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도시의 아이콘, 빈티지한 디자인의 간판 2 신도시의 단골, 설치미술 작가 양혜규. 위스키를 즐겨 마신다. 3 탁 트인 공간과 어둑한 조명이 묘한 분위기를 낸다. 4 오래된 건물, 낡은 공간의 매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안쪽 공간

 

 

 

신도시 양혜규(설치미술가)
애주가라기보다는 술자리를 좋아한다. 적게 마시고도 끝까지 남아 있는 편이다. 술을 마신 후엔 집에 어떻게 가야 할지 늘 걱정하는데, 외국 생활을 오래 한 습관 때문인 것 같다. 그래도 마실 때는 독주를 즐긴다. 올해 서울에 작업실을 마련했다. 근처에 갈 만한 곳이 없었는데 신도시를 알게 되면서 너무 반가웠다. 집에서 좀 길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어오기 좋은 위치에 있다. 술집이 단골이 되려면 몇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사람, 음악, 술이 기본. 이곳은 선곡도 좋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자주 방문한다. 옥상도, 발코니도 마음에 든다. 음악부터 분위기까지 처음 온 그날 첫눈에 반했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해외에 오래 머물다 보니 ‘서울 느낌’이 확연히 드는 동네를 좋아한다. 가능하면 강북의 사대문 안을 벗어나지 않는 이유다. 신도시는 내가 추구하는 어떤 조건도 빠지지 않는 공간이다.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길진 않지만, 적어도 머무는 동안엔 자주 신도시를 찾지 않을까 싶다.
O 18:00-02:00(금·토요일 03:00, 일요일 휴무)  A 5F, Eulji-ro 11-gil, Jung-gu, Seoul  T 010-7502-5515

 

 

 

 

1 재즈평론가 황덕호는 일주일에 1~2회 정도 올댓재즈에 방문한다. 2 황덕호가 즐겨 마시는 미국 캘리포니아산 와인 카멜 로드 몬터레이 피노 누아 3 올댓재즈의 스피커가 바 안을 훌륭한 사운드로 가득 채운다. 4 한남동 올댓재즈는 한강진역 뒷골목에 자리한다.

 

 

올댓재즈 황덕호(재즈평론가)
수요일마다 이곳에서 2시간 정도 음악을 선곡한다. 엄청난 음반 수집가로 유명한 송관호 음악감독이 자기 음반을 많이 가져다 놔서 나 같은 DJ들이 음악을 틀기에 굉장히 편하다. 사장님이 워낙 애주가라 캐릭터가 강한 술을 많이 구비해놓는 점도 좋다. 즐겨 먹는 술은 와인인데, 카멜 로드 몬터레이 피노 누아(Carmel Road Monterey Pinot Noir)를 특히 좋아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몬터레이는 유명한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이기도 해서 내게 더욱 의미가 있다. 올댓재즈에는 이미 한잔한 후 취기 오른 상태로 방문하는 날이 많다. 선곡이야 말할 것도 없고, 류이치 사카모토가 모니터용으로 사용하는 스피커가 있어 사운드가 훌륭하다. 내겐 무엇보다 조용하고 프라이빗한 분위기가 가장 매력적이다. 
O 18:00-02:00(일요일 휴무)  A B1, 24-14, Itaewon-ro 49-gil, Yongsan-gu, Seoul

 

 

1 그룹 NRG의 멤버로 활동한 문성훈 2 트웰브 한남동점의 매력은 작은 공간 특유의 아늑하고 조용한 분위기 3 얼 그레이 티를 베이스로 만든 ‘얼그레이 마티니’ 4 12석으로 채워진 바

 

 

바 트웰브 문성훈(볼몬드 대표, 가수)
바 트웰브는 압구정과 청담, 경리단과 해방촌 등 네 곳이 있다. 모두 분위기가 달라서 그때그때 끌리는 곳으로 가는 편이지만, 가장 자주 오게 되는 곳은 해방촌 트웰브다. 지인이 많아서 언제 방문해도 편하다. 혼자 가는 날엔 바텐더가 말벗이 되어준다. 일주일에 3~4회 방문하는 이유다. 개인적으로 술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술에 대한 호기심도 많다. 특히 요즘엔 칵테일을 즐겨 마시는데, 트웰브의 다양한 술 리스트가 매력적이다. 트웰브를 처음 방문한다면 ‘얼 그레이 마티니’를 꼭 마셔보길. 메뉴에는 없지만 주문하면 만들어준다. 이름 그대로 얼 그레이 티를 베이스로 만든 칵테일이다. 달걀흰자와 레몬즙, 시럽 등을 넣어 상큼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난다.
O 19:00-03:00(설과 추석 당일 휴무) A 54, Sinheung-ro, Yongsan-gu, Seoul T 02-796-9693

 

 

1 혼자 오는 날에는 주로 맥주를 즐기는 분더숍 VMD 이연재 2 개성이 돋보이는 루팡의 화장실 3 벽면이 각종 서적과 음반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4 어수선한 듯하지만 언제 와도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다. 

 

 

루팡 이연재(분더샵  VMD)
단골이 된 건 8년 정도 된 듯하다. 그런데 좋은 이유를 말하라고 하면 그게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사장님이 까칠해서 좋달까. 물론 이게 다는 아니다. 눈치 볼 일이 없어서 좋고, 아는 이들만 찾는 곳이라 더 좋고, 만취해도 걱정이 없는 곳이라는 게 가장 좋다. 게다가 좋은 음악도 많이 나온다. 가끔 취기가 올라오면 신청곡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당연히 무시당한다. 그것마저도 너무 좋다. 한마디로 편히 쉴 수 있는 나만의 비밀 공간이다. 보통 일주일에 한두 번 이곳을 찾는다. 항상 문이 열려 있어서 지난 추석에도 왔다. 주로 샴페인을 마시고, 어느 정도 취기가 돌면 루팡의 대표 술을 주문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술로 이름이 딱히 없는데, 혹자는 ‘뿅술’이라고도 한다. 단맛이 나서 그야말로 ‘술술’ 들어간다. 단점은 나도 모르게 취한다는 것. 당연히 혼자서는 안 마신다. 아! 좋은 점이 또 하나 있다. 어떤 말, 어떤 행동을 해도 비밀이 새지 않는다는 것!
O 매일 다름.  A 38-2, Eonju-ro 164-gil, Gangnam-gu, Seoul

 

 

1 포토그래퍼 레스 2 바삭하고 매콤한 치킨, 함께 곁들이면 좋은 네 가지 사이드 메뉴와 샴페인 ‘보히가스 카바 브뤼’는 베스트셀러 3 창가에 앉으면 한적한 이태원 골목길을 바라보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4 입구에 들어서면 내부를 연결하는 공간에 하늘이 보이는 천장이 있다.

 

 

샘스핫치킨 × 이맥집 Less(포토그래퍼)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 박시영과 푸드 에세이 작가 겸 스타일링을 하는 이주희가 운영하는 공간이다. 친한 친구들이라서 자주 온다. 언제 방문해도 친구들이 있으니까. 한 달 평균 대여섯 번 들르는 것 같다. 이맥집으로만 운영하다가 두 달 전 팝업 형식으로 ‘샘스핫치킨’을 오픈했다. 치킨 맛이 예술이다. 가끔 치킨만 포장해서 갈 정도다. 사이드 메뉴로는 베이컨과 함께 조린 줄기콩 요리나 진한 풍미의 맥&치즈를 추천한다. 술을 많이 마시는 편은 아니라서 맥주는 가볍게 한 잔 정도만 즐긴다. 예전에는 주량도 모른 채 ‘마시자!’ 하는 마음으로 술을 마셨다면, 요즘에는 분위기를 맞추는 정도로만 마신다. 나이 탓인가? 가끔 샴페인 정도는 마신다. 보히가스 카바 브뤼(Bohigas Cava Brut)는 적당한 산도와 과실 맛이 나는데, 이례적으로 로버트 파커가 90점을 준 스파클링 와인이다. 이곳의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니 치킨과 함께 즐겨보길 권한다. 
O 18:30~23:30(일요일 휴무)  A 33, Itaewon-ro 14-gil, Yongsan-gu,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