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S60과 V60 폴스타를 타고 인제스피디움 서킷을 달렸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특별한 볼보다. 폴스타는 BMW의 M, 메르세데스 AMG처럼 고성능 버전으로 볼보의 위상과 이미지를 높인다. 요즘은 모든 프리미엄 메이커가 고성능 디비전을 두고 있어 고급차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프리미엄급 고급차를 지향하는 볼보는 폴스타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게 됐다.

폴스타는 20년 전 스웨덴의 레이서 얀 닐슨이 설립한 튜닝업체다. 볼보만 전문으로 튜닝하다 2015년 완전히 볼보에 인수됐다. 그동안 연간 생산량이 750대 정도였지만 최근에 1500대로 늘렸다. 판매 국가도 13개국에서 47개국으로 늘면서 국내에 들어오게 됐다. 최근 세계적으로 고성능 차에 대한 수요가 4배나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그동안 3.0리터 직렬 6기통 엔진을 쓰던 폴스타는 올해부터 슈퍼차저와 터보차저가 더해진 2.0리터 4기통 엔진을 얹는다. 최고출력 367마력/6000rpm에, 최대토크 47.9kg·m/3100~5100rpm으로 0→시속 100킬로미터 가속을 4.7초에 달리고 최고속도는 시속 250킬로미터다. 
볼보의 기존 라인업에 있는 T6 드라이브 E 파워트레인은 320마력이다. 폴스타가 손본 엔진의 출력 증가는 생각보다 그다지 높다고는 할 수 없다. 더 큰 터보차저, 더 적극적인 밸브타이밍, 더 강한 커넥팅로드, 더 큰 에어인테이크, 대용량 연료펌프 등 많은 부분을 손봤다. 367마력은 메르세데스 AMG C 450에 들어간 3.0리터 V6와 같은 출력이다. 볼보 폴스타 엔진은 지난해 <워즈오토>에서 선정하는 ‘10대 베스트 엔진’에도 뽑혔다.

변속기는 아이신의 8단 기어트로닉. 네바퀴굴림은 앞바퀴굴림 베이스지만 보그워너 AWD 시스템은 항상 뒷바퀴로 더 많은 토크를 보낸다. 그리고 브렘보 브레이크에 서스펜션은 올린즈를 끼웠다. 값비싸고 이상적인 부품만을 모은 폴스타에 더 이상의 튜닝은 무의미해 보인다. 폴스타의 목표는 성능과 컨트롤의 완벽한 균형으로 이상적인 운전감각을 전하는 것. 이는 스티어링휠을 잡은 운전자에게 신뢰를 준다.

트랙에서 폴스타를 볼보의 일반 모델들과 비교해 볼 수 있었다. 다른 차들보다 으르렁거리는 배기음에, 다른 차보다 한발 앞선 출력으로 신나게 달렸다. 하지만 워낙 기본기가 충실한 볼보 차들이라 그 차이가 생각만큼 큰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폴스타는 조금 더 강하게 차체를 이끌었고, 코너에서 조금 더 유연했으며, 브레이크는 조금 더 강력하게 차체를 잡아냈다.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바람직한 고성능 세단이다. 코너에서 토크 벡터링은 안정감을 더하는 것 같다.

폴스타는 BMW M이나 메르세데스 AMG와 성격이 조금 다르다. 고성능이지만 조용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과격함이 덜한 만큼 다루기 쉽고 일상적으로 타기에 편한 차로 여겨진다. 화물공간이 널찍한 폴스타 V60은 실용성까지 더했다. 겉모습이나 실내 치장에서 다른 점도 많지 않다. 폴스타가 내세우는 파란색만이 두드러져 보일뿐이다. 폴스타는 네바퀴굴림이 당연하다고, AWD 엠블럼도 달지 않았다. 고성능이지만 볼보인 만큼 안전한 차인 것은 분명하다.

볼보 코리아는 지난 한해 국내에서 5206대를 팔았다. 전년 대비 22.8퍼센트 증가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작년에는 낡은 S60과 XC60이 주를 이루었지만 올해는 S90, XC90 등의 신세대 볼보들이 인기를 더할 것이다. 2월에 폴스타가 나오고 이어서 V90 크로스컨트리, 그리고 하반기에 XC60 신형이 예정돼 있다. 볼보는 지금 전성기를 맞고 있다. 볼보 모델들은 탐스럽고 그 정점에 선 폴스타는 눈부시다. 글_박규철(편집위원)
 

 

20인치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타이어 안에는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 서스펜션은 올린즈를 끼웠다. 

 

 

OTHER IMPRESSION
처음 느껴보는 볼보였다. 서스펜션은 탱탱하고 스티어링은 야무지다. 하체의 묵직함은 정확한 움직임으로 화답한다. 노면 충격을 걸러내는 과정에서 생기는 충격까지 즐거우니 이 차는 진짜 스포츠카다. 엔진도 가열차다. 터보래그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다. 일정하게 출력을 끌어올리고 그 힘의 끝이 어딘지 가늠하기 힘들다. 시속 230킬로미터까지 무섭게 몰아붙인다. 울부짖던 배기음이 잦아들 때면 또 다른 자극을 던진다. ‘잉잉’거리는 슈퍼차저 소리가 몸뚱이 어딘가를 간질인다. 
‘자극적인 볼보라니.’ 그 느낌이 생경하면서도 즐겁다. 볼보는 편하고 안전한 차만 만들었다. 레이싱 역사에서 스웨덴 브랜드의 흔적은 미미하다. 그런 볼보가 이렇게 뜨겁게 즐거운 차를 만들었다. 폴스타라는 다소 생소한 튜너의 역량은 대단했다. 볼보도 그들의 역량과 집념을 인정해 워크스 튜너로 낙점했을 것이다. 우리에게 스웨덴산 즐거움이 추가됐다. 글_이진우

 

VOLVO S60 POLESTAR

기본 가격 TBA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4도어 세단 엔진 직렬 4기통 2.0ℓ DOHC 터보+슈퍼차저, 362마력, 47.9kg·m 변속기 8단 자동 공차중량 1766 휠베이스 2776mm 길이×너비×높이 4635×1865×1480mm 복합연비 N/A CO₂ 배출량 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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