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 세워놓은 X1, X3, X4, X5, X6 사이에서 한 자리만 비워둔 BMW X시리즈가 드디어 꽉 채워졌다.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라고 부르는 X2의 등장 덕분이다. 

자동차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우리는 지붕선이 어떻든 문이 네 짝인 차를 쿠페라고 하지 않는다. EPA(미국 환경보호국)는 2018년형 X2를 중형차로 분류하고 NHTSA(미국 고속도로 교통안전 위원회)는 SUV로 구분했다. 운전석이 높은 탓에 프리미엄 소형 SUV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달리는 느낌은 분명 해치백, 그것도 훌륭한 해치백이 떠오른다. 

옵션 사양이 모두 들어간 X2 x드라이브 28i 시승차 값은 5만920달러, 기본 가격이 3만9395달러이고 앞바퀴굴림 모델은 3만7395달러부터 시작한다. 마시던 음료를 뿜으며 “키 큰 BMW 해치백에 그만한 돈을 낼 턱이 있나!”라고 소리치기 전에 우선 차에 들어간 몇 가지 기본 장비부터 살펴보자. 네바퀴굴림 시스템, 원격 도어잠금 해제 기능, 자동 와이퍼, 크루즈 컨트롤, 18인치 알로이 휠, 전동식 해치 도어, LED 헤드램프와 안개등, 코너링 램프와 테일램프가 있다. 실내에도 후방카메라, 좌우 개별 온도 조절장치, 10방향으로 움직이는 전동식 앞시트, 스피커 7개짜리 205W 오디오 시스템 등이 있다. 

갈바닉 골드 메탈릭 색상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갖고 있는 스마트폰이 무선충전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사계절 내내 화창한 곳에 살아서 네바퀴굴림 시스템이 필요 없다면 5만920달러에서 3050달러를 아낄 수 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이제부터 살펴보자.

신형 X2는 BMW X1과 미니 컨트리맨과 공유하는 UKL2 아키텍처를 사용한다(자동차업계의 모범 사례이자 공공연한 비밀). BMW와 미니의 세 형제는 휠베이스가 2670밀리미터로 같고 트레드 길이도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X2의 높이가 가장 전통적인 스타일을 갖춘 X1보다 71밀리미터(M 스포츠 서스펜션이 적용된 모델은 81밀리미터), 상자 모양에 가까운 컨트리맨보다는 31~41밀리미터 낮다는 점은 조금 흥미롭다. 

크기와 비례가 비슷하긴 해도 X2의 생김새가 가장 날렵해 보인다. A필러가 얇은 만큼 전방 시야가 탁월하지만 유리창이 좁은 탓에 답답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룸미러를 통해 펼쳐지는 뒷유리 너머 시야도 비좁다. 뒷좌석 무릎과 머리 공간은 적당하지만 키가 큰 사람이라면 답답한 느낌이 들 거다. 특히 무릎과 부딪치는 앞좌석 등받이의 단단한 플라스틱 패널과 마주 앉으면 더욱 그렇다. 

신형 X2의 트렁크 공간은 612리터, 40:20:40 비율로 나뉜 뒷좌석을 접으면 1419리터로 커진다. 트렁크 바닥 아래에는 94리터의 숨은 공간이 있다. 해치백인 폭스바겐 골프 GTI의 적재공간은 좌석을 세웠을 때 493리터로 X2보다 더 작지만 접었을 때엔 1521리터로 더 크다. 서브 콤팩트 크로스오버인 혼다 HR-V 적재공간보다는 살짝 더 작은 수준이다. 

 

 

 

성능
X1이나 컨트리맨처럼 X2도 BMW의 B48 직렬 4기통 2.0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움직인다. B48 엔진의 출력은 모델에 따라 184마력(BMW 220i)부터 259마력(740e i퍼포먼스)까지 다양하다. X2 x드라이브 28i에 쓰이는 엔진은 5000rpm에서 최고출력 231마력, 1450rpm부터 최대토크 35.7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97킬로미터까지 6.3초 만에 달린다. 출력은 같지만 약간 더 무거운 X1보다 0.5초, 미니 쿠퍼 S 컨트리맨 올4보다 딱 1초 빠르다. 비교를 위해 다른 차의 기록을 살펴보면 폭스바겐 골프 GTI의 0→ 시속 97킬로미터 가속시간은 6.0초, 400미터 주파 기록은 14.9초다. 

재밌는 것은 출력과 무게가 서로 다른데도 X2 x드라이브 28i, X3 x드라이브 30i, X4 x드라이브 28i의 가속시간 차이는 0.1초 미만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안쪽 깊숙이 밟으면 터보차저가 과급 압력을 만들어내기 전까지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가 시승한 X2는 400달러짜리 M 스포츠 조절식 쇼크업소버(차체가 10밀리미터 낮아진다)와 4640달러짜리 M 스포츠 X 패키지(225/45 R19 런플랫 여름용 타이어를 끼운 19인치 알로이 휠, 스포츠 튜닝 변속기, 스포티한 스타일로 맞춘 외관 패키지, 기타 다양한 옵션이 포함된다)를 추가해 기능을 강화한 차였다. 

실내는 유연하고 조용하다. 편평비가 낮은 타이어는 약간 거친 느낌과 노면 소음을 일으키지만 굽은 구간에서 차체 기울어짐을 억제하는 M 스포츠 쇼크업소버와 어우러져 X2의 성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시속 97킬로미터로 달리다가 브레이크 페달을 있는 힘껏 밟으면 X2는 33.8미터 만에 멈춘다. X1, X3, X4로 테스트를 했을 때보다 3.4~3.7미터 짧은 기록이다. X2의 MT 8자 테스트 최고기록(25.9초)과 스키드패드 성능(0.92g)은 X1, X3, X4(0.9~1.3초 및 0.07~0.11g 차이)는 물론 26.1초, 0.91g를 기록한 폭스바겐 골프 GTI를 뛰어넘는다. 생김새는 그렇지 않은데 X2는 제대로 된 실력자다. 

그래서 이 작은 해치백(맞다,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의 값이 5만 달러나 나가는 것이다. 그러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뺄 만한 옵션으로 무엇이 있을까? 프리미엄 패키지(2600달러), 하만카돈 오디오(875달러), 주차 센서(800달러), 능동 안전 시스템(700달러), 화려한 외관 페인트(550달러), 스마트 무선 충전기(700달러), M 리어 스포일러(150달러)가 있다. 이것들을 모두 뺀 다음, 넣기 망설여지는 애플 카플레이(300달러)까지 덜어내고 나면 X2의 가격은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인 4만4445달러까지 내려간다. 

최고급 해치백치고는 여전히 비싼 값이다. 하지만 고급스러운 X2가 주는 가치를 X1과 컨트리맨과 같은 방식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운전석에 앉아 단 1킬로미터를 달리고 우리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아! 느낌이 너무 달라. 이 플랫폼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나은데!” 스티어링은 더 세련되고 쇼크업소버는 훌륭하다. 실내 구성도 X1과 비슷하긴 해도 더 신선하고 고급스럽다. 겉모습은 말할 것도 없다. 

심지어 업계 관계자가 아닌 사람도 가던 길을 멈추고 우리에게 다가와 X2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 차 BMW에서 새로 나온 거예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곧이어 “좋아요?”라고 물었다. 그에게 건넨 내 답변은 간단했다. “그럼요!”   
글_Chris Walton

 

 

 

 

 

모터트렌드, 자동차, BM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