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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RET DAWN

롤스로이스가 저렴한(?) 가격의 드롭헤드 쿠페를 준비하고 있다. 루프를 열었을 때 이 차만큼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차는 없을 것이다

2015.09.09

 

일본 도쿄에 있는 영국 대사관은 입구에서부터 약간의 긴장감을 줬다. 고풍스러운 대리석을 아낌없이 사용한 크고 멋스러운 건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무거울 것 같은 철문을 지나야 했다. 그러고 보니 저 철문이 롤스로이스 그릴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환희의 여신상은 없다. 저 판테온 신전을 닮은 철문을 지나기 위해서는 우선 근엄한 표정의 문지기에게 신상을 털어놔야 했고, 통과 후에도 카메라와 휴대전화 등은 모두 내놓아야 했다. 내 휴대전화를 받아든 일본 아가씨가 생글생글 웃으며 길을 안내했다.

대리석 건물로 들어서니 과거 영국을 통치했던 여왕들의 초상화가 이곳저곳에 걸려 있다. 분위기가 도도하고 기품 있고 고급지다. 다분히 영국답다. 하긴 여긴 영국 대사관이니 일본이 아니라 영국이다.

내가 아주 폐쇄적인 이곳에 온 이유는 아주 은밀한 만남을 위해서다. 세상 모든 이들이 원하지만 단 0.00004퍼센트만이 가질 수 있는 차를 만나기 위해서인데, 특히 잠시 후 만나게 될 차는 아직 그 누구도 소유하지 못했다.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으로서는 그 차의 이름처럼 실체가 없는 추상에 불과하다. 바로 롤스로이스 던(Dawn)이다.

 

 

1952년형 실버 던. 롤스로이스는 신형 던의 디자인에 가장 영향을 준 모델이라고 말했다.


롤스로이스의 새 모델 던은 오는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론칭이 예정돼 있다. 그에 앞서 더미 모델(실제 모델과 똑같지만 구르지 못한다)이 이곳저곳을 들러 미디어와 VIP에게 인사를 했고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 아시아 태평양 행사를 일본에 있는 영국 대사관에서 한 것으로 한국을 비롯해 호주, 인도, 홍콩, 일본 기자들이 참석했다. 중국 기자들이 보이지 않는 것에 관해 물으니 “미국 다음으로 롤스로이스가 많이 팔리는 중국은 별개의 시장으로 대우받는다”고 한다.

롤스로이스는 판매량을 발표하지 않지만 지난해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전 세계 판매량 4000대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텀을 시작으로 고스트, 고스트 시리즈 2, 레이스까지 많지는 않아도 꾸준하게 새 모델을 출시하면서 지난해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두 자릿수의 판매 성장을 이뤘다. 특히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 각각 157, 100, 30퍼센트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고 호주 67, 일본 61, 한국 19퍼센트(5대) 등 아태 지역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뤘다. 국가별 판매량은 201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미국이 가장 많이 팔렸고 그다음으로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순으로 팔렸다고 한다.  

 

 

1 던의 실내도 어느 롤스로이스와 마찬가지로 단조로우면서 고급스럽다. 2 영국 롤스로이스 본사 굿우드에는 오리지널 던이 복원돼 있다. 3 사진의 팬텀 드롭헤드 쿠페처럼 던도 캐나들 패널을 사용한다.


영국 대사관 한편에 하얀색 천으로 꼼꼼히 막아놓은 곳으로 내 휴대전화를 강탈해 간 아가씨가 안내했다. 날씨가 더워 햇빛을 가리기 위한 것일 텐데, 공중에서 이 차의 촬영을 막기 위한 조치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만큼 보안이 철통같았다.
휴대전화 강탈녀의 안내에 따라 텐트 안으로 들어가니 꽤 큼지막한 차 한 대가 베일에 가려 있다. 실루엣을 보건대 크고 미끈하다. 노즈가 높은 것을 보니 영락없는 롤스로이스다.

“던이 레이스의 드롭헤드 쿠페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롤스로이스는 2003년부터 모든 모델이 또렷한 특징을 지니게끔 디자인됐습니다. 특히 던은 고스트 스타일에 레이스의 라인을 지닌 독특한 디자인입니다. 더불어 고스트, 레이스 등 유령 이름이 아닌 ‘새벽’이란 이름을 사용한 것은 어두운 존재가 아닌 새벽의 활기를 뜻하는 겁니다.”

롤스로이스 제품 총괄 매니저 조너선 시어스는 “던이 롤스로이스의 넘치는 활기를 표현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던의 첫인상은 ‘그냥 롤스로이스’였다. 그런데 찬찬히 살피다 보니 던만의 특징이 보인다. 가장 강력하고 인상적인 디자인은 톱을 열고 뒤에서 봤을 때의 모습이다. 높은 숄더라인을 크롬으로 둘렀고 톱은 넓은 목재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 캐나들 패널(canadel panel)로 덮는다. 깊이 있는 도장과 크롬, 우드가 조화를 이루는데, 그 너머로 지상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실내가 보일 듯 말듯 애간장을 녹인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고스트보다 날렵하고 레이스보다 풍만하다. 노즈에서 보닛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부드럽고 두툼한 크롬을 두른 높은 숄더라인은 뒷바퀴 쪽에서 위로 약간 올라간다. 또 숄더라인 바로 아래 두 개의 얇은 스트라이프가 노즈에서부터 리어 엔드까지 이어진다.

 

"롤스로이스 던은 부드러운 라인으로 극적인 이미지를 표현했다."


시어스는 “그동안 롤스로이스는 직선으로 웅장함을 강조했는데, 던은 부드러운 라인으로 극적인 이미지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차체는 에지를 강조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유연한 면으로 기품을 표현한 것을 알 수 있다.

눈으로 본 것을 글로 표현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확실한 것은 그동안 보아왔던 롤스로이스와는 분위기가 약간 다르며 좀 더 활발하고 경쾌한 느낌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여느 롤스로이스와 마찬가지로 던도 오랜 시간이 지나도 롤스로이스로서의 기품과 품위가 더욱 깊고 풍부해질 것이다. 원래 롤스로이스는 그런 브랜드이니까.

 

 

 

1934년형 롤스로이스 팬텀
일본에서 1934년형 롤스로이스 팬텀을 탈 기회가 있었다. 직접 운전은 할 수 없었고 뒷자리에 앉아 도쿄 시내를 아주 짧게 유랑했다. 우선은 연세가 80세가 넘은 차가 움직인다는 것에 적잖이 놀랐다. 금속과 나무는 그럴싸하게 만든 플라스틱이 아니라 모두 진짜 금속과 나무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고급스럽다. 손때가 묻어서인지 더욱 기품 있어 보이기도 한다. 승차감은 서스펜션보다는 시트 쿠션에 많이 의존한다. 그래서 쿠션이 엄청나게 두껍다. 요즘 차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80년 전을 생각한다면 아주 훌륭한 승차감일 것이다. 당시 귀족을 대하는 롤스로이스의 태도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엔진은 직렬 6기통 7.6리터로 연비는 리터당 1킬로미터가 안 된다. 110리터의 연료통을 꽉 채워도 100킬로미터를 못 간다. 또 전기 시스템이 없어 연료분사 압력을 맞추기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매일 정비해야 한다. 현재 이 차는 도쿄 페닌슐라 호텔에서 이벤트용으로 사용된다. 돈 많은 이들의 웨딩카로 인기가 높단다. 역시 롤스로이스는 예나 지금이나 부자들의 전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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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롤스로이스,롤스로이스 던,기품,고풍,여신상,새 모델,9월,독일,프랑크푸르트 모터쇼

CREDIT Editor 이진우 Photo 롤스로이스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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