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복을 입을 땐 반짝이는 것에 대한 욕망을 억누르자. 특히 목걸이는 이 복장에 대한 실례다. 목선을 가르는 장신구는 목과 저고리의 동정, 섶을 잇는 고운 선 위의 낙서와 같은 존재다.

 

 

 

2 ‘한복을 위한 바람직한 얼굴’은 다음과 같다. 가지런히 모아 올린 쪽머리, 원래 살결보다 더 밝은 피부, 둥근 눈썹, 옅은 분홍빛 입술.

 

 

 

3 한복을 입을 때, 여인은 ‘왼쪽’을 지향해야 한다. 가장 먼저 옷고름을 왼쪽 방향으로 지을 것. 치마의 겉자락도 왼쪽으로 오도록 입는다. 치렁치렁한 자락의 매무새를 정리할 때도 왼손으로 잡고 앞쪽으로 여밀 것.

 

 

 

4 한복을 입고 음식을 먹을 땐 소매의 아랫부분, ‘배래’를 잡고 먹어야 한다. 음식이 배래에 묻기 쉽기 때문이다. 참고로 한국 사람들이 술을 따를 때 오른손의 손목과 팔꿈치 사이에 왼손을 두는 습관은 이 의복 예절에서 비롯된 문화다.

 

 

 

5 한복을 입고 앉을 때 여인은 치마 밖으로 발이 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양쪽 치맛자락이 벌어지지 않았는지도 살필 것. 손의 위치는 오른쪽 다리 위에 공수 자세로 놓는 것이 우아하다.

 

 

 

6 연장자의 앞에 앉을 때, 남자는 무릎을 꿇고 앉는 것이 기본 예절이다. 손은 공수 자세로 아랫배에 둔다. 상대가 청할 때 가부좌를 트는 것은 괜찮다.

 

 

 

7 한국에선 상대에 대한 공경과 존중을 나타내는 일이 중요하다. 그 마음을 손을 배꼽 언저리에 두고 가지런히 모으는 ‘공수’로 표현한다. 여자는 왼손을, 남자는 오른손을 위로 하여 단정히 포갤 것. 단, 장례 같은 흉사에선 반대로 해야 한다. 물론 ‘서 있을 때’ 자세다.

 

 

 

8 사계절 내내 입을 수 있는 ‘사철깨끼(사철 원단을 써서 곱솔로 박아 지은 겹옷)’는 한복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편법이다. 계절에 맞는 옷감으로 지은 한복을 입길 권한다. 여름에는 모시와 삼베, 겨울에는 비단과 누비, 봄과 가을에는 생명주실로 짠 항라, 갑사, 국사 등으로 옷을 짓는다.

 

 

 

9 두루마기나 치마 모두 바깥으로 확장되는 형태의 복장이다. 그런 만큼 주위가 복잡하거나 사람이 많은 공간에선 항상 옷자락이 펼쳐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누군가 당신의 옷을 밟거나 옷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

 

 

 

10 명절이나 혼인 같은 거사에서 한국의 젊은 부부는 한복을 입고 행사를 치른다. 집안 어른 앞에 앉을 때 절대 정면에 앉지 말 것. 남자는 상대의 맞은 편 오른쪽, 여자는 왼쪽에 앉아야 한다.

 

 

 

11 한복을 입고 결혼식에 참석할 때, 여성은 신부의 한복 색인 ‘녹의홍상(연두 저고리와 다홍치마)’과 분홍색을 피하는 것이 예의다. 특히 친지나 가족의 결혼식 때 자신이 결혼식 때 입었던 한복을 입고 가는 우를 범하지 말 것.

 

 

 

12 여성이 한복을 입고 걸을 때, 신발코가 치맛자락 밖으로 보이지 않도록 걷는 것이 우아한 보행법. 보폭을 치마폭보다 작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팔을 툭 떨어뜨리거나 세차게 흔드는 것도 금물이다.

 

 

 

13 한복이 일상복이던 시절, 조선인들은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는 한 상대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하지 않았다. 서 있을 땐 상대의 발 쪽에, 걸을 땐 15도 아래 방향에 눈을 두었다. 물론 대화를 나눌 땐 예외다.

 

 

 

14 남성의 겉옷, ‘두루 막혔다’는 뜻을 지닌 두루마기는 실내에서도 입는 것이 원칙이다. 조선 시대엔 ‘두루마기를 벗는 것은 속옷만 입고 있는 것과 같다’고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