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US ELISE S

20주년을 기념하며
그날도 평범한 하루였다. 자칭 ‘카 마니아’라는 친구가 로터스 엘리스 CR 시승차를 타고 오기 전까지는.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조수석 동승을 요청했다. 도어를 열고 차 안에 구겨지듯 들어갔다. 차 크기를 보고 예상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승하차가 어려워 깜짝 놀랐다. 성인 남자 둘이 앉으니 어깨가 닿는다. 덕분에 친구가 수동변속기를 조작할 때 나도 함께 운전하는 느낌을 받았다. 출발과 동시에 맹렬한 기운이 온몸을 휘감았다. 분명 폭발적인 가속감은 아니다. 자극적인 사운드가 울려 퍼지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놀랍도록 차분하고, 정확하고, 경쾌하게 달렸다. 지금도 그 느낌을 잊을 수 없다.

아주 잠깐 동승으로 난 로터스의 팬이 됐다. 평소 자동차에 관심은 많았지만 스포츠카를 사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그 기운에 대한 그리움이랄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갈증은 커졌고, 결국 로터스 전시장을 방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수동변속기 운전 감각을 잊어서 시승도 요청할 수 없었다. 그저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엘리스 모델을 주문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올해는 로터스 엘리스 S 출시 2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이를 기념해 로터스에서는 엘리스 20주년 기념 모델(20th Anniversary)을 출시했다. 아! 마치 이것마저도 내가 로터스 엘리스를 꼭 타야만 한다는 하늘의 계시 같다. 클래식 그린 보디 컬러를 선택했고 실내는 알칸타라 마감, 휠은 은색 도색으로 해서 주문했다. 주문 후 어느덧 3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차가 완성되어 서울세관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직 인증 과정이 남아서 당장 출고가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부리나케 달려갔다. 한국에 도착한 엘리스 20주년 모델을 실물로 확인하니 심장이 마구 뛰었다. 이럴 때 ‘심쿵’이란 단어를 쓰는구나 싶었다. 너무도 예뻤다. 햇빛을 받아 찬란히 빛나는 그린 컬러 보디와 Forged(단조)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새겨진 실버 휠! 그리고 실내를 구석구석 채운 알칸타라 마감과 노란색 스티치를 보고 감동했다. 손으로 돌돌 말아서 소프트톱을 벗겨보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는 헤어졌다. 앞으로 2주 안에 번호판을 달고 출고가 될 듯하다. 요즘 나는 로터스를 소개해준 친구의 자동차로 수동변속기를 연습 중이다. 엘리스 S 20주년 모델의 롱텀 시승기를 기대해주시라! 글/조병민(자동차 디테일링 숍 운영)

가격 9200만원(옵션 포함) 레이아웃 미드십 엔진, RWD, 2인승, 2도어 컨버터블 엔진 4기통 1.8ℓ 슈퍼차저, 220마력, 25.4kg·m 변속기 6단 수동 무게 924kg 휠베이스 2300mm 길이×너비×높이 3824×1719×1117mm 연비(통합) 13.3km/ℓ CO₂ 배출량 173g/km 구입 시기 2015년 12월 총 주행거리 0km 평균연비 - 월 주행거리 - 문제 발생 개별 인증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