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퐁네프의 연인들’ 중 

Q. 안녕하세요, 에디터 T! 저는 스물 네 살 여대생입니다. 사실 평소에 궁금한 것들이 좀 많은 편이라 매번 에디터스 팁을 볼 때마다 ‘나도 메일 한번 보내볼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서 메일 보내요. 저에게는 1년 넘게 사귄 동갑내기 남자 친구가 있어요. 지금은 군대에 가 있지만 저는 고무신을 거꾸로 신을 생각dl 전혀 없습니다. 매일 보다시피 하다가 거의 못 보며 지내니 더 애틋해지는 것 같아요. 그러던 중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어요. 바로 12월 중에 포상휴가를 나오게 되었다는 것이었죠. 아직 정확한 날짜는 알 수 없지만 꼭 나온다고 했어요. 그래서 특별한 추억을 선물해주고 싶습니다. 혹시 12월에 연인들이 함께 하면 좋을 만한 데이트 코스가 없을까요? 참고로 남자 친구는 시끄럽고 트렌디한 분위기보다는 빈티지하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더 선호하는 편이에요.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공유해주세요! (J씨, 24세, 서울시 양천구, 대학생)

A. 12월은 연인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달입니다. 크리스마스는 물론이고 연말연시의 화려한 분위기로 도시는 한껏 달아오르니까요. 군대 간 남자 친구가 연말에 휴가를 나온다니 정말 기쁘시겠군요. 12월에는 저도 기다리고 있는 이벤트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퐁네프의 연인들’이 극장에서 재개봉한다는 소식이지요. 이 영화는 J씨가 태어난 1991년도의 영화로 ‘나쁜 피’와 ‘폴라 X’ 등을 연출한 레오 까락스 감독의 역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89년부터 1991년까지 파리 시에서는 퐁네프의 다리를 보수 공사하고 여주인공 줄리엣 비노쉬와 남주인공 드니 라방은 폐쇄된 퐁네프의 다리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운명적인 사랑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 덕분에 퐁네프의 다리는 파리의 명소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죠.

아름다운 도시 파리에서 이들 주인공은 요즘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클래식하고 아날로그적인 불멸의 사랑을 하며 인스턴트 같은 연애를 즐기는 젊은이들에게 생각할만한 포인트를 던져줄 것입니다. 게다가 J씨가 태어난 해에 다리를 공사 중이던 파리 시내와 그들의 사랑을 떠올려보며 두 분의 사랑을 재확인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 같아요. 가슴이 먹먹해지는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12월에 즐기기에 좋은 고전 영화입니다.

가수 십센치(10cm)의 정규 앨범인 ‘3.0’에 수록된 ‘스토커’라는 곡은 이 영화의 영상들을 뮤직비디오로 활용하여 또 한번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 뮤직비디오를 먼저 감상하고 나서 영화를 본다면 좀 더 그 감성에 흠뻑 빠질 수 있을 것입니다. 즐거운 데이트 되시길! 

★어떤 질문도 좋습니다. 생활 속에서 궁금한 점이 생겼다면 bykim@kayamedia.com으로 질문을 보내주세요. 에디터 T가 정성껏 답변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