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미대생 권오상이 ‘디오더런트 타입(Deodorant type)’ 시리즈와 함께 등장했을 때 미술계에는 ‘사진 조각’이라는 전에 없던 장르가 탄생했다. ‘디오더런트 타입’은 3차원에 존재하는 대상을 2차원으로 변환한 후 다시 3차원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작가는 빚고자 하는 대상을 사진으로 찍고 평면이 된 입체의 원형을 물성이 전혀 다른 재료 위에 복원한다.

원형을 조각조각 해체한 일부들을 이어 붙인 완성작은 원형과 다른 결과로 재현된다. 현대미술계는 조형의 보수적인 언어를 해체한 작가의 탁월한 독창성에 열광했다.  권오상은 2003년 잡지 광고의 이미지를 오린 후 바닥에 세우고 이를 다시 촬영해서 한 프레임에 집결시킨 작품 ‘더 플랫(The Flat)’ 시리즈에 이어 2005년 전통적인 조각의 소재로 대상의 실제 물성을 비튼 ‘더 스컬프처(The Sculpture)’ 시리즈를 연달아 선보였다. 슈퍼카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Lamborghini Murcielago)’는 세 번째 연작의 슈퍼스타다.

이 작업에서 그는 청동이라는 전형적인 소재로 회귀한다. 단 한 번도 실물을 보지 않고 미디어에서 정보를 수집해 자동차의 형상을 재현했다. 전작에서 보여준 획기적인 발상과 전통 조각 기법의 성공적인 조우로 평가된다. 권오상의 슈퍼카는 현재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에 주차되어 있다.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건축가 김수근의 대표작인 옛 ‘공간’ 사옥은 등록문화재 제586호다.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가 이 ‘공간’에 들어섰다. 개관을 기념하는 <리얼리?>전에선 국내 작가를 비롯해 영국 YBAs와 독일 라이프치히화파 같은 서구 현대미술부터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의 신진 작가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작품을 선보인다. 
A 83 Yulgok-ro, Jongno-gu, Seoul 
T 02-736-5700 
W www.arariomuseu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