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디젤게이트 등의 사회적 문제로 환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다. 어떻게 하면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고, 우리 아이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지 생각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대기질 개선을 위한 각종 방안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깨끗한 공기는 요원하다. 정부의 여러 정책 중 하나는 전기차 활성화다. 충전소를 추가하고 지원금과 세금 혜택을 내세운다. 서울에서 전기차를 사면 중앙정부에서 1200만원, 서울시에서 450만원을 지원해준다. 등록세와 취득세도 감면해주니 소비자에겐 아주 큰 혜택이다. 이런 정책적 지원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국민일까? 우선은 이번에 새로 출시한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떠오른다. 차값(4260만원)이 세금 혜택 후 4000만원인데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서울)을 제외하면 2350만원에 살 수 있다. 순천은 지자체 보조금(800만원)이 높아 2000만원에 살 수 있다. 

아반떼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어떨까? 우선은 아반떼보다 승차감이 좋다. 성능 좋은 멀티링크 서스펜션과 부드러운 친환경 타이어 덕분이다. 엔진이 없어 아반떼보다 조용하고 진동도 없다. 변속기가 없으니 충격이나 울컥거림 또한 없다. 특히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조용하다. 모터 회전 소리도 없고 바람 소리도 잘 틀어막았다. 그저 타이어가 구르는 소리뿐인데 이 또한 귀에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달리는 재미도 있다. 패들시프트로 회생에너지 회수량을 조절할 수 있는데 왼쪽 패들을 당기면 에너지 회수량이 많아져 엔진브레이크와 같은 효과를 낸다. 가속도 수준급이다. 처음부터 최대토크를 계속 뽑아내니 당연하다. 모터 때문에 울컥이면서 출발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부드럽게 가속하도록 조율했다. 기어노브는 버튼으로 갈무리하고 그 자리는 엄청 넓은 수납공간과 스마트폰 충전기가 자리했다. 차후 운전자 없이 스스로 주차하는 전자동 주차 시스템이 들어갈 수 있으니 기계식으로 움직이는 기어노브를 아예 빼버렸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운전대에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원래 다른 현대차가 그러하지만,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더 그렇다. 코너를 빨리 돌려고 하면 뭔가 스티어링으로 저항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다. 직진이나 회전이나 똑같은 질감이다. 때문에 감각을 세우고 아스팔트를 공략하는 재미는 없다.

커버가 엔진처럼 생겼지만 엔진이 아닌 전기모터와 매니지먼트 시스템이다. 88킬로와트의 구동 모터가 자리하고 28킬로와트시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는 뒷자리 밑에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충전이다. 이 차는 완충으로 최대 191킬로미터를 갈 수 있다. 전기차로서는 꽤 긴 거리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갈 수 있다는 뜻인데, 지금은 충전이 그렇게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다. 집에 아이오닉 전용 충전기를 달지 않는 이상은 공공기관이나 대형 마트를 전전긍긍해야 할지 모른다. 완충하는 데도 4시간 25분이 필요하다. 겨울엔 주행거리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내연기관차는 엔진 열을 이용해 난방하는데, 전기차는 순수 전기만으로 난방해야 한다. 특히 전기차는 엔진이 없어 실내가 더 춥다. 전기는 냉방보다 난방에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전기차들 중에서(몇 종 되지 않는다) 꽤 훌륭한 제품력을 지녔다. 더불어 국가가 차값의 절반을 대주고 세금도 줄여주니 아주 좋은 조건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충전의 불편함과 방전의 불안감이 여전하다.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현대차는 국가가 주는 엄청난 혜택을 손에 쥐기 쉽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