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홍재표 나이 43세 직업 코레일 부기관사 특기 기차 오래 타기

“2년 전, 일본 오사카 일대의 400킬로미터 정도를 12시간 동안 열차만 타고 돌아다닌 적이 있습니다. 일본 철도 마니아들 사이에서 ‘오마와리(멀리 돌아감)’라 불리는 코스죠. 정말 즐거웠어요. 올해는 도쿄 근교를 같은 방법으로 돌아보고 싶어요.”

홍재표 씨는 철도 덕후다. 어린 시절 친가와 외가가 모두 지방에 있어 열차를 많이 이용했고, 그렇게 기차는 친숙한 교통수단이 됐다. 그 후 다양한 기차와 철도 시설을 살펴보는 재미에 빠졌다고 한다.

“여행할 때 철도가 닿는 지역이면 다른 교통수단은 생각하지 않아요. 버스로 세 시간이면 닿는 강릉도 열차를 타고 다섯 시간 걸려 돌아가고, 청량리에서 부산에 가는 비둘기호를 12시간 동안 탄 적도 있습니다.”

그에게 기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그는 기차를 ‘차량과 시설, 시스템, 인력이 조화된 종합예술’로 표현했다. 더불어 “이런 여러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고 움직이는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다”고 했다.

그런데 그보다 더한 기차 덕후들이 있다고 한다. 화물열차 사진만 전문으로 찍는 어떤 사람은 특별한 열차가 운행하는 날이면 전국 어디든 달려간다고 한다. 1년에 한두 번은 일본으로 출사를 가는데 일본 전국 화물열차 노선과 열차 시간도 꿰차고 있단다. 승차권이나 기념패, 역명판, 차량용 패찰 등을 수집하는 덕후도 있고, 철도 시뮬레이터에 빠진 덕후도 있다.

“기차는 파면 팔수록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요. 그 맛에 빠져 수십 년 동안 기차를 파고들게 됐고, 결국에는 기관사가 됐습니다. 흔히 말하는 ‘덕업일치’죠. 제가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하게 됐을 땐 정말 기뻤어요.”

그는 현재 코레일 부기관사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철도 덕후 사이에서 ‘근성 투어’라 불리는 장거리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7박 8일 동안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철도를 타는 거다. 그 거리가 무려 9800킬로미터나 된다. 좋아하지 않으면 시도할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