구상하고 그 누구보다 독창적인 미적 감각을 소유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그의 ‘호기심’ 덕분이었다.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호기심이 많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그는, 호기심이 관찰로 이어지고, 관찰이 ‘왜?’라는 질문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는 항상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될까? 또 저렇게 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해왔다.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동대문 시장, 남대문 시장, 황학동 벼룩 시장 등을 돌아다니며 아이디어를 얻는다.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가 있어서 하는 일이다. 일도, 공부도, 사랑도, 재미있어서 하다 보면 호기심을 갖게 되고, 또 계속해서 관찰하면 결국 그 결과물을 얻게 된다.”

세상 곳곳을 화려하게 누비며 살고 있는 그이기에 동대문이나 남대문 시장에 가서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답변에서 멋스러움이 묻어났다. 진정한 멋이란 이런 게 아닐까? 남들이 모두 할 것 같은 소박한 일도 특별해 보이게 만드는 힘 말이다. ‘멋’과 ‘낭만’을 아는 김영철 회장은 젊은이들에게 인생의 스토리를 만들어나갈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비 오는 날 우산을 접으면서도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였습니다’로 끝나는 인생 스토리가 아니라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나만의 이야기 말이다.”

가야미디어의 직원들이 세상은 물론이고 일하는 공간에서 얻은 영감으로 만들어나가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통해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을 찾는 독자들도 세상 곳곳의 재미있는 소식들을 가장 발 빠르게 접하고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좀 더 풍요롭게 채워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바슐라르가 말했던 ‘집’처럼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이 이 곳을 찾는 독자들의 몽상과 꿈을 지켜주는 하나의 우주가 되어 인생을 좀 더 풍요롭고 재미있게 만들어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멋진 일은 없을 것이다.

CREDIT

EDITOR : 김경은PHOTO : 신철민(INAPAD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