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VOLVO SPA
볼보자동차는 지난 8월 말 스웨덴에서 신형 XC90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SPA(Scalable Product Architecture)라는 이름의 새로운 플랫폼을 소개했다. 볼보가 4년 동안 110억 달러를 들여 독자적으로 개발했다고 자랑한 이 플랫폼은 휠베이스는 물론 오버행과 차체 높이도 자유롭게 늘리고, 줄일 수 있는 모듈형 플랫폼이다. 따라서 좀 더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하다. “이전 플랫폼에서는 정해진 수치 안에서 차를 디자인해야 했지만 새로운 SPA 플랫폼은 휠베이스나 오버행 등의 수치를 조절할 수 있어 훨씬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볼보에서 공개한 석 대의 콘셉트카는 앞으로 우리가 얼마나 다양하게 디자인할 건지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토마스 인겐라트 디자인 부사장의 말이다. 새로운 SPA 플랫폼은  실내 공간도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 SPA 플랫폼을 처음으로 적용한 신형 XC90은 2열과 3열 좌석 공간이 더 넉넉해졌다. 특히 2열 시트는 모든 좌석에 슬라이딩 기능이 더해졌다. 볼보는 XC90을 시작으로 다양한 모델에 SPA 플랫폼을 적용할 계획이다. SPA 플랫폼을 얹을 두 번째 모델은 S80을 대신해 볼보의 플래그십 모델이 될 S90으로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신형 XC90 역시 내년에 출시된다.

 

2 TOYOTA TNGA
토요타자동차는 2013년 3월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다양한 차종에 적용하기 위해 ‘TNGA 기획부’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TNGA 기획부의 핵심 과제는 보닛의 높이와 무게중심을 낮추고 운동성능을 높여 결과적으로 디자인이 멋지고 상품력이 좋은 차를 내놓는다는 것이다. TNGA 플랫폼의 개발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중장기 상품 라인업을 확정하고 그 라인업에 얹게 될 드라이브 유닛과 배치 방법, 드라이빙 포지션 등을 조합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정한 다음 여기에 기초해 다양한 차종을 동시에 개발하는 거다. TNGA에서는 우선 3가지의 앞바퀴굴림 플랫폼을 토요타 모델에 적용할 계획인데 이렇게 만들어지는 모델은 토요타 글로벌 생산의 절반에 해당된다. 토요타 측은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TNGA를 도입함으로써 개발 효율이 20~30퍼센트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세계 판매대수를 살펴보면 토요타가 509만7000대, 폭스바겐이 506만6000대다. 토요타는 연간 세계 판매대수를 1032만대로 계획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1000만대다. 토요타는 대수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폭스바겐이 1위에 오르는 건 시간문제다. 토요타가 TNGA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토요타는 내년에 출시할 신형 프리우스에 새로운 TNGA 플랫폼을 얹을 것이라고 밝혔다.

 

 

 

3 VOLKSWAGEN MQB
콤팩트 해치백과 중형세단이 같은 플랫폼을 쓸 수 있을까? 정답은 ‘예스’다. 2012년 2월 폭스바겐 그룹은 MQB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공개했다. MQB는 독일어 ‘Modularer Querbaukasten’의 약자로, 이종결합이 가능한 모듈 형태라는 뜻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플랫폼을 모듈화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여러 세그먼트의 모델을 장난감 블록처럼 딱딱 맞춰 조립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이 플랫폼은 가로배치 엔진을 기본으로 얹는데 전체 길이와 폭, 휠베이스를 모델에 따라 조절할 수 있어 A 세그먼트부터 C 세그먼트, 심지어 세단부터 SUV까지도 커버할 수 있다. 폭스바겐 모델을 놓고 보자면 폴로, 비틀, 골프, 시로코, 제타, 티구안, 투란, 샤란, 파사트 그리고 CC까지 이 플랫폼을 쓸 수 있다. 엔진 마운트 포지션이 같다는 건 이 플랫폼의 큰 특징이다. 폭스바겐은 모듈러 휘발유 엔진 시스템(MOB)과 모듈러 디젤 엔진 시스템(MDB)을 개발했는데, 두 시스템을 MQB와 결합하면 휘발유 엔진과 디젤 엔진은 물론 천연가스,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모듈까지 레고 블록처럼 딱 들어맞게 얹을 수 있다. 폭스바겐이 하나의 플랫폼을 다양하게 돌려쓰려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절감이다. 폭스바겐 측은 MQB 플랫폼을 다양한 모델에 적용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부품비용과 투자비용을 각각 20퍼센트 이상 줄이고, 제품개발 기간도 30퍼센트 이상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폭스바겐 그룹은 지난해 MQB를 적용한 첫 모델 A3와 골프를 선보였으며 앞으로 최대 60개 모델에 MQB 플랫폼을 적용할 계획이다.

 

 

 

4 PSA EMP2
푸조시트로엥 그룹이 지난해 초 공개한 EMP2(Efficient Modular Platform 2) 역시 모듈화된 플랫폼이다. 하나의 완성된 프런트 플랫폼에 리어 보디나 서스펜션, 연료탱크, 시트 포지션, 파워트레인 등을 바꿔 붙여 다양한 형태의 차를 만들 수 있다. 4도어 세단은 물론 스테이션왜건, MPV, SUV, 카브리올레, 쿠페 등 만들 수 있는 차종이 다양하다. 세부적으로 살피면 차폭은 4가지, 휠베이스는 5가지, 운전석 형태는 2가지, 리어 서스펜션은 2가지 종류가 있으며 리어 유닛 모듈은 짧은 것과 긴 것, 시트가 5개인 것과 7개인 것, 독립 시트인 것과 벤치 형태의 시트인 것 등 다양하다. 새로운 EMP2 플랫폼은 지금의 플랫폼을 점차적으로 대체해 푸조와 시트로엥의 새로운 C, D 세그먼트 모델에 얹힌다. 푸조시트로엥은 앞으로 전 세계 판매 모델의 50퍼센트에 EMP2 플랫폼을 얹을 계획이다. 올해 국내에 출시된 신형 308 역시 EMP2 플랫폼을 적용했다.

 

5 RENAULT-NISSAN CMF
폭스바겐에 MQB가 있다면 르노닛산에는 CMF가 있다. CMF(Common Module Family)는 지난해 르노닛산 그룹이 손잡고 선보인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이다. 폭스바겐 MQB처럼 모듈화돼 있다는 게 특징인데 CMF-A의 경우 크게 엔진과 운전석, 앞쪽 언더보디와 뒤쪽 언더보디 그리고 전기전자 부분의 5가지 모듈로 이뤄진다. 그리고 각 모듈은 차종에 따라 3가지 버전을 갖추고 있다. CMF는 차종에 따라 모듈을 선택해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콤팩트 해치백부터 대형 세단까지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닛산에서는 지난해 출시된 캐시카이와 엑스트레일이, 르노에서는 올해 출시된 라구나와 세닉이 CMF 플랫폼을 처음 적용했다. 르노닛산 측은 CMF를 얹게 되면서 앞으로 부품 구입에서 20~30퍼센트, 투자 부문에서 30~40퍼센트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CMF는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입니다. 볼륨을 효율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보다 빨리 우리의 신기술을 선보일 수 있게 됩니다.” 츠요시 야마구치 닛산 엔지니어 디렉터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