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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FCA를 살려줘

알파로메오 줄리아의 진짜 임무는 FCA의 ‘공작새 깃털’일지 모른다.

2015.08.19

 

지난 6월 24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알파로메오의 신차 줄리아가 세상에 공개됐다. 줄리아는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정식으로 공개될 예정이라 이날은 콰드리폴리오라는 510마력짜리 고성능 모델만 선보였다. 강력한 파워트레인, 유려한 디자인, BMW를 앞서겠다는 회사의 결의 등은 알파로메오 팬들을 흥분시켰다. 반면 유럽 자동차 부문을 담당하는 증권 애널리스트와 투자가는 달랐다. 그들은 FCA가 과연 앞으로 줄리아를 발판 삼아 독자 생존할 수 있을지에 더 관심이 쏠렸다. 왜냐하면 FCA는 알파로메오가 폭스바겐 그룹의 아우디처럼 그룹의 핵심 수익이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줄리아는 2018년까지 출시할 알파의 8개 신차종 중 첫 번째라 안팎으로 기대감이 크다. 동시에 다른 완성차 업체와 인수합병(M&A) 혹은 전략적 제휴를 유발하는, 짝을 유혹하는 공작새의 깃털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기에 더욱 의미심장하다.

알파로메오는 1910년 6월 24일 밀라노에서 설립됐다. 알파(Alfa)는 ‘롬바르드 자동차 공장 주식회사’의 약자며 로메오(Romeo)는 1915년 회사의 운영권을 확보했던 기업가 니콜라 로메오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그가 회사를 인수한 당시는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다. 그래서 이탈리아군을 위한 군수품 생산 체제로 전환했고, 전쟁이 끝난 뒤에는 기차의 객차를 만드는 공장들을 인수했다. 얼핏 보면 자동차 사업부가 비주류로 전락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훗날 엔초 페라리가 레이싱 팀에 합류하고, 전설적인 엔지니어 비토리오 자노가 함께하면서 알파로메오는 전설이 됐다. 1925년 그랑프리를 비롯해 수많은 경주에서 우승을 거뒀고 브랜드 가치는 급상승했다. 헨리 포드는 길에서 알파로메오가 지나갈 때마다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알파로메오는 수많은 경주에서 선두를 달렸다.

그런데 경주 실적과 달리 회사는 계속 부침을 겪었다. 1928년 니콜라는 회사를 떠났고 1933년 회사는 이탈리아 정부에 넘어갔다. 1970년대 들어서도 큰 재정 문제에 직면했다. 당시 소유주인 국영 IRI는 닛산과의 합작도 고려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1986년에는 IRI조차 심한 적자에 빠졌고 알파로메오는 끝내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포드와 피아트가 경쟁을 벌였다. 결국 알파로메오는 1969년 피아트에 인수된 경쟁사 란치아와 합병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이후로도 간신히 명맥만 유지해오다가 2004년 세르조 마르키온네가 피아트 CEO가 되고 나서부터 재기에 성공했다. 특히 평소 알파로메오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던 폭스바겐 그룹 피에히 이사회 의장이 계속 인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자 마르키온네는 알파로메오를 폭스바겐의 아우디처럼 키우기로 했다. FCA는 총 6조원을 투자해 2018년까지 8개의 새로운 알파로메오 차종을 출시하기로 했다. 2014년 순이익이 8000억원에 불과했던 회사로선 도박이 아닐 수 없다.

숫자를 뜯어보자. 폭스바겐 그룹의 대중 브랜드인 폭스바겐은 영업이익률이 3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현대차가 8퍼센트인 것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된다. 폭스바겐 그룹의 실제 캐시카우는 아우디다. 아우디의 영업이익률은 10퍼센트며 그룹 전체의 영업이익률을 6퍼센트대로 끌어올려 주는 효자 브랜드다. 그렇기 때문에 FCA가 알파로메오를 아우디처럼 키우겠다고 공공연하게 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줄리아의 등장은 투자가들에게 당연히 중요한 이정표였다.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상황 자체를 불편하게 보고 있다. 왜냐하면 알파로메오가 신차들을 쏟아내는 향후 3~5년은 자동차 시장의 격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2024년 자국에서 팔리는 차들의 연비 기준을 50퍼센트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그때까지 전체적인 개발 비용과 소비자 가격이 점점 올라갈 텐데 그 와중에 고급 브랜드를 다시 론칭하는 것은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줄리아는 FCA의 뛰어난 신차 개발 능력을 경쟁사들에 보여줌으로써 또 다른 인수합병(M&A)이나 높은 단계의 전략적 제휴를 끌고 올 수 있다. 이미 크라이슬러의 SUV 개발 계획이 1년 이상 연기됐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FCA는 다른 OEM 업체와의 제휴 혹은 인수합병(M&A) 등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고, 이에 따른 연구개발(R&D)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시간 벌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FCA는 현재 표면적으로 GM과 합병을 추구하고 있지만 동시에 다른 OEM과의 협력도 절실한 상항이다. 특히 하이브리드와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친환경 기술이 경쟁사 대비 매우 부족해 미래에 대한 준비가 위태롭다. 과연 줄리아가 FCA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공작새의 깃털이라도 될 수 있을까? 

글•박상원(자동차 칼럼니스트)  
일러스트레이션•전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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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줄리아,FCA,크라이슬러,SUV,알파로메오,프랑크푸르트 모터쇼,콰드리폴리오,BMW

CREDIT Editor 모터트렌드 Photo 모터트렌드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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