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형 이보크는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를 챙겼다. 디젤 모델은 보닛 아래 새로운 인제니움 엔진을 얹었다.

 

 

LAND ROVER
RANGE ROVER EVOQUE HSE TD4

“이달은 평범하지 않은 차를 타보실래요?” 평범한 세단은 심심하다고 해서일까? 시승담당 기자가 이번 달에는 독특한 차들을 모았다. 그동안 자동차는 재미로 타는 것이라 말해왔다. 남들과 조금 다른 차, 그래서 재미가 쏠쏠한 차들이 좋았다. 오늘 모인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볼보 S60 크로스컨트리, 미니 클럽맨은 개성이 강한 만큼 저마다 얼굴 표정이 뚜렷하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이보크는 요즘 한창 물이 오르는 쿠페 스타일 SUV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차는 실용성을 뒤로한 채 멋을 앞세웠다. 든든한 차체로 남보다 나를 먼저 보호한다는 콘셉트가 무척 이기적으로 보이지만 수익성이 좋은지 자동차 회사마다 이런 스타일의 차를 내놓기 바쁘다. 쿠페 스타일 SUV로는 BMW X6와 벤츠 GLE 쿠페 같은 차가 있고, 일찍이 내가 탔던 쌍용 액티언도 있다. 앞으로도 이런 장르의 차는 계속 나올 것이다.
이보크는 콘셉트 모델 LRX를 거의 그대로 되살려 충격을 던졌다. 영국적인, 특히 랜드로버만의 디자인 캐릭터는 장난감 블록을 쌓아 올린 듯 묘한 매력을 발한다. 이보크는 디자인만으로 남들과 달라 보이고 자신만의 값을 매길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그저 차가 멋져서 웃돈을 주고 이보크를 산다. 이보크는 이제 컨버터블 버전까지 내놓을 정도로 패션 감각에 젖었다.

 

 

 

스타일과 럭셔리를 앞세우는 이보크는 예쁘지만 오프로드 능력까지 갖춘 차다. 레인지로버라는 브랜드 이미지는 고급스러움까지 그대로 얹었다. 이보크는 인기가 꽤 좋다. 2011년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39만대 이상 팔렸다. 최근 페이스리프트된 새 모델은 겉모습에서 별 차이를 모르겠다. 멋진 차는 함부로 건드릴 필요가 없다.
대시보드를 가로지른 빨간색 바느질 자국에서 장인의 손길이 느껴진다. 조금 흐트러진 바느질 솜씨는 모두 사람 손으로 만들었다는 표시다. 흰색 보디에 빨간색 의자를 갖춘 시승차는 화려해서 자꾸 영국에서 열린 출시 행사에 갔을 때 이 차를 소개했던 빅토리아 베컴이 생각난다. 랜드로버는 그녀를 이보크의 디자이너라 했다.
 

대시보드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랜드로버만의 색깔을 담았다. 운전석을 높여 몸에 맞추니 차가 작아 보인다. 고즈넉한 공간이 아담하고 귀엽다. 높이 앉아 내려다보는 시야도 좋다. 이보크는 랜드로버 모델인 만큼 지형반응 시스템인 터레인 리스폰스와 내리막길 속도제한 장치인 HDC 버튼을 달았다. 천장 전체를 유리로 덮은 파노라마 선루프는 뒷자리 승객이 두 팔을 번쩍 들 만하다.
180마력의 이보크는 가볍다. S 모드로 달리자 살쾡이처럼 순발력이 살아난다. 차는 조용하고 부드러운데 패들시프트를 당겨 박력을 더한다. 조금 휘청거리는 서스펜션은 무른 편이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이보크에 앉으니 여자들도 쉽게 몰 수 있는 차라는 생각이 든다. 오프로더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가벼운 느낌도 없지 않지만 이 차로 오프로드에 갈 일은 많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레인지로버니까 필요하면 거친 흙길도 달릴 수 있다는 가능성에 마음이 든든하다.
 

집에서 출발해 촬영 장소에 도착하니 담당기자가 인제니움 엔진이 어땠냐고 묻는다. “응? 이거 디젤 엔진이었어?” 차 뒤로 돌아가 보니 ‘HSE TD4’라 써 있다. 미니가 휘발유 엔진이라는 것과 헷갈린 듯한데, 아무리 그래도 1시간 남짓 차를 몰면서도 디젤 엔진인 줄 몰랐다. 인제니움 엔진의 부드러움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다시 몰아보는 인제니움 엔진은 휘발유 엔진만큼 조용하고 깔끔하며, 완벽하고 세련됐다.

 

 

 

 

기본 가격 742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5도어 SUV 엔진 직렬 4기통 2.0ℓ DOHC 터보 디젤, 180마력, 43.9kg·m 변속기 9단 자동 공차중량 1920kg 휠베이스 2660mm 길이×너비×높이 4370×1900×1635mm 복합연비 13.8km/ℓ CO₂ 배출량 143g/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