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킬로미터. BMW M2 사용설명서에서 권장하는 길들이기 주행거리다. M2뿐 아니라 요즘 출시하는 BMW 차는 모두 비슷한 과정이 필요하다. 수백 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정밀한 엔진과 변속기를 가졌으니까. 주행 시 부하가 크게 걸리는 허브 베어링과 디퍼렌셜 같은 동력계가 온전히 자리를 잡는 데 시간이 걸린다. 개인적으로 길들이기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과정에 따라서 엔진 출력, 연비, 잔고장, 소음과 진동 같은 결과가 달라진다. 

단지 이론이 아니다. 실제로 여러 신차를 타면서 경험한 ‘진리’다. M2를 신차로 산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누가 어떻게 길들이고 차를 관리했는지 모르는 중고차를 장기간 유지하며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았다. M2는 길들이기 동안 시속 150킬로미터, 엔진 회전수는 3500rpm 이하로 사용해야 한다. 또 변속기는 자동 모드를 유지하고, 수동 모드에서 급격한 다운시프트를 되도록 피해야 한다. 

길들이기 주행 방법에 정답은 없다. ‘부드럽게 탄다’만 명심하면 된다. 가속, 감속, 코너링할 때 차의 모든 부품이 골고루 섞이는 느낌으로 최대한 유연하게 운전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을 피하고, 여유롭게 장거리를 다니는 게 좋다. 물론 말은 쉬운데 인내심과의 싸움이다. 서울 시내 주행으로 계산해보니 2019년이 되어야 길들이기가 끝날 판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장거리 여행과 출장에 M2를 적극 활용했다. 서울-양양-속초(700킬로미터)를 지나 서울-대구-부산(850킬로미터)을 왕복한 후에야 멀고도 먼 길들이기가 끝났다. 지난 일요일 저녁 2019킬로미터로 집 주차장에 도착했다. 

월요일 아침 일찍 BMW 도이치모터스 도곡 패스트레인 서비스 센터로 전화를 했다. 패스트레인은 수입차 회사 중 BMW가 가장 먼저 시작한 경정비 전용 센터다. 단순 부품 교체나 오일 교환처럼 5시간 이하 수준의 작업을 곧바로 처리한다. 실제로 정비 예약 후 바로 다음 날 길들이기 점검을 받았다. 엔진과 디퍼렌셜 오일 교환과 자동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에어컨 필터 교체처럼 차체 곳곳을 사전 점검해준다. 같은 작업을 견적으로 내면 약 30만원 수준이지만, 길들이기가 끝난 신차는 무료다. 차를 살 때 제공되는 서비스 쿠폰을 이용하면 된다. 

BMW의 서비스에 일단은 만족이다. 믿을 수 있는 전용 센터에서, 기다리지 않고 경정비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차를 타는 입장에서 제품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사후관리 부분이 무척 중요하다. 모든 길들이기가 끝난 후, 며칠간 차의 속도를 서서히 올려봤다. 처음으로 스포츠+모드에 놓고 굽이치는 산길도 마음껏 달렸다. 즐겁다. 아주 잘 만든 차다. M2와 본격적인 주행은 이제 시작이다. 
김태영(<에스콰이어> 에디터)

BMW M2

가격 756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RWD, 2+2인승, 2도어 쿠페 엔진 직렬 6기통 3.0ℓ DOHC 트윈터보, 370마력, 47.4kg·m 변속기 듀얼클러치 7단 자동 무게 1590kg 휠베이스 2693mm 길이×너비×높이 4468×1854×1410mm 연비(복합) 9.4km/ℓ CO₂ 배출량 184g/km 구입 시기 2018년 4월 총 주행거리 2186km 평균연비 5.4km/ℓ 월 주행거리 121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엔진 및 디퍼렌셜 오일 교체 한 달 유지비 42만원(유류비) 

모터트렌드, 자동차, BM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