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VO XC60 D3
XC60 D3는 볼보가 새로 개발한 150마력짜리 D3 엔진을 얹은 차야. Q3나 디스포와 비교하려면 181마력의 D4 엔진을 얹은 XC60을 데려와야 바람직하겠지만 시승차는 원래 새 차가 나오잖아. 유로 6를 충족하는 D3 엔진은 높은 효율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는 차야. 음, 무슨 말인지 알지? D4에 비해 값을 500만원이나 낮춘 실속파라고. 그런데 볼보답게 시티 세이프티 같은 안전장비는 그대로 챙겼어. 교통체증으로 밀리는 길에서 깜박 졸다가 앞차를 들이받기 전에 저절로 서는 장치 말이야. 당신은 그럴 일이 없다고? 그래, 맞아. 당신은 몰라도 나에게 꼭 필요한 거야.

XC60은 쐐기 모양 보디가 아주 멋져. 요즘 볼보 차들이 멋진 것 같아. 어깨선이 툭 튀어나온 보디가 단단해 보이기도 하고. 조잡하지 않은가 싶었던 테일램프는 어깨선을 강조하는 볼보만의 색깔로 자리 잡았어. 어떻게 보면 앞으로 나올 XC90보다 지금 XC60 같은 디자인이 더 나은 것 같아. 운전석에 앉으면 앞유리가 넓어 시야가 탁 트여. 높이 앉아 내려다보는 맛이 시원하지. 대시보드 디자인도 가장 예술적인 것 같아.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이라고 하는데 우아하고 심플하고, 하여간 다른 차들하고 달라. 계기반도 에코, 엘레강스, 퍼포먼스 등으로 모양을 바꿀 수 있어 재미나지. 단, 볼보도 자체 개발한 내비게이션은 실망스러울지 몰라. 모니터는 터치도 안 돼.

볼보는 뒷시야가 가장 좋아. 뒷자리 헤드레스트도 꺾을 수 있더라고. 그래서인지(?) 후방 모니터가 없어. 이 차가 얼마나 값에 민감한지 알 것 같아. 선바이저가 이마에 가까워 화장거울을 보기도 좋아. 뒤 시트를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로 바꿀 수도 있고, 뒷자리 암레스트 수납공간도 매력적이야. 석 대 중 가장 좋더라고. 트렁크 바닥매트 아래에 고무밴드를 달아 바닥을 세운 다음 쇼핑백 등을 고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XC60은 세세한 곳에 신경 쓴 가족 중심의 차야.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열심히 좇는 볼보는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것 같아.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보인다고. 값을 생각하면 얻는 것이 참 많아.

1 트렁크 바닥을 들면 쇼핑백이나 가방을 이렇게 세워둘 수 있어. 2 계기반은 세 가지로 모양을 바꿀 수 있지. 3 뒷자리 부스터 시트와 암레스트는 며느리랑 손주녀석들이 좋아하겠지?

직렬 4기통 D3 엔진이 묵직한 XC60을 움직이는 게 어떨까 조금 걱정했지만 결론적으로 힘이 부족한 느낌은 없었어. 스티어링휠의 림이 두텁고 스티어링도 조금 무거운 듯했지만 크게 문제 될 정도는 아니야. 랭글러를 모는 당신이라면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을 거야. 자동 8단 기어도 자연스럽고, 단단한 차체를 느낄 때면 기분이 좋아져. 급가속할 때만 잠깐 거칠게 반응할 뿐 일단 탄력을 받으면 쭉쭉 내뻗어. 서스펜션도 차지고 듬직해. 승차감이 정말 완벽하다고. 탄탄한 고무판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데 감동할 지경이야. 편평비 65의 두툼한 타이어가 쿠션을 잘 받아주는 것 같았어. XC60은 탄력을 받으면서 무서운 속도로 뻗어나가. 그다지 빠른 것 같지 않은데 계기반을 보면 시속 150킬로미터가 훌쩍 넘어가 있더라고. 그리고 한마디로 승차감은 매우 뛰어나. 힘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지 못할 만큼 아주 만족스러운 주행 성능이야. 요즘 캠페인을 보니 볼보는 보증기간도 긴 것 같아. 무엇보다 이 차는 값이 5220만원에 불과해.

VOLVO XC60 D3 기본 가격 522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5인승, 5도어 SUV 엔진 4기통 2.0ℓ DOHC 터보 디젤, 150마력, 35.7kg·m 변속기 8단 자동 공차중량 1820kg 휠베이스 2775mm 길이×너비×높이 4645×1890×1715mm 복합연비 14.5km/ℓ CO₂ 배출량 135g/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