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 2015년형 포드 에지 티타늄 사진을 게시하자 얼마 안 돼 댓글로 도배됐다. mrbrightside725는 “이건 뭐 RAV4잖아”라고, rdederick은 “싼타페 같지 않음?”이라고, 또 danieljay6910는 “멋진 혼다 CR-V네”라고 꼬집었다. 그중 가장 눈에 들어온 건 j_runemova_23이 남긴 말이었다. “온갖 것들을 죄다 갖다 짬뽕해놨구먼!” 결국 대부분의 댓글은 한마디로 “나 전에 이거 본 적 있어”였다. 맞다. 에지의 디자인은 어딘지 눈에 익는다. 어디선가 한 번쯤은 봤음직한 생김새다.

하지만 에지를 총괄 디자인한 케빈 조지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완전히 새로운 걸 원했던 게 아니었어요”라고 말했다. 단순한 겉모습과 익숙한 비율을 가리키며 “가지고 있는 좋은 재료를 어떻게 섞을지 고민했죠”라고 털어놨다. 다음 날 신형 에지는 햇살 가득한 애리조나의 188번 국도에서 처음 실물을 드러냈다. 실제로 보니 정말 잘생겼다. 경쟁모델로 언급된 2015 닛산 무라노만큼 대담하진 않았지만 충분히 현대적이었다. 조지가 말했다. “어때요? 육상 선수 같죠? 늘씬하면서 근육질인 차!”

 

 

 

깔끔! 간명한 차체 라인은 더욱 단순하고 여전히 패셔너블한 전 세대 에지에서 가져왔다. 그래서 친숙하다. 스포트 모델은 범퍼 아랫부분의 검정 플라스틱 보호대 모양이 약간 다르다. 겉보기에 다른 모델과 구별되는 점 중 하나다.

2015년형 에지는 완전히 새로 디자인됐다. 그러면서 5센티미터 높아졌고, 10센티미터 길어졌다. 휠베이스도 2.5센티미터 늘어났다. 양옆으로 쭉 뻗은 풀 LED 후미등은 날카롭게 경사를 그리며 코너를 돌아 C필러 부근까지 드리웠다. 앞모습은 간결하게 꾸몄다. 에코부스트 모델은 상황에 따라 그릴을 여닫는 셔터도 더해졌다.

스포트 모델의 그릴 너머엔 315마력을 뿜어내는 2.7리터 에코부스트 V6 엔진이 으르렁댄다. 그 밖의 모델엔 245마력을 내는 직렬 4기통 2리터 에코부스트 엔진과 280마력을 내는 3.5리터 V6 듀라텍 엔진이 들어간다. 모두 앞바퀴굴림이며 네 바퀴굴림도 선택 가능하다. 변속기는 모두 6단 자동이다. 패들시프트도 기본이다. 가파른 경사가 빈번했던 188번 국도에서 무척 유용하게 사용했다. 트윈 스크롤 방식의 2리터 엔진은 강력하진 않다. 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만 나긋한 2.7리터 엔진처럼 유려하진 않다. 불과 2750rpm에서 48.4kg·m의 토크를 작렬시키는 엔진을 넘어서기란 물론 쉽지 않다. 에지가 육상 선수 같다고? 당신이 옳았어, 조지!

 

 

신형 에지는 23킬로그램 가벼워졌다. 그리고 뒤쪽 서스펜션을 독립식으로 교체했다. 그러면서 제법 민첩해졌다. 가장 재빠른 움직임을 보인 건 예상대로 에지 스포트였다. 에지 스포트에는 크기 265/40, 지름 21인치짜리 피렐리 스콜피온 베르데 사계절 타이어가 들어갔다. 여기에 10퍼센트 더 탄탄한 서스펜션 스프링과 더욱 두꺼워진 스태빌라이저를 넣었다. 뒷바퀴 쪽엔 단통식(Mono Tube) 댐퍼도 달았다. 그런데 좀 의아한 게 있다. 전륜구동 방식에 20인치짜리 휠을 낀 티타늄보다 스포트가 더욱 유연했다. 즉 노면의 굴곡이나 장애물을 지날 때 스포트는 충격을 잘 흡수했지만 티타늄은 좀 통통거렸단 거다. 특히나 굴곡이 깊거나 장애물이 클수록 차이가 컸다.

에지 티타늄과 스포트의 앞좌석에는 10방향으로 조절되는 전동식 시트가 놓인다. 열선과 통풍 기능이 모두 들어갔다. 아울러 편안하다. 회전할 땐 몸도 잘 지지해준다. 정숙성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흡음제를 보강했고 차체 접합부위를 늘렸으며 하부엔 패널까지 덧댔다. 앞유리도 방음용으로 썼다. 티타늄 모델 이상은 앞창에도 방음용 유리를 넣었다. 가히 전방위적인 소음대책이다. 그런데 스포트 모델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시스템을 또 넣었다. 실내에 유입되는 소음의 반대 음역 주파수를 쏘아 소음을 들리지 않게 하는 거다. 여기에 20인치 휠까지 선택하면 가장 조용한 에지를 완성할 수 있다. 21인치 휠보다 2데시벨 조용하단다. 그런데 솔직히 필요 이상이다. 티타늄 전륜구동 모델만 해도 엄청 조용하다.

시승 막바지에 이르러 에지의 실내 곳곳에 앉아볼 기회를 가졌다. 모든 좌석이 넓어졌다. 앞뒤는 물론 높이와 너비 등 전체적으로 조금씩 커졌다. 적재공간도 마찬가지였다. 912리터에서 1110리터로 늘어났다. 뒷좌석은 물론 6:4로 접힌다. 그리고 곳곳의 마감 소재도 좋았다. 부드러웠고 재질이 좋았다. 도색도 잘됐다. 손이 자주 가는 곳은 도금으로 장식했다.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염두에 둔 거다. 수납공간도 많다. 대시보드와 글러브박스, 센터콘솔을 비롯해 무릎 옆 공간까지 빼곡하다. 12볼트짜리 소켓도 두 개나 마련됐다. 장거리 이동 시 아이들에게 쥐여줄 태블릿 PC 전원 떨어질 걱정은 없겠다. 파노라믹 비스타 루프도 후련할 만큼 크다.

 

 

 

세련! 디자이너들은 딱딱한 플라스틱의 남용을 자제했다. 대신 고급스러움을 강화하고 만듦새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그들은 실내 공간을 일컬어 ‘다이내믹 생크추어리(Dynamic Sanctuary)’라고 불렀다. 우리말로 ‘역동 보호구역’ 정도 되려나?

뭐가 자꾸 귀찮은 운전자라면 주차보조 시스템을 선택해도 좋겠다. 평행주차와 직각주차는 물론 좁은 공간을 빠져나오는 것까지 지원한다. 운전자는 차가 시키는 대로 변속기를 전진과 후진으로 바꾸고 브레이크 밟는 정도만 하면 된다. 전방 180도를 비추는 카메라도 있어 더욱 안심이다.

포드 에지는 뜨겁게 달궈진 북미의 5인승 중형 SUV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온 모델이다. 그리고 이제 유럽과 중국 등 해외 시장으로도 발을 넓힌다. 유럽에선 쿠가를 대체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에지는 단순히 인스타그램에서 시답잖은 댓글논쟁만 불러일으킨 차에 그치진 않을 거다. 꾸준한 강자로 군림할 가능성이 꽤 커 보인다. 에디터 고정식

 

 

SPECIFICATION

2015 FORD EDGE 기본 가격 2만8995~4만490달러 레이아웃 앞 엔진, FWD/AWD, 5인승, 4도어 SUV 엔진 4기통 2.0ℓ DOHC 16밸브 터보, 245마력, 38kg·m; V6 2.7ℓ DOHC 24밸브 트윈터보, 315마력, 48.4kg·m; V6 3.5ℓ DOHC 24밸브, 280마력, 34.5kg·m 변속기 6단 자동 무게 1770~1860kg(제조사 자료) 휠베이스 2850mm 길이×너비×높이 4778×1928×1742mm 0→시속 97km 가속 시간 7.2~7.8초(MT 추정) 연비 시내, 고속도로, 복합 7.2~8.5, 10.2~12.7, 8.5~10.2km/l CO2 배출량 230~278g/km 미국 판매 시기 판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