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색을 많이 하지 않아도, 테슬라 모델 3를 우려하는 기사 제목은 금세 찾을 수 있다. ‘부품 재작업 비율 40퍼센트’, ‘라인 생산 속도는 여전히 일론 머스크 약속의 절반에도 못 미쳐’ 같은 것들 말이다. ‘주가 폭락!’, ‘부족한 자금이 100억 달러를 넘어서다’ 등 트위터에 올라오는 악성 포스트는 비할 바가 아니다. 이런 반응은 단순히 소규모 제조사가 대량생산에 돌입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모델 3의 핵심 기술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이 기사에서 우리는 테슬라의 생산능력 증대와 관련한 어려움에는 무게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대단히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들과 함께 모델 3의 제품 및 공정 기술을 깊이 파고들 생각이다. 따라서 질문은 이렇게 달라진다. ‘과연 모델 3는 잘 설계된 차인가?’

미국 미시간주 어번 힐스에 있는 먼로 앤 어소시에이츠(Munro & Associates, Inc.)는 분해와 분석에 경쟁력을 갖춘 회사다. 그들은 이제 막 모델 3와 관련해 6000인시(Man-hour)를 투입한 연구를 마쳤다. 먼로의 창고 안에는 체계적으로 분해한 부품들이 흩어져 있다. 창업자 겸 CEO인 샌디 먼로(Sandy Munro)가 다양한 기술적 성과와 오류를 강조해 이야기한다.

 

 

 

업계 최고의 배터리팩
먼로 팀은 테슬라의 배터리팩을 분해하는 데 무척 애를 먹었다. 따라서 샌디는 볼트 EV나 BMW i3처럼 배터리의 수명이 다한 뒤에 쉽게 재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었다. 세 개 모듈에 있는 2170개의 파나소닉제 원통형 셀은 로봇과 같은 놀라운 정밀도로 조립돼 있다. 모든 개별 셀은 셀끼리는 물론 냉각 통로와도 접착돼 있다. 각 셀은 독특한 저온 초음파 알루미늄 와이어 접착 공정으로 셀 전압 평형 회로에 연결돼 있는데, 그 역시 이례적일 만큼 정교하다. 먼로가 측정한 셀 간의 전압 차이는 0.2밀리볼트에 불과했다. 먼로는 “믿기 어려울 만큼 비슷한 수치”라며, “다른 업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정교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팩 위쪽 절반을 보호하기 위해 가볍고 저렴한 내화 플라스틱 대신 금속을 쓴 이유가 궁금하다. 

 

 

 

동급에서 가장 무거운 차체 구조
뒤쪽 격벽의 거의 모든 부분을 알루미늄 구조로 만들었지만, 테슬라는 비슷한 크기의 다른 차들보다 더 무겁다. 강판을 용접과 리벳 작업으로 결합한 일체형 차체 구조에 대한 테슬라의 노하우가 아직 주류업체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차체 제작 전략은 최악 수준입니다.” 먼로의 말이다. “무거울 뿐 아니라 BMW i3의 탄소섬유 차체보다도 훨씬 비용이 많이 들죠.” 업계의 모범 사례를 주의 깊게 연구하면 차체 관련 비용과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손쉽게 할 수 있는 것 하나를 꼽자면, 펌프식 차체 밀폐제를 50.3미터나 쓰지 않고 차체를 조립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한 가지 돋보이는 점은 차체 너비만 한 대시보드 가로 지지대로, 알루미늄 튜브에 플라스틱 대시보드를 설치할 수 있는 구조를 성형해놓았다. 

 

 

 

우주탐사 프로그램 수준의 전자장치
테슬라는 전기 분야에 능숙한 엔지니어를 많이 고용하고 있다. 모델 3의 전자 연산회로의 수준은 세련됨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휴대전화와 화성탐사 임무에 쓰이는 것 사이에 있다. “제어장치들은 우리가 본 모든 것보다 훨씬 더, 대단히 앞서 있고 모두 한 곳에 모여 있습니다.” 먼로는 3~4가지 모듈을 지독하게 복잡한 회로기판 하나에 통합한 것을 주목한다. 무납땜 접합과 극단적인 소형화는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이 기판들은 모델 X에 쓰인 것보다 훨씬 더 작고 밀도가 높다). 하지만 전자장비에 관한 먼로의 비용 분석은 완벽하지 않다. 비용을 줄인 부분은 더 있다. 모델 S와 X는 테슬라 전용 터치스크린을 쓰는 반면, 모델 3의 것은 일반 노트북 컴퓨터용 터치스크린에 더 가깝다.

 

 

 

부실한 조립 품질
먼로는 두 대의 모델 3를 구매했다. 해체에 쓰인 한 대는 2018년 1월에 만들어졌지만 재작업 때문에 2월에 인도됐다. 다른 하나는 더 나중에 만들어졌다. 패널 틈새 간격은 두 차는 물론이고 다른 차와도 달랐다. 각 틈새의 간격이 모든 가격대 차의 허용 기준을 넘어섰지만 개선에 대한 노력도 찾아볼 수 있다. 나중에 만들어진 차의 보닛이 왼쪽 펜더와 만나는 부분의 형태가 어긋나 있는데, 이는 강판 성형 문제이거나 위치를 맞추기 위해 보닛을 굽히려 한 흔적으로 보인다. 창문을 내린 채로 앞 도어 중 하나를 닫으면 부서지는 소리를 낸다. 먼저 만들어진 차도 운전석 앞 유리 테두리를 따라 웨더 스트립을 추가로 접착한 흔적이 있다(재작업한 것을 뚜렷하게 알 수 있는 유일한 사례였다).

 

혁신적인 환기 기능
모델 3의 대시보드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송풍구가 없다는 점이다.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좁게 실내를 가로지르는 송풍구를 통해 공기를 배출하는 것은 독특한 접근이다. 공기는 송풍구에서 수평으로 나와 대시보드를 감싸듯 흘러내려 탑승자의 몸통으로 낮게 떨어진다. 배출 방향은 터치스크린을 조작해 높일 수 있고, 수평으로 뻗은 우드 트림 바로 위 틈새를 통해 두 번째 공기가 수직 방향으로 불어 나온다. 이 공기의 속도에 따라 주 공기 흐름의 방향이 약간 또는 많이 위쪽으로 향하게 된다.

모델 3는 수익성이 있을까?
최종 비용 분석이 끝나려면 아직 더 기다려야 하지만 우린 예비 분석을 통해 이 모델이 손익분기점에 이르거나 약간의 이익을 낼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나 기본 모델은 3만6000달러부터 시작한다. 이 차로 이익을 남길 만큼 충분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까? “비용 절감과 관련한 부분은 전혀 찾을 수 없어요.” 먼로의 말이다. “3만6000달러짜리 모델 3는 거의 없을 겁니다. 수익을 낼 방법은 없다고 봅니다.”

 

엔지니어링은 뛰어난가?
테슬라의 전기·전자 엔지니어링 부분은 인상적이다. 먼로가 그간 연구한 다른 경쟁업체보다 한층 실리콘밸리에 가깝다. 먼로는 모든 리더들을 면밀히 조사했다. 모델 3에 담긴 혁신 역시 풍부하고 인상적이다. 그러나 차체 구조와 생산을 고려한 설계 기술은 업계 평균에 못 미친다. 지금이 테슬라가 주류 자동차업체의 기계 및 생산 엔지니어링 부문 고위 임원을 영입해야 할 적기인 듯하다. 
글_Frank Markus 

 

 

 

 테슬라의 반응 
“먼로가 평가한 차는 2017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는 이후 생산공정을 대대적으로 개선했습니다. 데이터를 보면 모델 3의 품질은 빠르게 나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부품과 차체 제조 공정을 개선하고 조율하는 데 집중해왔습니다. 모든 단차의 표준편차는 40퍼센트 가까이 개선돼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 벤츠 모델과 비교할 만한 수준이 됐습니다. 비용과 무게를 개선할 여지는 언제나 있기 마련입니다. 전기차는 배터리 파손을 막기 위해 독특한 안전 요구사항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진행한 충돌시험과 그 결과가 보여주는 안전성을 유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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