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종드부지 강기태와는? 
“막역한 사이다. 정말 친한 동생이다. 영국에서 학교를 준비하다 만났다. 패션, 향초 등 관심사가 비슷하니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한국으로 돌아와 인연을 이어 나갔다. 앞서 인터뷰이었던 양태오와 한혜연을 기태에게 소개시켜주기도 했다. 특별한 날은 물론, 가족처럼 자주 만나면서 ‘크루’가 만들어졌다. 나에게는 또 서로에게 모두가 특별하고 각별한 사이다.”

아이돌인 줄. 
“하하. 원래 이렇게 입는다. 스포티하게. 캐주얼하게. 편하게. 영하게. 좋아하는 브랜드는 아미(AMI). 나이키(NIKE)도 좋다. 차려 입는다고 해서 스타일리시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감성에 맞춘 자신만의 스타일이야 말로 진정한 ‘멋’인 것 같다. 롤업한 생지데님에 재킷, 코트 등 아우터를 걸치는 식. 여기에 스니커즈를 더한다. 여름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 반대로 여성복은 ‘칼’같은 스타일이 좋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실루엣으로만 이루어진 디자인. 아제딘 알라이아(Azzedine Alaia)처럼 누가 봐도 우아해 보이는 패션이랄까.”

시작이 디자이너라서 그런가 보다
“원래 전공은 서양학과다. 순수 미술. 그런데 예전부터 옷을 사는 게 너무 좋아서 패션 업계에서 일하기로 마음먹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서스데이 아일랜드(Thursday Island)의 신입 디자이너로 입사했고, 2년 후 한섬의 여성복 브랜드 시스템(SYSTEM) 디자이너로 옮겼다. 런던에서는 알렉산더 맥퀸 디자인 인턴을 거쳤고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시스템의 디자이너로 일을 했다. 이어 CJ에서 고소영(KO SO YOUNG)을 론칭하고 EXR의 CD자리를 제안 받아 현재의 자리에 서게 되었다.” 

즐거워 보인다.
“잘 봤다. 요즘 사는 게 재미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고, 또 내가 잘 하는 일이기도 한 것 같다. 어렸을 적부터 꿈꿔왔던 직업이다. 하나의 브랜드를 멋지게 키워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움직이게 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말 ‘간지’나는 일이 아닌가.”

요즘 가장 관심 있는 분야가 무엇인가
“물론 1순위는 일이다. 스포츠웨어가 재미있다. 대중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고, 또 그래야만 하기에 생각이 많다. 그만큼 배워야 할 것도 많아 바쁘다. 하지만 집에 오는 순간부터는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하는 편. 첫 번째로는 퇴근 후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깜미’를 만나러 집으로 간다. 애인을 부르는 나만의 애칭같지만 프렌치 불독인 반려견이다. 입생로랑의 팬인데 그가 키우던 강아지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더 관심이 갔다. 레이디 가가, 휴 잭맨, 유명 패션 블로거 등 미국과 유럽의 수많은 트렌드세터들이 찾는 견종으로 최근 파리 마레지구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는 신생 멀티숍 브로큰암(BROKEN ARM) 주변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프렌치 불독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 순종을 데리러 청주까지 다녀왔다. 두 번째는 음식이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밥집, 고기집 등 숨은 맛집을 찾아 돌아다닌다. 물론 직접 요리하는 것도 좋아한다. 내 인스타그램 대부분의 사진은 ‘먹는 거’다. 세 번째로는 인테리어. 가구와 향초에 관심이 많다. 전문가까지는 아니다. 그냥 내 공간을 꾸미는 게 좋다.”

딱 ‘CD스러운’ 인스타다.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 맘에 드는 걸 발견하면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 온.오프라인을 불사하고 알아내는 것같다. 출장 가서도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참 피곤한 스타일이다.”

10년 후에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머지 않아 내 브랜드를 보여주고 싶다. 근사한 여성복. 정말 좋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해외마켓을 보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로 작게 시작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아직 디테일한 생각을 오픈하기는 이른 듯하다. 하지만 좋은 시기가 오면 바로 실행할 예정이다.”

김병돈의 인스타그램. 유럽, 아시아 출장을 다니며 찍은 스케치 사진과 그가 좋아하는 깜미와 요리 사진이 감각적이다.  
Instagram_ @Kimbyung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