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 ROVER DISCOVERY SPORT SD4 LUXURY
프리랜더 2는 사실 그 바탕이 된 포드 이스케이프(구형)를 너무 닮아 조금 빈약해 보였어. 그런데 디스포는 아주 만족스러워. 랜드로버 전체가 지금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있는데, 라인업에서 가장 아래 급인 디스포는 랜드로버의 핵심적인 요소를 집약한 것 같아. 랜드로버만의 아이덴티티가 분명해. 디스포는 볼수록 형제차인 레인지로버 이보크만큼 아름다운 차인 것 같아. 멋보다 실용을 중시한 디자인 철학이 다를 뿐이지. 그런데 디스포를 얘기하면서 왜 프리랜더 2를 들먹이느냐고? 디스포가 프리랜더 2의 자리를 대신하는 모델이잖아.

 

디스포의 실내 디자인은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감각적이야. 동그란 기어시프트가 그렇고, 심지어 계기반 눈금도 반짝거려. 디자인에 신경 쓴 정도가 이보크 못지않더라고. 디스포 역시 갈색 의자로 악센트를 줬어. 참, 앞유리에 열선이 어른거리는데 이게 바로 레인지로버의 전통이야. 눈에 거슬리지 않는지 확인해봐. 커다란 유리 한 장으로 된 파노라마 루프는 특히 뒷자리에 시원함을 더했어. 비록 열리지는 않지만 마음에 들어. 디스포는 석 대 가운데 실내공간이 가장 여유로워. 가장 큰 차인 만큼 값도 비싼 편이지. 참, Q3와 디스포는 트렁크에 자동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버튼이 있어.

 

 

큼직한 스티어링휠은 의외로 나긋나긋해. 실내는 랜드로버답게 심플해.

사실 모노코크 보디의 이런 차는 오프로드 능력이 거기서 거기일 거야. 그런데 디스포는 랜드로버의 DNA를 지닌 이상 남다르고 싶은 것 같아. 저속기어도 없지만 오프로드의 혈통을 간직하고 싶어 하지. 브랜드 이미지에서 다른 차에 앞서는 강점을 포기할 수 없을 거야.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을 보면서 저속기어도 없는 차가 얼마나 험난한 오프로드를 달릴까 싶지만 60센티미터 깊이의 물속을 헤칠 수 있고, 내리막길 주행장치(HDC)를 갖춘 차는 그것만으로 그냥 듬직한 기분이 들지 않겠어?

 

 

1 트렁크에 뒤 시트 등받이를 접을 수 있는 버튼이 있어. 2 뒷자리는 석 대 가운데 가장 고급스러워. 3 계기반 눈금에 크리스털을 박은 것 같아. 반짝거리는 게 예쁘지 않아?

190마력짜리 2.2리터 디젤 엔진에 9단 자동기어를 얹은 디스포는 활기차게 내뻗는데 서스펜션이 푸근하고 부드럽게 쿨렁거려. 최신 할덱스 센터 커플링으로 네 바퀴를 굴리는데 온로드에서 안정감이 좋아. 부드러운 서스펜션은 오프로드에서 남다른 느낌을 줘. 흙길에서 랜드로버의 우월함이 느껴지지. 다만, 굳이 흠을 잡자면 약간의 엔진 래그와 기어가 주저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할까? 사실 지금 엔진도 크게 불만은 없지만 랜드로버가 곧 새로운 인제니움 엔진을 얹는다고 하니 기다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긴 해. 좋으니까 바꾸는 것 아니겠어?

 

 

LAND ROVER DISCOVERY SPORT SD4 HSE LUXURY
기본 가격 666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5도어 SUV 엔진 4기통 2.2ℓ DOHC 터보 디젤, 190마력, 42.8kg·m 변속기 9단 자동 공차중량 1990kg 휠베이스 2741mm 길이×너비×높이 4590×1894×1724mm 복합연비 11.2km/ℓ CO₂ 배출량 80g/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