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에디터 T. 저는 대학교 때부터 2년 동안 사귀어온 남자 친구와 지난 주 결별했습니다. 물론 사귀는 동안에도 몇 차례 살짝(?) 헤어졌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마다 제가 먼저 말을 꺼냈던 거였고요. 제가 헤어지자고 하면 남자 친구가 사과하고 다시 사이가 좋아지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남자 친구는 ‘내 입에서 헤어지자는 말이 나오면 그때는 정말 끝이다’라고 하곤 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남자 친구 입에서 헤어지자는 말이 나왔어요. 결정하기가 어렵지, 한번 정하고 나면 절대 바꾸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헤어질 때도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해주더라고요. 두 사람의 미래를 위해서 헤어지는 편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하며 헤어진 이후로 연락 한번 없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그가 저를 찾는 일은 없을 거예요. 아무튼 저는 실연의 아픔에 빠져 있고, 사실 살짝 공황 상태이기도 해서 어떤 식으로든 이 아픔을 이겨내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시고 싶진 않아요. 오히려 지금의 감정을 더하고 더해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슬픈 음악을 듣거나 멜로 영화를 보면서 실연의 아픔을 이겨내고 싶어요. 해피 엔딩, 새드 엔딩 상관 없이 두 사람이 깊게 사랑하는 재미있는 멜로 영화를 보고 싶은데 혹시 뭐 추천해주실 영화 없을까요? 요새 잠도 잘 안 와서 밤마다 영화를 보려고요. 추천 부탁 드립니다. (C씨, 25세, 고양시 일산동구, 회사원) 

A. 이별을 이겨내는 방법은 두 가지이죠. 감정을 더하고 더해 이별의 감정을 이겨내거나 감정을 잊고 없애는 방법이 있죠. 감정을 더하는 방법으로는 슬픈 음악을 듣거나 슬픈 영화를 보는 등의 방법이 있고 감정을 잊는 방법으로는 술을 마셔서 기억을 지우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 새로운 감정으로 채우는 방법이 있겠죠. 뭐가 더 좋다고는 말하기 힘들 거예요. 어떤 방식으로든 이별의 아픔을 잊고 다시 씩씩하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할 테니까요. 

제가 좋아하는 멜로 영화 몇 편 소개해드릴게요. 영화를 보고 난 후 며칠 동안 깊이 마음에 남아 있던 작품들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먹먹한 마음을 지울 수 없는 작품들이죠. 

제가 최근에 본 작품은 <원 데이>입니다. 좋아하는 배우인 앤 헤서웨이와 배두나의 연인인 짐 스터게스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죠. 20년간 매해 7월 15일 하루만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는 독특한 설정의 작품이죠. 연인에서 친구로, 또 친구에서 연인으로 바뀌는 미묘한 감정들을 잘 표현해낸 작품이에요.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하나같이 “친구였던 사람이랑 연애하고 싶다”는 말을 하죠. 반전이 있는 엔딩 때문에 더욱 여운이 남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또 실패를 맛보기도 하는 지지부진한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 힘겨운 인생 속에 사랑이라는 가치가 얼마나 큰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남자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앤 헤서웨이의 마음을 통해 지금의 감정을 치유 받을 수도 있을 거예요.

멜로 영화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노트북>도 있습니다. 서로 다른 신분의 두 남녀가 만나 평생 애틋한 사랑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요. 또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관객에게 전달되는 감동은 더욱 컸죠. 열일곱 살에 만나 노인이 될 때까지 아낌 없이 사랑하는 모습은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 보았을 만한 이상향을 보여줍니다. 레이첼 맥아담스의 상큼한 모습을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고요.

운명론자들을 위한 멜로 영화로는 <세렌디피티>가 있습니다. 2002년도 개봉작이니 꽤 오래된 영화이긴 하지만 여전히 멜로 영화 중 꼭 봐야 할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죠. 서로에게 애인이 있는 상태인 두 남녀가 크리스마스를 위한 쇼핑을 하던 중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첫눈에 사랑을 느끼게 되죠. 하지만 이들은 운명에 자신들의 사랑을 맡겨보기로 하고 헤어집니다. 7년이 흐른 후에도 서로를 잊지 못하고 있던 두 남녀는 마법 같은 운명의 힘에 의해 다시 만나고 사랑하게 되죠. 물론 연이어 계속되는 우연에 반감을 갖는 이들이 없지 않았지만 현실에서도 우리의 사랑이 기적 같은 일임을 생각하면 과장된 내용이라고 보기도 힘들죠. 운명 같은 상대를 기다리고 있다면 볼 만한 영화로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시간 여행자의 아내>를 추천할게요. 어린 시절, 교통 사고를 당해서 시간 이동을 경험한 후 평생 시간 여행을 하며 살게 된 주인공에게 운명 같은 사랑이 다가오지요. 하지만 같은 시간을 살아갈 수 없는 두 사람의 사랑이 행복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애틋한 사랑을 이어나가게 됩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평범하게 사랑할 수 있는 연인 사이가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또 진정한 사랑 앞에서는 방해 될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 C씨에게 다가올 사랑을 기대해보는 것도 실연을 극복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머지 않아 영화 속 주인공처럼 다시 멋진 사랑하시길 바랍니다. 행운을 빌어요! 

+ 어떤 질문도 좋습니다. 생활 속에서 궁금한 점이 생겼다면 bykim@kayamedia.com으로 질문을 보내주세요. 에디터 T가 정성껏 답변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