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한다고 사고가 나지 않는 건 아니다. 출근길에 작은 접촉 사고가 났다. 골목길을 직진 중이었는데 평행 주차된 차가 뒤를 확인하지 않고 후진하는 바람에 조수석 뒤 도어와 펜더가 파손됐다. 사고를 낸 차주는 나에게 골목길에서 빨리 달린다고 신경질을 냈고, 어이가 없는 나는 보험사 직원과 이야기하라고 자리를 피했다. 블랙박스에는 당시 상황이 녹화돼 있어 영상을 직원에게 주고 출근했다. 1년도 안 된 차에 상처가 생겨 가슴이 미어졌다. 상대방 보험사와 과실 비율을 따지고 있지만 합의점이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걸려도 합의하지 않을 것이며 소송을 진행해서라도 나에게 과실이 없다는 것을 증명할 생각이다. 

보험사는 렌터카로 비슷한 배기량의 국산차를 배정해준다고 했다. 하지만 렌터카 회사에 비슷한 배기량이 없어 현대 그랜저를 받았다. 승차감은 정말 폭신했고 넓은 실내 공간과 다양한 편의장비를 보니 ‘역시 그랜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괜히 지난해 판매량 1위가 아니었다. 일주일 동안 그랜저를 타고 나서 쿠가 운전석에 앉으니 많은 것이 달랐다. 쿠가는 운전대가 묵직하고 거친 주행 감각을 지녔다면, 그랜저는 운전대가 매우 가볍고 매끈한 운전 감각을 보여줬다. 시트 차이도 컸다. 쿠가 시트는 두툼하고 단단한 반면 그랜저 시트는 얇지만 말랑말랑했다. 그랜저는 차를 구입할 때 리스트에 있던 차라 조금 아쉽기도 했다. 

아이와 함께 다니면서 카시트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지금 쓰고 있는 카시트도 친구 아들의 것을 물려받았다. 이 점이 계속 마음에 걸려 새 카시트를 구입했다. 전에 사용하던 카시트는 안전벨트 하나로 시트를 고정하는 방식이었는데, 새로 구입한 제품은 ISOFIX를 적용해 시트에 숨어 있는 앵커에 고정하고 머리 뒷부분도 라인 고리로 고정되어 있다. 시트를 알아보기 전에는 전혀 알지 못한 기능이다. 아이도 새 카시트가 무척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룸미러로 보이는 아이의 웃는 모습에 나까지 미소 짓게 한다. 카시트 옆자리에 앉은 아내도 안전벨트로 고정할 땐 좌우로 흔들려 조금 불안했는데 지금은 카시트가 단단히 고정돼 안심된다고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바꿀걸 그랬다. 나 말고 아이에게도 관심을 쏟아야겠다.   
박성우(회사원)

FORD KUGA 

가격 399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5도어 SUV 엔진 4기통 2.0ℓ DOHC 터보 디젤, 180마력, 40.8kg·m 변속기 6단 자동 무게 1850kg 휠베이스 2690mm 길이×너비×높이 4525×1840×1690mm 연비(복합) 12.4km/ℓ CO₂ 배출량 154g/km 구입 시기 2017년 6월 총 주행거리 2만9700km 평균연비 12.5km/ℓ 월 주행거리 2400km 문제 발생 사고 점검항목 판금 및 교체 한 달 유지비 24만원(유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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