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QM3가 탐스럽다. 예쁘다. 소닉 레드란다.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컬러다. 빨간색 자동차 하면 으레 스포츠카를 떠올리지만 빨간 QM3도 꽤 멋지다. 최근 RE 모델에 추가된 머린 블루란 컬러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생각해보니 이미 QM3를 산 사람들은 배가 좀 아플 수도 있겠다. 입술보다 매혹적인 이 붉은 컬러는 이번에 새로 출시한 RE 시그니처에만 적용된다. RE 시그니처는 최고 모델인 RE에 전용 컬러와 이런저런 옵션을 더해 내놓은 QM3의 최고급 모델이다.

외모를 보니 범퍼 아래 금속 느낌의 플라스틱 커버가 더해졌다. 전에도 범퍼의 모양은 비슷했다. 컬러와 범퍼가 같아 눈에 잘 띄지 않았을 뿐이다. 다른 컬러는 몰라도 화사한 소닉 레드엔 새로운 범퍼가 잘 어울린다. 안을 들여다보니 가죽시트가 눈에 띈다. 2015년형 RE에 들어간 탈착식 가죽시트가 아니다. 가죽으로 꽁꽁 싸맨 진짜 가죽시트다. 예전에 들어갔던 탈착식 직물시트도 나쁘진 않았다. 아이디어도 좋았고 디자인도 감각적이었다. 하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은 확실히 가죽시트가 낫다. 소형 SUV지만 가격대를 생각하면 가죽시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거다.

RE 시그니처에서 가장 주목할 변화는 그립 컨트롤이다. 이번에 추가됐다. 모드는 세 가지다. 멀쩡한 차가 그려진 로드(Road), 기우뚱한 차가 그려진 소프트 그라운드(Soft Ground), ‘EXP’란 알파벳으로 표시된 엑스퍼트(Expert)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로드는 트랙션 컨트롤이 작동하는 상태로, 평소 사용하는 모드다. 엑스퍼트는 트랙션 컨트롤이 꺼진 상태다. 결국 소프트 그라운드 하나가 추가된 거다. 소프트 그라운드 모드는 눈이나 진흙, 모래, 낙엽 등이 쌓인 미끄러운 길에서 사용한다.

이번 시승에서 진흙길에 들어가 차이를 느껴보려 했다. 하지만 실패했다. 시승기간 내내 비가 와 진흙길이 늪이 돼버린 탓에 들어가볼 수 없었다. 어쨌든 사륜구동이 없는 QM3이기에 겨울에 유용할 것 같긴 하다. 참고로 시속 40킬로미터를 넘으면 소프트 그라운드와 EXP 모드가 모두 해제된다. 로드 모드로 자동 변환된단 얘기다. 달리는 느낌과 연비, 편의성, 승차감 등은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팔걸이 아래 있어 쓰기 불편한 컵홀더도 그대로다. 그러니까 이 모델은 앞서 나열한 옵션만 추가되는데 값이 2570만원으로 올랐다. 그러고 보니 소형 SUV치곤 꽤 비싸다. 이 정도면 수입 소형차부터 국산 미니밴까지 살 수 있는데….

SPECIFICATION 기본 가격 257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5인승, 5도어 왜건 엔진 직렬 4기통 1.5ℓ DOHC 터보 디젤, 90마력, 22.4kg·m 변속기 듀얼클러치 6단 자동 공차중량 1300kg 휠베이스 2605mm 길이×너비×높이 4125×1780×1565mm 복합연비 18.5km/ℓ CO₂ 배출량 103g/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