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을 숱하게 다녔지만 스웨덴에 가본 적은 없다. 솔직히 말하면 스웨덴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고즈넉한 시내, 백야, 자작나무, 흰 눈…. 스웨덴 하면 떠오르는 건 생각만 해도 하품이 날 것 같은 지루한 이미지뿐이다. 그런데 볼보에서 신사동 가로수길에 ‘하우스 오브 스웨덴’이라는 브랜드 카페를 열었다.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볼보라는 브랜드를 더 많이 알리겠다는 이유에서다. 볼보가 만든 브랜드 카페는 어떤 모습일까? 스웨덴의 집은 또 어떤 모습일까? 궁금한 마음에 가로수길을 찾았다.

하우스 오브 스웨덴은 가로수길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었다. 볼보는 3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빌려 다양하게 꾸몄다. 지하 1층엔 스웨덴 태생의 카메라 브랜드 핫셀블라드와 아웃도어 브랜드 하그로프스의 쇼룸을 마련했다. 그 옆에는 스웨덴 보드카 앱솔루트의 바도 만들었다. 1층과 2층은 카페로 꾸몄다. 크로스컨트리를 전시해 볼보 브랜드 스토어라는 걸 깨알같이 드러냈다. 주문을 받는 데스크 위쪽에도 ‘VOLVO’라는 간판을 달았다. 1층 가운데가 뚫려 있어 지하를 내려다볼 수 있는 구조가 독특하다.

2층 카페는 다른 층보다 아늑한 분위기가 물씬 났다. 어릴 적 초등학교 교실에 있던 나무 마루 같은 바닥은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삐그덕 소리를 냈다. 하얀 벽과 나무 마루, 빈티지한 느낌의 가구가 너무 잘 어울렸다. 우리 집에 있었으면 촌스럽기 그지없었을 벽지도 이곳에 있으니 근사해 보였다. 이런 게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인가? 2층 한쪽에는 볼보의 역사를 말해주는 책과 자료가 전시돼 있었다. 볼보자동차 쇼룸에서 판매하는 액세서리도 유리장 안을 장식했다. 푸근한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문득 스웨덴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의 커피와 디저트는 모두 가로수길에서 이름난 스웨덴 카페 ‘피카’에서 가져온다. 그러니까 이곳은 이름처럼 진짜 스웨덴의 집이다.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4000원, 당근 케이크 한 조각이 7500원으로 이 동네 커피 값이나 디저트 값과 비슷하다. 스웨덴의 따뜻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크로스컨트리를 구경하고 싶다면, 여자친구와 편안한 분위기에서 데이트를 즐기고 싶다면 스웨덴의 집을 방문해보도록. 하우스 오브 스웨덴은 4월 21일까지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