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로메오 박물관 Museo Storico Alfa Romeo
알파로메오 박물관은 올해 106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리뉴얼해 층별로 ‘타임라인’, ‘뷰티’, ‘스피드’ 세 섹션으로 나눴다. ‘타임라인’ 섹션은 말 그대로 역사관이다. 알파로메오 최초의 양산차 24HP부터 현재의 8C까지 100년이 넘는 알파로메오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뷰티’ 섹션은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뛰어난 디자인으로 세간의 눈길을 사로잡은 아름다운 차들을 모아두었다. ‘스피드’ 섹션에서는 과거 모터스포츠에서 주름잡았던 새빨간 고성능차들을 감상할 수 있다. 박물관은 FCA 쇼룸과 이어져 있어 관람 후에는 알파로메오, 지프, 피아트의 최신 차종도 둘러볼 수 있다. 박물관 큐레이터 로렌초 아르디지오의 열정 넘치는 설명도 흥미롭다.

 

 

 

1 줄리에타 1950년대 중반부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패밀리카로 떠올랐다. 최초의 줄리에타는 53마력을 내는 1.3리터 가솔린 엔진을 얹어 최고시속 136킬로미터까지 달릴 수 있었다. 1954년부터 1965년까지 17만대 넘게 팔렸다. 성공을 발판 삼아 초기 4인승 쿠페 형태에서 중형 세단, 2인승 쿠페, 컨버터블, 왜건 그리고 자가토 스페셜 에디션 등 다양한 모습으로 재탄생됐다.

2 8C 2300 알파로메오 레이싱 역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모델이다. 2.3리터 엔진을 얹고 1931년 처음 선보였다. 애초 레이싱 목적으로 고안했지만 일반도로 주행용으로도 188대가 양산됐다. 1931년과 1932년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린 타르가 플로리오 경주에서는 스파이더 버전이 우승을 차지했다. 8C라는 건 8개의 실린더가 있단 뜻이다. 트윈 오버헤드 캠샤프트와 V 밸브 방식이 적용됐다. 초기 모델은 최고 155마력, 그 이후 모델은 165마력의 힘을 발휘했다.

3 40/60 HP 에어로다이내믹 프로토타입 알파로메오는 무려 1913년에 공기역학에 대한 고민을 콘셉트카로 표현했다. 오직 공력 성능 시험용으로 눈물방울 모양으로 설계된 이 차는 70마력짜리 직렬 4기통 6.1리터 엔진을 얹어 최고속도 시속 139킬로미터를 기록했다. 당시 카로체리아 카스타나의 마르코 리코티가 디자인해 제작했다.

4 1900 C52 디스코 볼란테 이탈리아어로 ‘비행접시’라는 뜻이다. 고성능 경주용차 목적으로 제작됐는데 158마력의 힘을 내는 2.0리터 직렬 4기통 엔진을 얹어 최고시속 220킬로미터까지 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안정성 미흡으로 경주용으로는 부적합했다. 하지만 곡선이 매력적인 디자인은 큰 호평을 받았다. 재규어 E-타입 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알파로메오는 지난 2010년 창사 100주년을 맞아 디스코 볼란테 동상을 만들기도 했다.

5 몬트리올 마르첼로 간디니가 디자인한 알파로메오의 역작이다. 1967년 캐나다 몬트리올 박람회에 처음 공개되면서 ‘몬트리올’이 공식 이름으로 붙여졌다. 1970년에 나온 양산차 역시 몬트리올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콘셉트카는 줄리아의 1.6리터 엔진을 달았지만 양산차는 경주용차에 쓰였던 2.6리터 V8 엔진을 얹었다. 알파로메오 최초로 경주용차 엔진이 양산차에 들어간 것이다. 눈썹 모양의 그릴과 네 개의 원형 헤드램프 디자인에서 간디니의 스타일이 그대로 나타났다. 몬트리올은 1977년까지 총 3925대가 생산됐다.

 

 

 

 

토리노 자동차 박물관 Museo dell'Automobile
피아트 설립자 중 한 명인 로베르토 비스카레티와 체이라노 설립자 체사레 가티가 1932년 시작했지만 공식적으로는 피아트가 1960년 처음 문을 열었다. 이탈리아 차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희귀한 차들을 직접 볼 수 있어 자동차 마니아가 많이 찾는다. 8개국 85개 브랜드에서 만든 200종이 넘는 차들을 전시하고 있지만 유독 피아트 차가 많다. 2004년 리뉴얼을 시작해 2011년에 재개관하여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췄다. 제대로 된 마무리 공사는 2014년에 끝났다고 한다. 면적은 기존보다 8000제곱미터 넓어져 총 1만9000제곱미터다. 레노베이션에 총 3300만 유로가 들었고 이 중 인테리어에만 3분의 1을 투자했다. 이곳은 전 세계 자동차 역사와 함께 사회와 문화까지 아우르는 기획 전시로 눈과 뇌를 즐겁게 한다.

 

 

 

1 퀴뇨의 증기자동차 오스트리아 군인 니콜라 조제프 퀴뇨는 1769년 증기기관으로 움직이는 세 바퀴 자동차를 만들었다. 애초 포차 운반용으로 기획된 이 차는 시속 3.2킬로미터 속도로 파리 도로를 달리다 벽에 부딪혀 파괴됐다. 당시 사람들은 증기자동차를 보고 공포에 떨었고 퀴뇨는 그 죄로 감옥에 수감됐다. 퀴뇨는 출소 후 다시 증기자동차를 만들었지만 당시 사람들에겐 너무 앞선 이동수단이었다.

2 라 자메 콩탕트(La Jamais Contente) 벨기에의 카레이서 카밀 제넷지는 1899년 최초로 자동차로 시속 100킬로미터 기록을 달성했다. 놀랍게도 이 기록을 달성한 건 전기자동차였다. 차체는 알루미늄과 텅스텐, 마그네슘 합금으로 제작됐다. 장착된 전기모터는 25킬로와트의 전력으로 68마력의 힘을 냈다. 차체는 유선형으로 디자인됐지만 섀시가 외부로 노출돼 있고 사람이 탔을 때 상체가 그대로 드러나 공기역학적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라 자메 콩탕트’는 ‘단 한 번도 만족한 적이 없다’라는 뜻이다.

3 피아트 500 토폴리노 ‘500리라 이하의 차를 만들라’는 무솔리니의 명령으로 1936년에 탄생한 차다. 폭스바겐 비틀과 탄생 배경이 비슷한 피아트 500의 시조다. 4기통 569cc 엔진을 달아 13마력의 힘을 내고 최고속도 시속 85킬로미터까지 달릴 수 있다. 토폴리노는 이탈리아어로 ‘생쥐’를 뜻한다. 생쥐처럼 작고 앙증맞게 생겨 붙여진 이름이다.

4 피아트 터비나 피아트의 기술력을 과시하고자 만든 모델이다. 당시 품고 있던 로버 브랜드의 아운티를 개조한 차체에 새로운 방식의 가스터빈 엔진을 달았다. 링고토 주행 시험장과 토리노 카셀 공항, 본자와 카스텔 후라노 트랙에서 여러 번 성능 테스트를 마쳤다. 1954년 토리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 미래지향적인 외관과 콘셉트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5 피아트 600 물티플라 1950년대 들어 소형차 붐이 일자 당시 피아트 기술 개발을 이끌던 단테 지아코사가 좀 더 실용성이 높은 ‘작은 차’를 고안했다. 600의 섀시는 그대로 사용하면서 차체를 모노코크 구조로 설계해 공간을 넓히고 운전석을 앞바퀴 앞쪽으로 옮겨 뒤쪽 공간을 더 확장했다. 지금의 밴과 같은 구조지만 당시에는 혁신이었다. 발상의 전환으로 탄생했던 600 물티플라는 1960년대 중반에 들어 이탈리아 안전 규정이 새롭게 바뀌면서 생산이 중단됐다.

6 베스파 400 소형 스쿠터로 유명한 베스파는 1958년 소형차 붐을 타고 2기통 400cc 엔진을 얹은 작은 차를 내놓았다. 하지만 마케팅과 영업 경험 부족으로 수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4마력의 힘을 냈으며 최고속도
시속 90킬로미터까지 달렸다.

7 페라리 365 GT4 거대한 보닛에 V12 엔진을 단 그랜드 투어러 페라리로 1972~1989년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만들었다. 페라리 400, 412와 차체와 섀시, 엔진을 공유한다. 310마력짜리 4.4리터 엔진으로 시속 245킬로미터까지 속도를 냈다.

 

 

 

콰트로루오테 클래식카 박물관 Quattroruote Museum
이탈리아의 유명한 디자인 및 매거진 하우스 도무스 설립자인 지안니 마초키(Gianni Mazzocchi)가 1956년 <콰트로루오테>라는 자동차 매거진을 만들면서 10년 동안 모아온 클래식카를 외부에 공개했다. 전설적인 이탈리아 차뿐만 아니라 롤스로이스, 포르쉐 등 다양한 브랜드를 아우른다. 자동차 마니아로서 이탈리아 자동차 문화와 산업 발전을 응원하는 취지였다. 수집한 차들을 보수하면서 클래식카 이야기를 기사로 풀어내고 있다. 현재 1902~1972년 생산된 차 45대와 고카트 2대, 모터사이클 9대, 스노모빌 1대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반 이상이 실제로 주행 가능하다. 1978년부터 일반인에게도 공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