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JAPAN ATTACKS!
“이땐 일본차가 꽤 위협적인 존재였나 봐요.” 2008년 기사를 훑던 고정식 기자가 ‘JAPAN ATTACKS!’라는 특집 기사를 읽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랬다. 지금은 일본차가 독일차의 위세에 눌려 힘을 쓰지 못하지만 2008년에만 해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꽤  위력을 발휘했다. 혼다가 CR-V로 대박을 치고, 렉서스가 IS로 시장을 휘어잡으면서 소비자들이 일본차에 관심을 기울이던 시점이었다. 이런 기미를 놓칠 <모터 트렌드>가 아니었다. 일본차와 관련한 대대적인 특집 기사를 준비했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놓치지 않고 들었다. 이렇게 구성한 일본차 특집 기사는 독자들은 물론 업계 관계자들에게 두고두고 바이블처럼 읽혔다. 2008년 5월호

 

2 아버지의 이름으로
<모터 트렌드>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차를 추천했다. 골드미스, 독신남, 아내, 30대 가장, 20대 사회초년생…. 그 가운데 가장 인상에 남는 기사는 아버지에게 차를 골라드리는 ‘아버지의 이름으로’다. 기자들 각자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꼭 맞는 차를 추천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존경, 사랑을 표현했다. 가슴 찡한 감동 스토리부터 미소를 짓게 하는 흐뭇한 스토리, 킬킬거리게 하는 재미있는 스토리까지 다양한 차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기계 냄새 가득한
<모터 트렌드>에서 가슴을 울리고, 감동을 전하는 기사는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었다. <모터 트렌드>가 단순히 차만 소개하는 잡지가 아니라는 걸 새삼 느끼게 하는 기사다. 2010년 4월호

 

 

 

3 강남 아줌마는 자동차를 입는다
<모터 트렌드>가 또 한 번 새로운 기획을 시도했다. 강남 아줌마를 다뤄보자는 기획이었다. 마침 그땐 <모터 트렌드> 사무실도 강남에서 가장 ‘핫’하다는 청담동에 있었다. 강남 아줌마들이 어떤 차를 좋아하고 타는지 살피는 기사는 독자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강남 아줌마들도 동네에 따라 취향이 다르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강남 아줌마를 주제로 삼았다는 것 자체가 정말 신선하지 않아? 그 당시 세태를 꼬집은 기사도 흥미롭고. 기사를 읽고 나니 강남이 이런 곳이구나 새삼 알게 되더라고.” 강남 아줌마는 어느덧 수입차 시장의 큰손이 됐다. <모터 트렌드>는 2년 전에 이미 그 사실을 알았다. 2013년 9월호

4 Vrroom!
“이전 국내 자동차 잡지에서는 이런 구성을 본 적이 없어요. 소리를 글로 표현하다니요. 게다가 만화처럼 구성하려는 생각을 그때까진 아무도 못했죠. 그래서 참 신선했어요.” 김태영 기자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정말 신선한 페이지다. 전체 페이지를 만화처럼 구성해 재미를 더했다. 사진에 섞인 요상한 문자만으로도 왠지 엔진 사운드가 들리는 듯하다. <모터 트렌드>의 새로운 기획에 영감을 받아 이런 구성을 시도하는 자동차 잡지도 꽤 있었다. 하지만 단언컨대 아무도 <모터 트렌드>만큼 완벽하고 재미있게 구성하진 못했다. 2009년 5월호

 

 

 

5 부산, 살아 있네  
모터쇼 취재 하면 으레 차나 레이싱 모델을 소개하는 것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모터 트렌드>는 달랐다. 모터쇼가 열리는 지역의 시장을 파헤쳐보자는 생각에 기자들 모두 차를 끌고 부산으로 갔다. 김형준 편집장은 R8을 몰고 졸린 눈을 비벼가며 부산으로 내려갔다. 나 역시 뻐근한 어깨를 부여잡고 부산으로 달려갔다. 부산 시내를 누비고, 다양한 부산의 모습을 사진과 기사에 담았다. 부산 수입차 시장을 살핀 나윤석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한 수입차 업체 홍보 담당자는 독일 본사에 기사를 보내고 싶다며 원고를 요청하기도 했다. 우리는 이 기사를 진행하면서 부산이 다른 지역과 많이 다른 시장이라는 사실을 새삼 알았고, 부산 시장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물론 독자들도 그렇겠지? 2014년 7월호

 

6 자동차 가격에 관한 진실
자동차 가격에 대해 이렇게나 집중적으로 조명한 건 <모터 트렌드>가 처음이지 싶다. 차값에 대한 설문조사부터 수입차와 국산차를 직접 비교하며 차값의 진실을 따져보는 기사, 그리고 새 차를 싸게 사는 노하우까지 값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기사다. 내용이 조금 딱딱하긴 하지만 그만큼 알차고 구성이 쫀쫀하다. 2006년 기사인데 지금 상황과 맞아떨어지는 내용도 많다. 2006년 2월호

 

7 트렁크는 네가 지난여름에 한 일도 알고 있다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그날을…. 지금은 <모터 트렌드> 편집장이지만 2008년에만 해도 난 그를 ‘형준 선배’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는 늘 다른 시각에서 기획을 냈다. 트렁크를 털어보자는 기획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제일 먼저 당시 편집장이던 이경섭 부장의 트렁크를 털었는데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어마어마한 것들이 튀어나왔다. 신발만 종류별로 다섯 켤레였다. 그것들을 모조리 꺼내 스튜디오 바닥에 늘어놓고 열 맞춰 정리하는 데 1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렇게 여섯 명의 자동차 트렁크를 털었고, 차가운 스튜디오 바닥을 기어 다니며 물건을 정리하느라 무릎이 곱을 지경이었다. 사람들이 트렁크에 그렇게나 많은 물건을 싣고 다니는지 털어보기 전까진 미처 몰랐다. 2008년 12월호

 

 

 

8 부자삼대
아마도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모터 트렌드>가 열 대가 넘는 차를 모으기 시작한 게…. 송도에 있는 어느 공터에 열세 대의 차를 모았다. ‘당신이 부자라면 어떤 차를 석 대 갖고 싶냐?’는 질문에 일곱 명의 기자와 칼럼니스트는 다양한 차를 골랐다. 롤스로이스부터 스마트까지 송도의 아스팔트 바닥에서 촬영에 임했다. 대대적인 촬영에 펜 스튜디오 식구들은 막내까지 총동원해 한쪽에서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나 역시 공장장처럼 차들을 줄 세워 촬영을 진행했다. ‘하루 만에 촬영이 가능할까?’ 반신반의했던 우리는 그게 가능하다는 기적을 경험했고,
이 블록버스터급 기사는 오래도록 독자들에게 회자되며 ‘역시 <모터 트렌드>’라는 인상을 남겼다. 참, 58페이지에 실린 김형준 편집장의 사진은 우리에게 또 한 번 큰 웃음을 선사했다. 어머, 모델 하셔도 되겠어요. 2012년 4월호

 

9 2015 MILLE MIGLIA KOREA
모두의 고생이 결실을 맺었다. 2박 3일 동안 한반도를 ‘ㄷ’자 모양으로 훑으며 미션을 수행하고, 연비 운전에 힘쓰고, 뭉친 어깨를 두드려가며 1600킬로미터를 달린 결과를 고스란히 담은 밀레 밀리아 기사가 카섹스 기사와 함께 네 표를 받아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에 올랐다. 푹푹 찌는 더위에 선풍기 석 대로 버티며 에어컨을 끝까지 켜지 않은 김태영 기자는 결국 밀레 밀리아에서 우승했다. 한 팀이었던 박남규 실장과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1등을 향한 그의 굳은 의지에 덩달아 녹초가 될 수밖에 없었다. 공교롭게도 네 표를 받은 기사가 모두 7월호에 실렸다. 7월이 <모터 트렌드>에게 가장 길한 달인가? 2015년 7월호
 

10 HELLO! CAR SEX
나만 빼고 남자 기자들이 모두 카섹스 기사에 한 표를 던졌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남성지도 아니고 자동차 잡지에서 카섹스 얘기를 하는 건 쉽지 않잖아요. 그것도 특집 기사로요. 그럴 수 있는 용기가 대단해 보였어요. 구성도 짜임새 있었고요. 기자들이 직접 털어놓는 경험담도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그거, 경험담 맞죠?” 조두현 기자의 말이다. 음, 과장이 있긴 하지만 그 안에 실린 내용은 모두의 경험담이다. 참고로
<모터 트렌드>를 눈치 보며 읽긴 그때가 처음이었다. 2013년 7월호

 

 

 

11 화성 운전자 vs. 금성 운전자
돌이켜보니 별걸 다 했다. ‘화성 운전자 vs 금성 운전자’는 ‘남자와 여자는 운전할 때 정말 다를까?’에서 출발한 기사다. 116명의 남성과 여성 운전자에게 직접 설문조사를 해 다양한 경우에 대한 대답을 들었다. 역시 결과는 다른 부분이 꽤 많다는 거였다. 남자들은 상당수가 좁은 골목길에서 다른 차와 마주치면 내가 먼저 후진한다고 말했지만 여자들은 상당수가 상대가 피할 때까지 기다린다고 답했다. 이 기사가 실리고 난 후 ‘흥미로운 질문과 대답이 많아 읽는 동안 재미있었다’는 독자 의견도 쇄도했다.  2007년 6월호

 

12 차라 안 카나
1년 전까지 <모터 트렌드>에서 한솥밥을 먹던 이재림 기자는 중장비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 그가 방방곡곡을 돌며 근사한 중장비와 트럭을 찍어 오겠다고 했을 때 모두들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사진 속 중장비와 트럭은 지금 봐도 근사하고 멋지다. 고속도로에서 보던 트럭과는 차원이 다르다. 트럭도 이렇게 멋지게 찍을 수 있다는 걸 제대로 보여줬다.  2011년 11월호

 

13 1000km RALLY CHAMPIONSHIP
참 많이도 다녔다. ‘1000킬로미터 랠리 챔피언십’은 연비 좋은 차에 기름을 가득 넣고 무조건 1000킬로미터를 달리고 오는 미션이었다. 해남 땅끝마을부터 경남 합천, 전남 여수, 경북 대구, 그리고 부산까지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기자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았다. 이진우 기자는 전국의 냉면 맛집을 찾기 위해 1046킬로미터를 달렸다. 난 하루 종일 980킬로미터를 달리느라 어깻죽지가 뻐근했다. “그래도
<모터 트렌드>니까 그런 기획이 가능한 것 아닌가요?” 독자들의 이 말에 힘이 난다. 2012년 월호

 

 

 

14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예전 <모터 트렌드>는 이런 기사도 많이 실었다. 자동차와 함께한 추억이나 경험을 이야기하는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같은 기사 말이다. 글자가 작아 읽기가 어려웠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다양한 남자들의 경험담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역시 눈길을 끄는 건 모델의 사진이다. 5년 전 사진인데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가 않다. 섹시한 표정과 의상은 자동차로 가득한 기사 속에서 오아시스처럼 활기를 불어넣는다. 2010년 11월호

 

15 RUN, STOP, TURN
짱짱한 달리기 실력을 뽐내는 17대의 차를 인제스피디움에 모으다니! 16페이지에 달하는 이 기사는 <모터 트렌드> 최고의 블록버스터급 기사다. 이날 시승에 참가한 기자들과 칼럼니스트들은 인제스피디움을 휘저으며 짜릿한 달리기를 맘껏 즐겼다. 진행하는 내내 여기저기에서 비명처럼 스키드음이 울렸다. 쩌렁쩌렁한 엔진 소리가 인제의 하늘을 갈랐다. 하지만 기사를 기획한 이진우 기자는 촬영하느라, 진행하느라 정작 서킷을 제대로 달려보지 못했다. “그래도 마지막에 카이맨으로 두 바퀴는 돌았어.” 이진우 기자의 말이다. 하지만 난 피트에서 디테일을 촬영하느라 한 바퀴도 돌아보지 못했다. 2014년 11월호

 

16 수입차 매장 암행 감찰기
손님을 가장해 수입차 매장을 돌아보겠다는 기획은 이렇게 거창하게 실릴 게 아니었다. 그런데 이재림 기자는 열네 군데 수입차 매장을 모두 돌았고, 그들이 실제로 어떻게 손님을 대하는지 가감 없이 썼다. 기자가 경험한 내용을 그대로 옮긴 기사는 현장감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이 기사를 읽고 화들짝 놀란 수입차 관계자도 여럿 된다는 후문이다. 2010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