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후발 주자에게 유리한 게임이었다. 게다가 현대차라면 승부는 더욱 뻔했다. 경쟁자들의 장단점, 소비자 반응, 시장의 방향성을 분석해 정확한 시장을 정하고 회사의 역량을 쏟아부어서 비교 우위가 확실한 제품을 개발해 투입했다. 코나는 정확한 기획의 산물이었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면서 등장한 코나는 TV 광고 시리즈도 유머와 위트가 넘쳐 인상적이었다. 겉모습과 광고에서 연상되는 코나의 이미지는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 적극적인 젊은이였다. 하지만 주행 감각은 외모나 광고와는 다르게 상당히 고급스러웠다. 
코나는 소형 SUV 시장에서 가장 비싼 모델이다. 성격적으로는 높은 가격에 어울리는 동급 최고의 고급스러움을 추구했다는 느낌이다. 바로 그 고급스러움이 코나가 오늘 
1등을 차지하게 한 가장 큰 강점이었다. 그 고급스러움에는 주행 감각과 함께 가장 호화로운 장비 수준도 크게 기여했다. 비록 나는 코나의 접근법이 100퍼센트 옳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오늘 투표 결과가 그러했듯 그것이 시장이 원하는 것이리라.
코나의 외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디자인 요소다. 첫 번째는 클래딩(cladding: 외피 무장)이다. 아머 슈트처럼 범퍼, 휠아치, 사이드 실을 무광 플라스틱으로 감쌌다. 코나는 이 클래딩이 상당히 두툼하고 넓다. 그래서 차체 색상을 가리는 편이다. 원색보다는 중간 톤의 색상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디자인 요소는 분리형 광원이다. 앞에는 주행등과 헤드램프 유닛이 분리됐고 범퍼 스포일러에 안개등이 옵션으로 달린다. 그런데 이것들이 이색적이기는 하지만 상하 간격이나 좌우 위치 등에 통일감이 없어 산만하다. 특히 리어램프는 브레이크등과 방향지시등, 제동등으로 나뉘어 후방 운전자의 시선을 분산시킬 우려가 있다.  
실내 분위기는 외모와는 상당히 다르다. 단정하고 차분하다. 송풍구 둘레 등의 컬러링이 거의 유일하게 눈을 끄는 장식적 요소다. 이를 제외하면 돌출형 모니터를 중심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인테리어가 i30와 비슷한 분위기다. 시트도 동급에서는 꽤 큼직한 편이고 몸을 편안하게 잘 받쳐준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외모는 시선을 끌도록 디자인했지만 고객이 주로 보게 될 실내는 과하게 복잡하지 않으면서 실제로는 안락한 느낌을 받도록 설계한 것이다. 매우 현실적인 접근법이다. 그리고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전동식 시트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조향보조와 자동 제동을 모두 지원하는 능동 안전 및 주행 보조장비 등으로 동급에서는 가장 화려하고 풍성한 장비로 마무리한다. 고급화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 
코나의 주행 감각은 더 고급스러운 방향을 지향한다. 시승차는 앞바퀴굴림 디젤 모델이다. 조용하다. 도로의 소음도 잘 걸러진다. 바퀴가 돌아가는 감촉도 매끄럽다. 상당히 고급스럽다. 서스펜션은 탄탄한 편이라는게 첫 느낌이지만 이 역시 거칠다는 느낌이 없다. 운전대를 통해서 전해지는 조향감각도 명료하지만 거칠지 않다. 비교 테스트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동급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주행 품질을 자랑하는 쉐보레 트랙스와 비교해보고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좀 더 달리면서 애매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약간 거칠지만 담백한 느낌이 좋았던 기아 스토닉과 비교되는 어정쩡함이 있다. 스토닉이 마치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신나게 엠티를 가는 대학 초년생의 분위기였다면 코나는 졸업과 취업 생각에 스펙을 의식하는 4학년생의 움츠림이 느껴졌다. 출력은 코나보다 낮지만 훨씬 활기차게 반응하는 스토닉의 엔진에 비해 코나는 가속페달 반응이 반 박자씩 느렸다. 제원표에는 두 모델이 모두 똑같은 회전수에서 같은 최대토크를 낸다고 되어 있는데 실제 느낌은 그렇지 않다. 물론 회전수를 높여가면 코나의 높은 출력이 드러나지만 실용 영역에서는 아쉬웠다.
두 번째는 매끈하지만 명료하지 못한 코너링 감각이다. 앞바퀴의 움직임은 매우 이해하기 쉽다. 그런데 뒷바퀴의 움직임은 좀 복잡하다. 코너링 시작에는 차분한 반응으로 안정감이 좋지만 코너 중반이 지나면 다소 경쾌한 방향, 즉 뒷바퀴가 살랑살랑 바깥으로 향하려는 감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경쾌한 감각이 소형차에 어울리니까. 하지만 일관성이 아쉽다. 차 아래에서 보니 트레일링 암의 마운트 부싱이 큰 편이었다. 진동 흡수에는 유리하겠지만 코너링에서 뒷바퀴가 약간씩 밖으로 흐르는 현상이 커질 수밖에 없다. 
코나는 첫눈에는 마음이 움직이지만 결국은 머리가 만족하게 만드는 제품력이 강점이었다. 하지만 이것저것 다 고려하다 보니 외관과 실내, 주행감각의 일관성이 다소 아쉽고 결정적으로 가격이 높다. 첫눈에 반하는 외모만큼이나 코나의 처음 반응은 좋았다. 그러나 좀 더 지켜보자.   글_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TESTER’S COMMENT
김기범 현대차의 조바심이 잘 드러난 사례다. 앞서 나온 라이벌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스펙과 장비로 무장했다. 대신 소형 SUV의 미덕인 간결함을 잃었다.  
류청희 가장 늦게 나왔으니 가장 좋아야 하고, 실제로도 그렇다. 물론 그만큼 비싸다. 달리기는 질 좋은 고기에 양념까지 듬뿍 친 탓에 느끼하다.  
이진우 많은 것을 준비하고 그걸 모두 담아내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현대차의 비장함이 느껴진다.

모터트렌드, 소형 SUV, 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