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3일, BMW M 트랙데이가 열렸다. BMW M 고객 대상의 퍼포먼스 주행을 위한 이론 및 실기 교육 프로그램이다. 더불어 BMW의 모든 M 모델을 서킷에서 타볼 기회도 있다. 매년 열리는 연중행사로 지난해까지는 인제 스피디움 서킷 등을 빌려서 했는데, 올해는 인천 영종도에 생긴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펼쳐졌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BMW 본사 인스트럭터가 이론 교육을 한다. 운전자세와 시선, 코너링, 언더 및 오버스티어 등 다양한 내용이 담긴 교육이다. 모든 내용은 트랙 주행을 비롯해 일반도로 주행에서도 꼭 필요한 안전과 위기 회피에 관한 것이다. 교육 내용 중 인상 깊었던 건 언더스티어에 관한 것이었다. 코너에서 속도가 너무 높아 스티어링대로 움직이지 않고 앞바퀴가 밖으로 빠지는 상황인데, 이럴 때 운전대를 안쪽으로 더 돌리면 밖으로 더 빠진다고 한다. 타이어 그립이 더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때는 운전대를 코너 반대쪽으로 돌려야 앞바퀴의 그립이 더 생긴다는 것. 이런 교육은 그동안 수도 없이 받았는데, 처음 접하는 내용이었다.

축구장 33개 면적 BMW 드라이빙센터에는 트랙뿐만 아니라 오프로드, 다이내믹 등 다양한 코스가 있다. 축구장도 있고 공원도 조성돼 있다.

오전 이론 교육이 끝나고 점심시간. 드라이빙센터 안에는 정통 독일식 레스토랑이 있다. 소시지를 비롯해 여러 가지 음식이 한 접시에 담겨 나왔는데 솔직히 별맛은 없었다. 먹을수록 뻑뻑하다. 독일 맥주와 함께라면 훨씬 훌륭했을 것이다.오후에는 실전 및 체험 프로그램이다. 모든 프로그램은 M 모델로 진행된다. 먼저 짐카나. 여러 자동차의 핸들링과 롤링, 제동성능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자주 하면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으면서 달리는 것보다 부드럽게 달리는 것이 더 빠르다는 걸 느낄 수도 있다. 원선회에서는 바닥에 물을 뿌리고 언더스티어를 체험한다. 앞이 밖으로 빠졌을 때 브레이크를 밟아 노즈를 안쪽으로 넣는다. 그런데 인스트럭터가 가르쳐준 대로 운전대를 주행 방향 반대쪽으로 돌렸는데 그립이 살아나지 않는다. 바닥에 물을 뿌렸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장비도 있다. 시속 70킬로미터 이하로 진입하면 노면이 움직여 뒤쪽을 횡방향으로 틀어버린다. 타이어 펑크나 뒤쪽 추돌 시를 가정한 장비다. 이런 시스템은 처음 봤다. 처음에는 화들짝 놀라는데 다음에는 ‘별거 아니네’라고 생각하게 된다. 차가 알아서 제동을 걸어 스핀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운전자는 운전대를 꼭 잡고 카운터스티어만 하면 된다. 생각보다 쉽다.
 

하이라이트는 트랙 주행. M5를 탔다. M3나 M4를 타고 싶었지만 발이 느려 선점하지 못했다. 총 길이 2.6킬로미터의 BMW 드라이빙센터 트랙은 어렵지 않다. 당연하다. 경주용으로 만든 것이 아니니까. 고저차도 거의 없고 직선주로도 짧다. 그런데 재미있다. 작은 코너가 짧게 짧게 이어지면서 운전자를 약간 긴장시키는데(그렇다고 운전대를 록투록까지 돌리는 코너는 없다) 2랩 정도 돌면 리듬을 타기에 좋은 트랙이란 걸 느낄 수 있다. 모든 코너가 차의 무게중심을 흩뜨릴 정도가 아니다. 리듬을 타면서 차체를 좌우로 꾹꾹 누른다는 느낌으로 주행하면 더욱 재밌으면서 빨리 달릴 수 있다. 이건 의도적으로 만든 것 같다.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이 달리는 트랙이니 이런 재미 요소들이 필요했을 것이다.
BMW 드라이빙센터 트랙은 굳이 BMW 오너가 아니더라도 일정 금액을 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자기 차가 부담되면 센터에 있는 BMW로 탈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안전 및 퍼포먼스 주행도 배울 수 있다.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차에 동승하는 택시 프로그램도 있다. 이런 시설과 프로그램이 한국에 생겼다는 것이 참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