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3.8리터 V6(315마력)가 7300만~1억700만원, 3.3 V6 트윈터보(370마력)가 7700만~1억1100만원, 5.0 V8(425마력)이 1억1700만원이다.

 

 

 

지난 16년간 현대차의 기함이었던 에쿠스는 이제 공교롭게도 현대차의 이미지를 지워야 하는 입장이 됐다. 그렇게 차체 어디에도 현대차 로고를 달지 못한다. ‘에쿠스’ 이름도 쓰지 못한다.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 로고를 달고 ‘EQ900’ 또는 ‘G90’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될 것이다. EQ900는 새로 창조된 브랜드에서 브랜드의 가치와 기술 그리고 철학을 대변해야 한다. 그게 기함의 역할이니까. 그래서 현대는 EQ900에 집중했다. 4년간 1200명의 전담 연구원이 투입됐다고 한다.

디자인은 진중하다. 최근 현대차 디자인이 그러하듯 어느 곳을 보더라도 경박스러운 멋을 부리지 않았고 천박한 반짝임도 없다. 훌륭한 디자인이다. 차체 크기는 길이×너비×높이가 5205×1915×1495밀리미터로 이전(5160×1900×1495 밀리미터)보다 커졌다. 특히 휠베이스가 115밀리미터 늘어난 3160밀리미터다. 오버행을 줄였으니 조종성이 좋아졌기를 기대한다. 실내는 여느 럭셔리 브랜드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다. 가죽은 이탈리아, 스티치는 오스트리아에서 왔다. 또 세계 최초의 ‘자세 추천 시스템’이란 게 들어갔다. 시트가 탑승자의 체형에 맞는 포지션을 제안한다는 거다. 소음 대비도 꼼꼼한 듯 보인다. 차음 유리를 비롯해 공명음을 줄이는 휠도 끼웠다. 그 밖의 편의 및 안정장비를 장황하게 늘어놓는데 A4 용지로 19장이나 된다. 현재 현대차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이 차에 들어간 거다. 즉 이 차는 지금 현대차 기술력의 모든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승차감과 조종성 그리고 파워에 대한 평가다. 에어서스펜션을 버리고 다시 유압식 서스펜션으로 회기한 것이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새로운 어댑티브 서스펜션과 초고장력 강판, 줄어든 오버행이 핸들링에 좋은 영향을 주었을까? 현대차 최초의 트윈터보 엔진은 럭셔리 세단과의 궁합이 어떨까? 소비자들은 럭셔리 브랜드에 혹독한 잣대를 들이대고 더 많은 것을 원한다. 만약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EQ900뿐만 아니라 제네시스 브랜드 그리고 현대차까지 한동안 힘든 세월을 맞게 될 것이다. EQ900는 그만큼 중요한 차다.

 

 

 

키, 앉은키, 몸무게 등의 신체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운전대, 사이드미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위치가 맞춰진다.

 

 

 

전시장으로 달려가자

푸조가 EU6 엔진을 얹은 3008을 들여왔다. 선택적 환원 촉매제(SCR)를 달았다. 다행히 출력(120마력)과 토크(30.6kg·m)는 떨어지지 않았다. 연비(리터당 14.4킬로미터)도 그대로다. 그런데 다른 게 떨어졌다. 가격이다. SCR을 달면서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했지만 이전보다 최대 300만원 낮췄다. 기쁜 소식은 또 있다. 울컥거렸던 MCP 반자동 변속기가 아니라 6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갔다. 3008의 가격 대비 가치가 훌쩍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