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와의 인연은 참으로 길다. 1994년 푸조의 XD3P 엔진을 얹은 코란도 훼미리를 시작으로 뉴 코란도, 이스타나, 렉스턴 RX290, 렉스턴 W RX5, 지금의 코란도 스포츠까지. 누가 보면 쌍용차와 사랑이라도 하는 줄 알겠다. 변함없이 쌍용차를 선택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1995년 장인어른이 구입한 무쏘가 다리 난간과 부딪히고 20미터 언덕 아래로 떨어졌는데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운전자가 멀쩡히 걸어 나와 사고 수습을 도왔다. 당연히 차는 엉망이 돼 폐차했지만 우리 가족은 그때부터 쌍용차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런데 지난해 코란도 스포츠를 선택할 때는 아내와 이견이 있었다. 코란도 스포츠는 화물차로 분류됐고 투박한 디자인 때문에 아내가 썩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게다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렉스턴 지붕 위에 루프톱 텐트를 얹어 오토캠핑을 다녔는데 레저 활동에도 큰 불편이 없었다. 하지만 이 작은 픽업트럭이 주는 경험도 분명히 색다를 것으로 생각했다. 일단 전시장에 가 시승을 했다.

오랜만에 스마트키의 전자 버튼이 아닌 키를 꽂고 돌려 시동을 걸었다. 디젤 특유의 투박한 진동과 소음이 손끝으로부터 전해졌다. 난 이 디젤의 연주를 좋아한다. 그래도 보유하고 있는 렉스턴 W RX5보다는 조용하다. 다만 에어컨이 작동될 때면 이 진동은 신경에 거슬릴 정도로 강해진다. 초반 가속이 생각보다 부드러워 인상적이다. 일상에서 주로 사용하는 엔진회전 영역인 2000rpm 전후로 충분히 흡족할 만한 가속력과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차체가 높지만 코너를 돌아나갈 때도 안정감이 있고 제동력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두말없이 계약했다. 옵션은 최소한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5단 자동변속기와 전자식 4WD, 수동 에어컨만 선택했다. 대신 험로 주행과 트레일러 장착을 위해 강도가 보강된 액슬이 달린 차로 구매했다. 출고하자마자 블랙 무광으로 도색하고 쇼크 업소버, 코일 스프링, 스태빌라이저 바를 새롭게 손봤다. 최근엔 타이어도 한국타이어 다이나프로 ATM 265/75R16으로 바꾸고 트레일링 히치도 달았다. 국산 유일의 픽업트럭과 함께한 추억 꾸러미를 풀어보겠다. 글_홍준식(회사원)

SSANGYONG KORANDO SPORTS

가격 239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4WD, 5인승, 4도어 픽업트럭 엔진 4기통 2.0ℓ DOHC 16밸브 터보 디젤, 155마력, 36.7kg·m 변속기 5단 자동 무게 2130kg 휠베이스 3060mm 길이×너비×높이 4990×1910×1845mm 연비(복합) 11.8km/ℓ CO₂ 배출량 169g/km

구입 시기 2015년 4월 총 주행거리 2만8500km 평균연비 11km/ℓ, 월 주행거리 167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18만원(유류비)/72만원(타이어 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