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롭톱과 팬츠는 모두 스타일난다, 귀고리는 케이트앤켈리, 뱅글은 H&M.

"우리나라 말고 아시아 무대에 서고 싶어요. 우리나라 레이싱 모델 가운데 아시아 무대에 선 모델은 아직 없거든요. 만약 제가 그렇게 된다면 첫발을 떼는 셈이죠."

촬영 전 박시현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봤다. 화끈한 사진이 주르륵 떴다. 그런데 표정이 하나같이 참 무섭다. 한 성질 할 것 같은 얼굴이다. 하지만 스튜디오에 도착한 그녀는 소녀 같았다. 트레이닝 재킷에 레깅스를 입은 모습이 더없이 소탈해 보였다.

“제가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에요. 그래서 모르는 사람과 있을 땐 그냥 가만히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보고 선배들은 버릇없다 하고, 후배들은 무섭다고 했어요. 나중에 친해진 선배가 있는데 그 선배가 그러더라고요. 절 처음 봤을 때 너무 버릇없어 보여서 나중에 가만 안 두겠다고 별렀다고요. 예전엔 그럴 때 많이 억울했어요. 피부가 까만 편인 데다 인상이 강해서인지 그런 오해를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이런 얼굴이 싫기도 했죠. 요즘은 아기처럼 귀엽고 순수한 얼굴이 인기잖아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 얼굴이 잘 없기도 해요. 그래서 저를 더 찾아주시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런 건 박시현이어야 해’라는 게 있어요. 저라서 할 수 있는 것들 말이죠.”

“올해로 레이싱 모델 11년 차예요.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처음엔 출사 모델 일을 했어요. 그런데 제 사진을 보고 레이싱 모델 기획사에서 연락을 줬죠. 그렇게 시작했어요. 중간에 엄마가 아파서 1년 반쯤 쉰 걸 빼면 계속 이 일을 했어요. 중간에 쉰 게 오히려 약이 됐어요. 주변에서도 많이 도와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레이싱 모델을 평생 할 순 없잖아요. 앞으로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계속 찾아주시는 게 고마울 따름이죠.”

“전 ‘열심히 한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좋아요. ‘저 친구는 오래 했는데도 꾀부리지 않고 참 열심히 해. 뭐든 열심히 해서 좋아’란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끼죠. 원래 뭐든 열심히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에요. 대충 넘어가는 걸 못 해요. 저 오늘도 열심히 하지 않았나요? 특히 누워서 찍는 사진이요. 처음엔 포즈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몰라 당황했어요. 이런 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어서요. 그런데 촬영한 걸 보니 예쁘게 나왔더라고요. 그래서 욕심이 생겼어요.”

“올해 목표요? 우리나라 말고 아시아 무대에 서고 싶어요. 국내 레이싱 모델 가운데 아시아 무대에 선 모델은 아직 없거든요. 만약 제가 그렇게 된다면 첫발을 떼는 셈이죠.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어요. 2015년에는 보다 넓은 무대에서 활약하는 박시현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