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R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을 뜻하는 용어다. ‘포켓몬고’ 게임에서 AR을 켜면 실제 주변 풍경에 게임 캐릭터가 겹쳐 나온다. 책상 위에 이브이가 앉아 있다거나, 도로에 피카추가 서 있는 식으로 말이다. 이처럼 실제 세계에 가상의 물체를 보여주는 기술을 증강현실이라고 한다. 그런데 자동차업계에서 증강현실이 왜 중요하냐고? 증강현실을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응용하면 실제 도로에 필요한 정보를 그래픽으로 겹쳐 보여줄 수 있다. 폭스바겐이 지난해 선보인 콘셉트카 ID는 바로 AR 기술을 적용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달았다. 내비게이션으로 길 안내를 받으면 실제 도로에 경로가 그래픽으로 나타난다. 

 

2. VR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뜻하는 용어다. 우주 전사 같은 큼직한 VR 기기를 쓰면 눈앞에 펼쳐진 가상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실제 운전하는 것처럼 차를 타볼 수도 있고, 내 앞에 실제 차가 있는 것처럼 구경할 수도 있다. VR을 자동차 쇼룸과 접목하면 더 이상 쇼룸에 차가 있을 필요가 없다. VR로 원하는 컬러와 옵션을 선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승도 가능하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 VR 시스템을 갖춘 디지털 쇼룸을 열겠다고 밝혔다. 

 

3. IoT 요즘 TV 광고에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IoT란 용어는 ‘Internet of Things’의 줄임말이다. 사물에 인터넷을 적용하는 기술을 뜻한다. 우리말로는 사물인터넷이라고도 하는데 인터넷이 되는 냉장고나 TV, 로봇청소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커넥티드 카도 IoT 기술을 적용한 예 가운데 하나다. 

 

4. RANGE ANXIETY ‘주행거리 불안’쯤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자제품은 배터리가 다 되면 전원이 꺼진다.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배터리가 다 되면 그 자리에서 멈춘다. 기름이 떨어져도 갓길까지 밀고 갈 수 있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그대로 멈춘다. 이 차를 움직일 수 있는 건 견인밖에 없다. 그래서 전기차를 탈 땐 주행 가능 거리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모니터에 뜨는 주행 가능 거리보다 실제 주행 가능 거리가 훨씬 짧은 경우가 많으므로 미리 충전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5. kW 물리 시간에 졸지만 않았다면 kW(킬로와트)를 모를 리 없다. kW는 전력의 단위다. 1초 동안 소비하는 전력을 와트라고 하는데 1000W가 1kW다. 1kW를 마력으로 환산하면 약 1.34마력이다. 전기차는 배터리로 움직이기 때문에 모터의 출력이 표시된다. 테슬라 모델 S P85D의 모터 출력은 515kW다. 이를 마력으로 환산하면 690마력이 된다.

 

6. CONNECTED CAR 2017 CES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용어가 바로 커넥티드 카다. 커넥티드 카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기와 연결된 자동차를 말한다. 자동차가 하나의 거대한 모바일 기기가 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시동을 켜고 끄는 건 기본이고, 주차를 시키거나 내가 있는 곳으로 오도록 호출할 수 있다. 차끼리 정보를 주고받아 도로나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도 있다. 우리가 상상하던 미래차가 바로 커넥티드 카다. BMW는 올해 CES에서 다양한 커넥티드 기술을 자랑했다. 커넥티드 드라이브는 교통신호가 몇 초 후에 바뀔 것인지까지 알려준다. 

 

7. kWh kW가 전력이라면 kWh(킬로와트시)는 전력의 양이다. 전기차의 배터리 용량은 양을 나타내야 하기 때문에 kWh로 표시한다. 1kW짜리 전기난로를 1시간 동안 켜놓았을 때 우리가 사용한 전력량은 1kWh가 된다. 따라서 배터리 용량이 60kWh라면 1kW짜리 전기난로를 60시간 동안 켤 수 있단 뜻이다. 

 

8. 5G 28GHz의 초고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는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5G(5th Generation)라고 한다. LTE보다 속도가 빨라 영화를 1초 만에 전달할 수 있다. 커넥티드 카가 원활히 정보를 주고받거나 전달하려면 많은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자율주행 기술 역시 자동차가 수집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해야 제대로 운영될 수 있다. 그래서 요즘 무엇보다 중요한 기술이 5G다. 2013년 5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 데이터 송수신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은 2020년을 목표로 5G 기술 개발을 계획 중이다.

 

9. 차데모? AC 3상? 콤보 1? 아이폰과 갤럭시의 충전 단자가 다르듯 전기차도 제조사에 따라 충전 방식이 다르다. 국제표준에는 5가지 급속충전 방식이 규정돼 있는데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방식은 DC 차데모와 AC 3상, DC 콤보 1이다(DC는 직류, AC는 교류를 뜻한다). 현대·기아와 닛산은 차데모, 르노삼성은 AC 3상, 쉐보레와 BMW는 콤보 1을 사용한다. 따라서 차의 충전 방식과 맞지 않는 충전기로는 급속 충전이 불가하다. 한편, 지난해 12월 국가기술표준원이 자동차 회사와 충전기 제조사, 충전 사업자 등과 협의를 거친 후 오는 4월부터 전기차 급속충전 방식을 콤보 1로 통일하겠다고 밝혔다. 충전 방식이 제각각이라 겪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다.

 

10. 리튬이온 배터리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는 배터리에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리튬폴리머 배터리가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무게가 가볍고 전력 손실이 적으며 값도 저렴하지만 리튬폴리머 배터리보다 안정성이 떨어진다.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폭발할 위험이 거의 없지만 제조 공정이 복잡해 값이 비싸다. 지금 판매되고 있는 상당수의 중대형 전기차는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얹는다. 하지만 테슬라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얹고 있다. 재규어가 개발 중인 I 페이스도 리튬이온 배터리를 얹는다. 

 

11. mpg-e 전기차는 기름이 아니라 전기로 움직인다. 그래서 연비를 나타내려면 리터당 몇 킬로미터를 가는지가 아니라 kWh당 몇 킬로미터를 가는지로 표기해야 맞다. 하지만 이렇게 표기하면 일반 내연기관차와 맞비교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미국 환경보호국(EPA)이 전기차 연비를 내연기관차 연비로 환산하는 MPGe(mpg-e)를 만들었다. 여기에서 뒤에 붙은 소문자 ‘e’는  전기차의 ‘일렉트릭(electric)’이 아니라 동급이란 뜻의 ‘이퀴벌런트(equivalent)’다. 그러니까 미국의 연비 단위인 ‘마일당 갤런(MPG)’과 동급의 연비란 뜻이다. EPA는 1갤런의 휘발유가 내는 에너지가 33.7kWh의 전기에너지와 같다고 본다. 닛산 리프를 예로 들면 복합연비가 kWh당 5.2킬로미터이므로 33.7kWh로는 175.24킬로미터를 갈 수 있다(5.2×33.7=175.24). 1갤런의 휘발유로 175.24킬로미터를 갈 수 있는 것과 같단 뜻이다. 1갤런이 약 3.78리터이므로 리터당 46.3킬로미터를 갈 수 있단 계산이 나온다(175.24÷3.78≒46.3). 그러니까 리프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46.3킬로미터다. 음, 복잡하다.

 

12. 국내에서 자율주행차가 다닐 수 있을까? 국토교통부는 지난해부터 자율주행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임시운행 허가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고장 자동 감지와 경고 기능, 비상시 수동 전환 기능, 전방 충돌 방지 기능 등 기본적인 안전운행 기능을 갖췄다고 판단되는 자율주행차에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으로 달릴 수 있도록 임시허가증을 주는 거다. 이 허가증을 받은 차는 지난해 11월부터 어린이 보호구역 같은 교통약자 보호구역을 제외하면 모든 도로에서 자율주행으로 달릴 수 있다. 현재까지 현대 제네시스와 투싼, 서울대 K7, 한양대 그랜저, 기아 쏘울 EV, 현대모비스 LF 쏘나타, 교통안전공단 LF 쏘나타, 카이스트 벨로스터, 네이버랩스 프리우스 V 등 13대의 자율주행차가 허가증을 받았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자율주행차의 임시허가 발급과 관련된 규정을 수정했다. 조수석에는 사람이 타지 않아도 되지만 운전석엔 꼭 사람이 앉아야 하며, 자동차 손해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해 사고가 났을 때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래의 시트

렉서스-키네틱 시트 콘셉트
미래의 자동차 시트는 지금처럼 두툼한 쿠션이 필요 없을지 모른다. 렉서스가 2016 파리모터쇼에서 공개한 키네틱 시트 콘셉트는 쿠션이나 충전재가 들어 있지 않다. 거미줄에서 뽑은 단백질 성분을 가공해 만든 새로운 소재가 쿠션만큼 탄력 있는 승차감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 시트는 움직이는 시트다. 그렇다고 4D 영화관 시트처럼 운전자를 놀래키며 움직이는 게 아니라 엉덩이 부분과 등받이가 탑승자의 허리가 움직이는 것에 따라 움직인다. 그래서 운전하는 동안 보다 안정적이고 편하게 앉을 수 있다.

 

롤스로이스 비전 넥스트 100-소파 같은 시트 
새로 문 연 DVD 방이냐고? 아니다. 이건 롤스로이스가 지난해 선보인 콘셉트카 비전 넥스트 100의 실내다. 그리고 위 사진은 심지어 운전석이다. 비전 넥스트 100은 완전 자율주행차다. 그래서 대시보드에는 스티어링휠도, 계기반도 없다. 가로로 길쭉한 터치스크린 모니터가 달려 있을 뿐이다. 시트 역시 푹신한 거실 소파처럼 생겼다. 포근한 쿠션을 안고 앉으면 잠이 스르륵 올 것 같다. 롤스로이스라는 이름만큼 바닥 매트까지 몹시 고급스럽다. 음, 그런데 혹시 신발 벗고 차에 타야 하는 건 아니겠지? 

 

파나소닉-뒤로 돌릴 수 있는 시트 
파나소닉이 2017 CES에서 선보인 이 차는 시트가 운전석을 등지고 있다. 그리고 시트 가운데에 커다란 테이블이 있다. 자율주행차라 운전할 필요가 없으니 카페에 있는 것처럼 뒷사람과 즐겁게 이야기를 하거나, 체스 같은 놀이를 하란 배려다. 테이블엔 터치스크린 모니터가 붙어 있는데 태블릿 PC같은 기능을 해 원하는 놀이뿐 아니라 인터넷이나 업무도 할 수 있다. 물론 운전하고 싶을 땐 시트를 돌려 앉으면 된다. 가운데에 있는 테이블은 접어서 바닥에 감출 수도 있다. 새로운 실내와 시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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