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네 베스트셀링카 
코란도 스포츠 4WD
당신은 코란도 스포츠를 얼마나 자주 보나? 다소 황당한 질문이겠다. 그러나 이 차를 자주 본 기억이 없다면, 당신의 일상은 따분하고 단순한 것이 분명하다. 집에서 회사로 다시 집으로 무한 반복적인 삶일 테니까. 어떻게 아느냐고? 당신이 주말마다 레저 활동이 왕성한 곳을 찾는다면 코란도 스포츠를 쉽게 볼 수 있었을 테니까. 당장 교외 캠핑장이나 한강 둔치 선착장만 가도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캠핑뿐 아니라 모터사이클이나 서핑, 산악 바이크 등 꽤 본격적인 레저 활동 분야에서는 코란도 스포츠가 인기다. 그곳에선 코란도 스포츠가 당연하다. ‘쌍용차가 이렇게 인기가 좋았나?’ 싶을 정도다.

코란도 스포츠는 현재 국내 유일의 픽업트럭이다. 그렇다 보니 여느 SUV와 달리 특수 목적을 원하는 이들이 곧잘 찾는다. 윤연수(20) 씨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는 모터사이클 선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ATV를 처음으로 타며 라이딩을 시작한 후 중학교 3학년부터 국내 주니어 클래스에서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작년엔 국제 랠리 경기인 몽골랠리에 참가해 7박 8일 동안 총 4800킬로미터 코스를 완주하기도 했다.

사실 윤연수 씨가 몰고 다니는 이 차는 그의 아버지 윤정현 씨 것이다. 그는 오스트리아의 명문 모터사이클 회사인 KTM에서 일한다(수입사, 스포츠 모터사이클 코리아). 연수 씨가 모터사이클을 어릴 때부터 접한 계기도 아버지의 든든한 지원 덕분이었다. 업계에서 부자의 스토리는 유명하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끈끈한 무언가가 주변의 부러움을 산다. 

어쨌든 그렇게 부자는 주말마다 함께 모터사이클 연습을 위해 어디론가 떠난다. 본디 모터사이클은 ‘목적지로 가는 여정도 재미의 일부분’이다. 그러나 이 부류 사람들에게는 약간 다른 얘기다. 그들은 주말이면 사람들과 모여 엔듀로 바이크를 탄다. 엔듀로란 오프로드를 전문적으로 달리기 위한 모터사이클이 주류인 종목이다. 배기량은 250~650cc로 상대적으로 작지만 차체 무게가 가볍고, 블록 타이어, 지름이 상대적으로 큰 휠 등 험로 주행에 특화된 모델이다. 당연히 엔듀로 바이크를 타고 서울부터 포장도로로 장거리를 이동하는 것은 여러모로 무리다. 그래서 그들은 모터사이클 두 대(KTM 250 EXC, EXC-F)를 실을 수 있는 코란도 스포츠를 주로 애용한다.

윤 씨 부자뿐만이 아니다. 주말에 엔듀로 바이크를 타러 교외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이유로 코란도 스포츠를 탄다. 코란도 스포츠가 없을 때는 트럭이나 승합차, 미국산 픽업트럭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모터사이클 두 대와 라이딩 기어를 싣고, 장거리를 편하게 운전해서 갈 수 있는 가장 현실적 방법을 찾으면 결국 코란도 스포츠다.

“이런 용도로 코란도 스포츠를 많이 타요. 그래서 가끔 많은 사람들이 모일 때 오해받기도 해요. KTM에서 모터사이클을 타러 온 것인지 코란도 스포츠 동호회에서 온 것인지 헷갈리거든요.” 코란도 스포츠 짐칸에 올라탄 연수 씨가 능숙하게 엔듀로 모터사이클을 굴려 내리며 말했다. 짐칸에서 바이크를 내리고, 또 묶고 조이는 모습이 참으로 능숙하다.

 

윤 씨 부자의 엔듀로 바이크와 장비가 주말마다 코란도 스포츠에 가득 실린다. 테일게이트를 열고 엔듀로 모터사이클 KTM 250 EXC와 EXC-F를 싣는다. 적재함에 고정 후크가 있어서 단단히 묶으면 주행 중에 불안하지 않다. 

 

 

 

코란도 스포츠는 생각보다 적재함 부피가 작다. 막힌 공간이 아니어서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대략 400킬로그램의 화물을 소화한다. 이 정도 무게를 뒤에 싣고 달리려면 출력도 좋아야 할 것이다. 보닛 아래 2.0리터 4기통 엔진은 155마력(36.7kg·m)을 발휘한다. 약간 낮은 출력과 토크에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는 단순히 수치에 불과하다. 무거운 짐을 싣고도 충분히 속도를 올릴 수 있으니까. 파트타임 네바퀴굴림(4L, 4H)도 이런 쓰임새에 걸맞다. 장거리 주행에서는 뒷바퀴굴림을 이용하고, 엔듀로 코스로 가는 일부 오프로드 구간에서 네바퀴굴림의 도움을 받아 거침없이 나간다.  

“엔듀로 탈 때 짐이 많아요?” 궁금해서 뒷문을 열자 오프로드 장비가 우르르 쏟아져 내린다. 라이딩 웨어와 보호 장비, 부츠, 헬멧, 고글 등 장비로 한 짐 가득이다. 차의 쓰임새가 명확했다. 외부 노출을 피해야 할 개인 보호 장비는 실내에, 모터사이클처럼 오염 물질로 범벅이 된 장비는 외부 적재 공간에 실으면 됐다. 특정 차의 구성을 이만큼이나 알차게 쓰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코란도 스포츠는 그랬다. 기본 콘셉트처럼 레저 활동에 적합한 차였다. 그러니 도심에서 이 차를 쉽게 볼 수 없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적재함에 이륜차는 합법? 불법?

픽업트럭의 적재함에 돌출된 형태로 이륜차를 싣는 것은 합법일까? 불법일까? 상황에 따라 다르다. 국내 화물 운송 관련 조항인 도로교통법 제39조에 따르면 픽업트럭의 적재함을 열고 물건을 실을 때는 외부로 돌출된 부분이 자동차 길이의 10퍼센트 안에 있어야 한다. 또 이륜차를 적재함에 실을 때는 로프나 그물망 등으로 단단히 고정할 때만 합법이다. 적재용 사다리나 가방 등도 마찬가지. 만약 운전 중 화물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적재제한 위반으로 과태료 5만원, 같은 건으로 연달아 걸릴 경우 상습범으로 입건된다. 즉 픽업트럭의 적재 게이트를 열고 소형 이륜차를 실을 때는 모든 물건이 단단히 고정만 된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SPECIFICATION

2014 SSANGYONG
KORANDO SPORTS 4WD
기본 가격 2358만~2773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파트타임 4WD, 5인승, 4도어 픽업트럭 엔진  4기통 2.0ℓ DOHC 디젤 터보, 155마력, 36.7kg·m 변속기 5단 자동 무게 1970~1995kg 휠베이스 3060mm 길이×너비×높이 4990×1910×1790mm 연비 10.3km/ℓ CO₂ 배출량 155g/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