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BMW M4 2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3 로터스 엑시지 AT 4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트 5 애스턴마틴 라피드 S

 

 

애스턴마틴 라피드 S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실제 타보고 감동을 받은 차였다. 오래된 명성의 메이커는 그만한 실력을 지녔기에 지속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4기통같이 가벼운 12기통 자연흡기 엔진은 스포츠카답게 방방 울어댔다. 원초적이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내 몸에 맞았다. 자동차계의 에르메스가 되고 싶다고 한 애스턴마틴의 말에 수긍한다.

 

포드 익스플로러 2.2톤이 넘는 거대한 차를 4기통(2.3리터) 엔진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으나 괜한 걱정이었다. 힘 부족은 없었다. 많은 장비로 가치가 돋보이는 차에서 빙그르르 돌아가는 전동식 3열 시트가 나를 사로잡는다. 한때 랜드로버에 플랫폼을 제공했던 익스플로러인데, 익스플로러가 랜드로버를 닮았다는 말은 얼토당토않은 소리다. 랜드로버가 익스플로러를 닮은 거다.

 

로터스 엑시지 AT 엑시지는 엘리스와 같은 플랫폼을 쓰지만 상당히 다른 차 같아 보인다. 앞부분의 공기흡입구 디자인만 조금 손봤으면 싶었다. 걱정을 했던 오토매틱 기어는 그 성능이 놀라웠다. 토크컨버터 방식인데 시속 100킬로미터 가속시간이 수동기어 차보다 빠르다. 뭐 이런 게 다 있나? 로터스의 감각을 그대로 간직한 채 효율만 향상됐다. 기어 조작이 서투른 모든 이에게 권할 만하다.

캐딜락 ATS 캐딜락의 성격이 이렇게 유럽적인지 미처 몰랐다. 과거 작은 캐딜락은 매력이 크지 않았는데 이렇다면 좋아할 만하다. 전혀 미국차 같지 않은 미국차라 의외였다. 저만의 개성으로 똘똘 뭉친 캐딜락 디자인은 좀 더 칭찬받아 마땅하다.

 

지프 레니게이드 지프의 느낌만큼 피아트 기운이 강해 묘한 매력이 있었다. 다른 차와 달라 보이는 지프만의 개성은 정말 소중한 자산이다. 두루뭉술한 대시보드는 피아트 분위기가 물씬하다. 요즘 피아트 디자인을 좋아하지 않지만 지프 컴패스보다는 나았다. 1단 기어비를 높여 저속기어로 쓰는 재치도 좋았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트 신형 랜드로버가 나올 때마다 패밀리룩을 만들어간다. 디스커버리 스포트는 작은 차지만 한눈에 랜드로버임을 알 수 있다. 균형 잡힌 디자인은 이보크와 다를 뿐 못하지 않다. 구형인 프리랜더2보다 훨씬 좋아졌다. 다만 문제는 국산 SUV도 만만치 않다는 거다.

 

BMW M4 컨버터블 강하게 몰아치면 서걱거리는 차체가 BMW인가 의심스러웠다. BMW도 실수할 때가 있구나…. BMW 엔지니어들은 외계인이 아니라 인간임이 분명하다. 그래도 지붕 벗기는 것이 너무 좋아 선택을 망설인다. 나에게 컨버터블의 의미는 그만큼 중요하다.

재규어 F 타입 과거의 명차 XK-E를 잇는 차는 볼수록 멋져 보인다. 컨버터블이 멋진가, 쿠페가 멋진가 고르는 것도 쉽지 않다. 다만 차체가 조금만 더 낮았더라면, 헤드램프가 조금만 더 예뻤더라면 하는 욕심은 남는다. 내 취향과 실력에는 V8보다 V6 엔진 차가 더 끌린다.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 클래식의 뒷부분만 손본 디자인은 매우 성공적이다. S 클래스 보디라인에 뒷부분이 잘 녹아든 것을 보면 처음부터 기획된 것이 분명하다. 더해진 만큼만 더 받는다는 가격정책도 설득력을 갖는다. 2억원이 넘는 차지만 비싸지 않다고 생각했다.

 

BMW i8 거리의 시선을 모으는 것을 보면 슈퍼카가 분명하다. 타고 내리기 힘들고, 짐 실을 공간이 부족한 것도 재미나다. 그런데 가벼운 슈퍼카는 조금 당혹스러웠다. 효율을 추구하는 미래의 슈퍼카는 이렇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해보지만 머플러 소음이 마땅치 않은 것은 참을 수 없다. 람보르기니 대신 이 차를 타야 한다면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혼다 CB1100/EX 다루기 쉽고 유난히 부드러운 승차감에서 혼다의 내공이 느껴진다. 어릴 적 갖고 싶던 드림 바이크였기에 볼 때마다 옛 추억이 살아난다. 그런데 정작 살까 하면 더 재미있는 차가 많아 고민이다. 옛날에는 이 차만이 유일한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