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의 안전을 확인하는 테스트는 아직 초기 단계다. 여전히 애완동물들의 사고 상해 자료가 크게 부족하고, 이를 기록하는 국가기관도 없다.

최근 ‘미국 애완동물 안전센터’의 충돌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우리는 그동안 애완견의 안전은 고려하지 않고 차를 운전한 것 같다. 그저 개가 운전에 방해되지 않는 정도로만 생각한 것이다. 사실 우리 부모 세대에서 차를 탈 때 아이의 안전 문제에 대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았다. 비슷한 경우로 애완동물과 자동차 사고에 대한 문제도 역사가 길지 않다. 애완견의 추돌 안전 문제는 2011년부터 연구가 시작됐다. 당시 애완동물용 안전띠에 대한 첫 번째 테스트는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 213에 의해 ‘어린이 안전 시스템’ 수준으로 고안됐다. 하지만 테스트에 참가한 4개 제품 중 25킬로그램의 테스트용 모형 개를 안전하게 보호한 제품은 하나도 없었다. 대부분 ‘동물의 생존 가능성이 극히 희박했다.

그 후 이 분야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2013년 스바루가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후원하게 된 후 두 번째 테스트가 열렸다. 그리고 그 결과가 한결 좋았다. 총 11개의 제품 중 7개는 안전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 다이내믹 슬레드 충돌 테스트(실제 충돌 상황을 재현한 테스트 기구)에서는 좀 더 발전된 성과도 얻을 수 있었다. 여기서 얻은 단서를 종합해보면 결과는 단순하다. 애완견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에 자유를 주는 장비일수록 사고가 났을 때 치명적이다.

안전을 지키는 법은 어렵지 않다. 단 90달러만 투자하면 충분하다. 애완견의 무릎과 어깨를 직접 연결하는 벨트에 옆 부분을 고정하는 끈이 보조로 장착된 슬리피포드 클리킷 유틸리티(Sleepypod Clickit Utility) 고정 장치가 대표적이다. 이 장치를 유아용 시트 고리에 장착하는 것만으로도 애완견을 보호할 수 있다. 애완동물 안전센터의 충돌 테스트에서 별 5개 등급을 최초로 획득한 제품이기도 하다. 지난 7월 트렁크에는 고정하는 운반용 상자와 철사로 만든 우리도 같은 안전 테스트를 시행했다. 하지만 철망으로 된 여행용 우리는 좋은 해결책이 아니었다. 철사 고리로 만든 우리는 보관이나 이동에 편리하다는 장점만 있을 뿐 충돌 시 애완견에게 치명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애완동물 안전센터는 올해 총 4개의 여행용 우리를 추가로 테스트했다. 그중에서 한 개 제품만이 트렁크에 안정적으로 고정됐고, 문을 통해서 개를 완벽하게 가둘 수 있었다. 이 제품의 이름은 거너 커넬(Gunner Kennel) G1으로 가격은 485달러다. 7월에 테스트한 여행용 애완동물 우리에서는 두 개 제품이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을 받기도 했다. ‘PPRS 핸디록(Handilock)’이 장착된 슬리피포드 이동식 애완동물 침대(Sleepypod Mobile Prt Bed)와 펫 이고 제트 셋 포르마 프레임 캐리어(Pet Ego Jet Set Forma Frame Carrier)다.

물론 이 모든 장비가 애완견의 안전을 완벽하게 보장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애완동물의 안전을 확인하는 테스트가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다. 애완동물 안전센터 창립자이자 CEO인 린지 A. 월코도 이 내용에 동의한다. 그는 충돌 테스트용 모형 개 제작과 테스트에 맞는 가속도계 제작을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생존 한계 연구’ 자료까지 참고한다. 하지만 여전히 동물들의 사고 상해 자료가 크게 부족하다. 그에 따르면 미국에는 현재 애완동물의 사고 상해 자료를 기록하는 국가기관이 없다. 따라서 이 분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관련 보험사가 동물 소유주의 상황까지 고려해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확하지 않은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 업계가 잘못된 제품을 생산할 가능성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가 언급한 애완견 안전띠와 안전 우리는 현재 기준으로 최고의 안전 인증을 받은 제품들이다. 하지만 앞으로 안전 기술이 더 발전하려면 이런 기관의 노력을 대중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애완동물 관련 안전산업이 서로 협력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애완견 모두가 더 안전하게 자동차로 여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