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차에 큰 관심이 없었다. 정확히는 내가 살 수 있는 차 수준에서 딱히 맘에 드는 모델이 없었다. 생활 방식도 차가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 그냥 막연히 2인승 로드스터를 사서 가끔 드라이브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던 중 ‘어떤 차’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 혼다의 미드십 소형 로드스터 S660이었다. 지난해 3월 30일 정식 발표 이후 4월부터 일본 내 판매를 시작한 차였다. S660을 보자마자 너무 끌려서 매일 차 정보를 검색했다. 최근까지도 한국의 모든 기사와 블로그 포스팅은 다 본 듯하다. 그러다 일본 자동차 포럼까지 들어가서 기웃거렸다(구글 번역기 사랑해요!). 그런데 보면 볼수록 내 마음을 사로잡은 S660은 국내에서 정식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단점이었다. 병행 수입 앞에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또 오른쪽에 운전석이 있다는 점도 문제였다.

일본 혼다에선 지난해 4월에 주문하면 11월, 혹은 올해 초에나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에 가져오려면 거의 1년이나 걸리니까 당장 사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러던 중 일부 병행 수입업체가 경매 방식으로 차를 바로 가져올 수있다고 홍보하는 것을 봤다. 시승차도 국내에 들여와서 풀었는지 블로그에 시승기가 꾸준히 올라왔다. 평소 ‘다시 봐도 마음에 드는 물건’은 무조건 사야 한다는 생각이라 급히 경매를 시도했다. 보통 경매 나온 S660은 중고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좋아서 출시가보다 높은 ‘프리미엄’ 가격이 형성된다. 그런 조건에서 차를 찾다가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 수준의 금액으로 입찰한 S660이 덜컥 낙찰됐다. 예상보다 빨리, 적당한 가격에 살 수 있어서 좋았지만 대금 결제 시기에 환율이 급등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것은 아쉬웠다. 어쨌든 2015년 8월 말에 차를 낙찰받았고, 9월 24일에 모든 인증 절차를 거쳐 한국에 정식으로 등록이 완료됐다. 차는 10월 초부터 인수받아 타기 시작했다.

경차 규격으로 만든 차라 출력이나 속도제한(시속 137킬로미터)이 아쉽지만, 일상생활에서는 불편함이 없다. 차를 사기 전에 걱정했던 오른쪽 운전석은 실제로 문제 될 게 없다. 수동변속기는 힘들지 않고 오히려 다루기 재밌다. 연비는 최고다. 고속도로에서는 리터당 20킬로미터 이상을 기록하고 시내에서는 보통 리터당 14킬로미터가 나온다. 이런 차를 굳이 자동변속기로 탈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수동을 선택했는데, 지금 보니 잘한 선택이었다. 2016년에는 국내 인증법이 바뀌어서 더 이상 S660의 인증이 어렵다고 한다. 안 그래도 희소성이 높은 차인데 앞으로 가치가 더 올라갈 것 같다. 주차장에 갈 때마다 주차된 차의 뒷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가격 1980만~2180만 엔(구매가 약 3000만원) 레이아웃 미드십 엔진, RWD, 2인승, 2도어 로드스터 엔진 3기통 658cc, 68마력, 10.6kg·m 변속기 6단 수동(CVT 옵션) 무게 830~850kg 휠베이스 2285mm 길이×너비×높이 3395×1475×1180mm
연비(복합) 21.2km/ℓ CO₂ 배출량 98g/km 구입 시기 2015년 10월 총 주행거리 3000km 평균연비 17km/ℓ 월 주행거리 100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7만원(유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