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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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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CRUSH

한없이 우아하고, 더없이 관능적인 서머 슈트의 특별한 매력.

2018.08.20

 

미동 없이 조용히 숨을 고르기만 해도 콧잔등과 목덜미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마음 같아서는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차가운 물 속으로 풍덩 빠지고 싶다. 잦은 폭염과 동남아 뺨치는 높은 습도, 미세먼지까지 동반한 뜨거운 여름은 더위에 맥을 못 추는 나에겐 더없이 잔인한 계절이다. 연일 치솟는 날씨 탓인지 밖을 나가면 가장 자주 마주하는 색은 아무래도 ‘살색’이다. 태양열에 벌겋게 달아오른 붉은 살색, 아마도 태닝 기계의 힘을 빌렸을 고르게 그을린 건강한 구릿빛 피부색, 자외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청순함을 유지하는 뽀얀 살색 등. 경쟁이라도 하듯 저마다 당당하게 몸을 드러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모두 마음껏 옷을 벗어 던지는 여름만 되면 나는 잘 만든 슈트를 입고 싶다. 통기성이 뛰어난 천연 소재, 자연의 빛을 담은 온화한 컬러, 피부에 결코 직접 닿지 않을 만큼 헐렁한 실루엣, 여기에 보여주고 싶지 않은 숨은 살을 우아하게 감춰줄 완벽한 테일러링의 서머 슈트 말이다.  
패션 용어란 그 경계가 불분명하다. 그래서 같은 단어를 두고 저마다 다른 이미지를 떠올리곤 한다(이 지점이 언제나 즐거운 패션의 묘미다). 사전적 의미의 슈트란 ‘상하의를 같은 천으로 만든 한 벌의 양복’을 의미한다. 남자의 경우는 상의(코트 또는 재킷), 베스트, 팬츠, 이 3가지로 조합된 신사복을 뜻하고, 여자의 경우에는 재킷과 스커트, 블라우스를 뜻한다. 이는 어디까지나 사전적 의미에 불과하다. 저마다 떠올리는 서머 슈트의 이미지는 아마도 인구수만큼이나 다양할 터다. 올여름 나에게 슈트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난 망설임 없이 80년대풍 오버 숄더 재킷을 활용한 팬츠 룩을 꼽을 것이다. 안에는 아슬아슬한 끈이 달린 실크 슬리브리스 톱을 입고, (마치 남자친구의 바지를 주워 입은 양) 골반뼈가 드러날 정도로 루스한 바지를 입은 스타일.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과 피비 파일로의 셀린느를 믹스한 룩이다.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리조트 룩을 만들어내는 마이클 코어스는 바캉스 시즌이면 늘 주의 깊게 살펴본다. 지중해 연안의 온화한 섬이든,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아프리카 대륙 혹은 공기마저 서걱거리는 사하라 사막이든 어느 곳으로 여행을 떠나든 마이클 코어스의 서머 룩은 완벽하니까. 보라보라섬에서 휴가를 만끽한 마이클 코어스는 여행지에서의 즐거움을 옷에 투영시켰다. 그중 나의 눈을 사로잡은 건 90년대풍 오버사이즈 재킷! 엉덩이를 가리고도 남을 헐렁한 재킷에 버뮤다 쇼츠를 매치한 모델은 내가 꿈꿔온 가장 이상적인 ‘서머 슈트’에 부합한다. 화장기 없는 말간 얼굴에 머리는 자연스럽게 풀어헤치고, 뾰족한 하이힐이 아닌 투박한 가죽 샌들이나 플립플롭을 매치하는 것. 갖춰 입은 듯하지만 철저하게 힘을 뺀 스타일이어야 한다. 일상적이지만 관능적인 아름다움이 숨어 있고, 나른하지만 한없이 우아한 룩. 결코 조화되지 않을 것 같은 이질적인 요소가 잘 어우러지는 것. 이것이 서머 슈트를 입는 즐거움이자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전 세계적으로 여름이 길어지고 있다. 특히 올여름은 전례 없는 폭염이 길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긴 여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내려면 다양한 스타일이 필요하다. 명민한 디자이너들은 항상 일상과 여행, 그 중간쯤에 위치한 실용적인 룩을 선보이는데, 이를 잘 주시하면 멋지고 쿨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먼저 눈을 자극하지 않은 온화하고 부드러운 컬러를 주목하자. 라벤더, 민트, 베이지, 크림 그리고 화이트 등의 컬러는 보는 것만으로도 청량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너로는 쇄골이 드러나는 슬리브리스 톱이나 사랑스러운 브라렛이 적당하다. 이마저도 덥다면 소니아 리키엘이나 록산다, 레지나 표의 룩처럼 루스한 재킷을 블라우스처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보디라인이 드러나는 여성스러운 디자인의 슈트도 멋지지만 올여름에는 보디라인을 추측할 수 없을 만큼 루스한 실루엣을 선택하자. 긴 소매는 대충 말아 올리고, 바닥에 끌리는 바지 밑단에는 초연할수록 쿨해 보인다. 완벽하게 태닝된 종아리를 드러내고 싶다면 버뮤다 팬츠가 적격. 해변가에서는 허벅지 중간 길이까지 밑단을 둥글게 말아 올리고, 격식이 필요한 레스토랑에서는 무릎이 살짝 보일 정도의 길이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그렇듯 룩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하는 건 어떤 신발을 선택하느냐에 달렸다. 발등을 가득 덮는 신발은 서머 슈트와 가장 어울리지 않는 아이템이다. 가는 스트랩으로 이뤄진 플랫 샌들이나 여름 내내 닳고 닳도록 신고 다니는 납작한 플립플롭 정도가 제격이다. 디너파티처럼 격식 있는 자리가 고민이라면 여행 가방에 앞코가 뾰족한 슬링백 하나 더 챙겨 넣으면 그만이다. 
여름을 위한 슈트의 매력은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조국과 이국, 일상과 일탈 그리고 여름과 가을 중간쯤 위치한 듯한 이 특별한 스타일은 보고 즐기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아마도 그 어느 때보다 길고 혹독할 올해의 여름을 누구보다 쿨하고 우아하게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서머 슈트는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STYLING TIP 남다른 서머 슈트를 원한다면?

CHLOE 시원하게 팔을 드러내고 싶다면? 재킷 대신 베스트를 매치할 것!  JACQUEMUS 타이트한 사이클 팬츠는 올여름 가장 트렌디한 아이템이다. 재킷과 함께 매치해볼 것. 

 

 

 

더네이버, 패션, 서머 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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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서머 슈트,패션,슈트,재킷,베스트

CREDIT Editor 신경미 Photo imaxtree 출처 THE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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