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골프는 처음 탄다
부르주를 마지막으로 만난 곳은 인천이었다. 인하대학교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그녀는 이제 막 기말고사를 끝내고 고향인 독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동안 공부에 집중하느라 서울은 물론 캠퍼스가 있는 인천도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다고 했다. 친구를 그렇게 보낼 수는 없었다. 우리는 골프로 짧은 나이트 드라이브를 하기로 했다. 일단 송도로 향했다. 가는 길에 카페에 들러 커피와 주스를 샀다. 라디오에서는 소녀시대 써니의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차창 밖으로는 건물들이 수놓은 화려한 불빛이 흘러갔다. 골프는 곧 카페가 됐다. 부르주가 한국을 알게 된 것은 유럽에 분 한류 열풍 덕분이었다. 그녀는 내가 모르는 혹은 보지 않은 한국 드라마를 줄줄이 꿰고 있었고, 배우와 가수도 많이 알았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가요도 곧잘 따라 불렀다. 한국 노래가 외국인의 귀엔 저렇게 들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결국 한류는 그녀를 한국으로 유혹했다. 부르주는 기회만 된다면 졸업 후에도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송도에서 빠져나와 홍예문을 지나 차이나타운으로 향했다. 부르주는 저기 어디쯤의 닭강정 집에 본인의 사진과 사인이 걸려 있다고 했다. 한국인 친구가 장난으로 그녀를 터키에서 유명한 여배우라고 거짓말한 것이다. 음식값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차이나타운의 어느 식당 앞에는 검은색 고급 세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부르주는 한국엔 독일차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큰 세단과 SUV가 많다고 했다. 그리고 내 골프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말을 했다. “독일의 우리 집에도 골프가 한 대 있지만, 이 골프와는 상당히 달라. 시트는 직물이고 변속기는 수동이야. 큰 화면과 내비게이션도 없고 유리창이 이렇게 까맣지도 않아. 이렇게 ‘고급 세단’ 같은 골프는 처음 타봐.” 나는 그녀에게 골프를 가장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아니, 난 아우디. 아우디가 가장 예쁘게 생겼으니까.” 며칠 후 우린 공교롭게도 같은 날 독일로 향했다(비행기 시간은 달랐지만). 난 출장 때문이었고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독일에 도착해 길가에 세워진 골프 한 대를 봤다. 그녀가 말한 그런 골프였다. 독일엔 골프뿐만 아니라 그런 차가 꽤 많았다.

- 가격 367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5인승, 5도어 해치백 엔진 4기통 1.4ℓ 터보, 140마력, 25.5kg·m 변속기 듀얼클러치 7단 자동 무게 1375kg 휠베이스 2640mm 길이×너비×높이 4255×1800×1450mm 연비(통합) 13.5km/ℓ CO₂ 배출량 128g/km

- 구입 시기 2015년 5월 총 주행거리 2200km 평균연비 14.5km/ℓ 월 주행거리 120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10만원(유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