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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뜨는 까닭

최근 몇 년 동안 제주도 수입차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앞다퉈 제주도로 진출하고 있다. 제주도의 수입차 시장은 다양한 성장 동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의 경제적 자생력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15.09.09

 

 

 "제주도의 수입차 시장은 다양한 성장 동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외국인이나 외지인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제주도 수입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1992년 크라이슬러가 전시장을 연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수입차 브랜드의 공식 판매, 서비스 네트워크가 전무했던 제주도에 요즘 여러 브랜드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제주도 수입차 시장이 크게 주목받았던 건 2012년의 뉴스 때문이었다. 이전에는 기껏해야 200대 전후로 신규 등록이 이뤄지던 제주도에서 2012년 한 해 동안 4300여 대의 신규 등록을 보이며 마치 17배 이상 급성장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실제로 지방정부가 취득세 등의 지방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 차량 등록 시 매입해야 하는 공채 부담을 줄여줬기 때문에 리스 등록 차량이 일시적으로 제주도로 몰리면서 생긴 착시현상이었다. 그 후에도 연간 1000대 이상의 신규 등록이 계속 보고됐지만 2012년과 마찬가지로 허수일 것으로 판단해 큰 관심을 끌진 못했다.

하지만 이 데이터가 전혀 허수만은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 수입차 브랜드들이 속속 제주도에 전시장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공식 네트워크를 갖고 있던 수입차 브랜드인 크라이슬러가 2008년에 확장, 이전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에는 BMW, 미니, 폭스바겐, 아우디 그리고 닛산이 공식 전시장을 열었고 2014년에는 포드가, 올해에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1월에 임시 전시장을 연 것에 이어 7월에 대규모 판매-서비스 센터를 열었다. 그리고 8월에는 푸조와 시트로앵의 공식 수입원인 한불자동차가 직영 렌터카 사업부를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제주도에 수입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그 기미는 실제 등록된 차량의 숫자를 알 수 있는 총 등록 자료에서 엿볼 수 있었다. 앞서 허수를 발생시켰던 리스 등록 차량의 경우 등록 직후 실제 고객의 거주지나 사업장 소재지로 주소지가 바뀌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이전 등록이 필요 없는 일부 리스 차량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허수 등록 차량은 총 등록 자료에서 사라진다. 실제로 2012년 한국수입차협회(KAIDA) 가입 브랜드의 제주도 신규 등록 대수는 4354대였던 것에 비해, 2011년 대비 실제로 증가한 총 등록 승용차 대수는 1524대에 불과했다. 물론 총 등록 자료에는 이전 등록된 차도 포함되므로 이들이 모두 수입차 시장의 순수한 확대 부분은 아니다. 어쨌든 제주도의 수입차 시장은 2012년 이후 1500대 이상의 꾸준한 총 등록 대수를 보이며 성장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진출한 올해는 7월 말 현재 이미 1777대가 등록돼 연말까지 3000대 수준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면 제주도 수입차 시장의 성장 배경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가장 중요했던 수입차 수요는 단연 렌터카 시장이다. 크라이슬러가 제주도에 먼저 진출한 이유도 당시 PT 크루저 등의 모델이 렌터카로 인기가 좋았기 때문이고, 폭스바겐도 50대의 뉴 비틀과 함께 일시적으로 제주도에 진출했던 적이 있다. 수입차 시장의 대세인 아우디와 BMW, 폭스바겐 그리고 이 브랜드들의 컨버터블 모델은 렌터카 사업자에게는 가장 안전하면서도 고객 선호도가 높은 모델로, 렌터카 수요도 많다. 렌터카 사업자와 같은 고정 고객들은 수입차 브랜드에게는 절대 놓칠 수 없는 고객이다. 그리고 이것이 BMW나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이 제주도에 공식 네트워크를 설치하고, 한불자동차가 푸조-시트로앵의 렌터카 사업을 직영체제로 시작하게 한 구체적인 동기라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제주도는 전체 관광객 1000만명, 외국인 관광객 300만명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제주도 수입차 시장의 가장 큰 원동력은 단연 외지로부터의 자본 유입일 것이다. 제주도는 특별자치도로, 외국인의 투자가 자유롭다. 그리고 이런 정책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휴양지인 제주도에 부동산 투자를 유도해 올해 1분기에만 중국인 소유 토지가 8.26제곱킬로미터에 달했다. 2만4000호 이상의 주택과 19만호 이상의 숙박시설은 물론 다양한 상업시설까지 중국인들은 지금 제주도에 엄청난 양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주택은 별장이나 주거시설로 이용되는데 이는 정기적으로 제주도를 방문하는 중국인의 수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이들은 주로 중국의 부유한 계층으로, 제주도에서 렌터카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차를 직접 구입하는 비율도 높다. 그리고 이들은 당연히 메르세데스 벤츠를 비롯한 독일 3사의 차를 선호한다. 실제로 총 등록 대수가 가장 많은 수입차는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이며,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가장 먼저 진출해 2011년까지 정상권이었던 크라이슬러가 성장하고는 있지만 시장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내국인의 제주도 이주가 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세 곳의 국제학교에 아이가 입학하면서 일시적으로 제주도에 살게 된 가정도 무시할 수 없다. 초등학생의 경우 기숙사 이용이 제한되며 그 이상의 나이라도 기숙사 비용이 적게는 12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에 육박하므로 임대 형태로 제주도에 사는 게 오히려 부담을 덜 수 있는데, 연간 학비가 5000만원에 육박하는 국제학교 진학생의 가족 역시 수입차의 중요한 고객이 될 수 있다.

이렇듯 제주도의 수입차 시장은 다양한 성장 동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외국인이나 외지인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렌터카 사업자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므로 외지인 고객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제주도는 경제 자체가 관광과 외부 투자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수입차 시장 역시 외지인이나 외부 유입 자본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 메르스 사태에서 제주도 전체가 공동화되는 현상을 경험했던 것처럼 제주도는 경제적 자생력이 취약하다. 그렇기에 제주도의 수입차 시장은 매우 유동적이다. 이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도한 판매 촉진 정책보다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기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안정적인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며, 이를 바탕으로 신규 고객을 늘려나가야만 경기의 부침에도 무너지지 않는 견고한 사업체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는 혼다나 캐딜락, 재규어 랜드로버, 토요타처럼 직영 또는 지정 서비스 네트워크를 일단 유지하는 것이 현명한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제주도 시장의 기본 뿌리는 현지인과 현지 기업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토대에서 찾아야 한다. 따라서 신뢰를 지킬 수 있는 견고한 전략이 필수다. 만약 과도한 투자가 사업 부실화로 이어져 브랜드가 철수하는 상황이 일어난다면 이는 최악이다. 도서지방의 정서는 기본적으로 외지인에게 배타적이며, 한 번 배반했다고 생각되는 대상에게는 더욱 가혹하게 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제주도가 국제도시가 됐다 해도, 외지인의 투자가 경제를 굴리고 있다 해도 제주도는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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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자동차,제주도,수입차 시장,수입차 브랜드,경제적 자생력,데이터,크라이슬러,네트워크,메르세데스 벤츠,푸조

CREDIT Editor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Photo 일러스트레이션 전호석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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