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378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9인승, 5도어 미니밴 엔진 4기통 2.2ℓ 디젤, 202마력, 45.0kg·m 변속기 6단 자동 무게 2137kg 휠베이스 3060mm 길이×너비×높이 5115×1985×1740mm 연비(통합) 11.5km/ℓ CO₂ 배출량 174g/km 구입 시기 2015년 1월 총 주행거리 3220km 평균연비 10.8km/ℓ 월 주행거리 40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엔진오일 교환 한 달 유지비 26만원(유류비 11만원, 오일 교환 15만원) 

지난달 카니발의 엔진 진동 개선품 교체에 관해 얘기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개선품을 장착하지 못했다. 약 5주 전, 정비를 위해 성동 서비스센터에 예약을 잡았다. 스케줄이 3주 단위로 꽉 차서 두 달 만에 겨우 잡은 예약이었다. 그런데 이후 일정에 문제가 있어서 스케줄이 꼬였다. 예약을 취소하니 다시 3주를 기다려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엔진 오일도 갈아야 했기에 급한 대로 가장 가까운 오토큐(대치점)에 인터넷으로 정비를 문의했다. 

다음 날 기아 오토큐에서 전화가 왔다. 정확히 어디 소속인지 물어보지 못했지만, 온라인 정비 예약을 관리하는 부서 같았다. 상담원은 개선품으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소음과 진동 문제 판정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그는 미션오일은 교체하지 말 것을 권했다. 길들이기 직후 교체하기에는 성능에 문제가 없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게 이유다(교체주기 10만 킬로미터, 18만~20만원). 비용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어떤 제품을 쓰는지, 10만 킬로미터마다 갈아도 문제가 없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상담원은 원리나 구조에 관한 설명이 아니라 ‘원래 그렇게 한다’는 식으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그와 통화하는 동안 갑자기 2004년부터 5년간 소유했던 국산차(H사)가 떠올랐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시간이 상당히 지났음에도 업계가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후 예약 시간에 맞춰 오토큐 대치점을 방문했다. 그런데 현장에선 개선품 교체는 해당 기간에 만들어진 모든 차에 해당한다고 했다. 대신 당장 부품이 없어서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일단은 엔진오일 교체만 요청했다. 엔진오일은 순정 규격(ACEA C3 SAE 5W30)으로 갈았다. 주행거리 변화에 따른 순정 엔진오일의 변화를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정비를 담당한 직원이 첨가제를 사용할 것을 권했다. 그는 새 차부터 첨가제를 넣는 게 장기적으로 훨씬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나노 물질 첨가제가 엔진 속 마찰 부위를 코팅해 회전이 더 부드럽고, 소음도 줄여줄 것이라고 했다. 차고에 이미 독일산 첨가제를 몇 개 가지고 있지만, 담당 정비사가 권한 볼트로닉 E59 제품을 넣어보기로 했다(첨가제를 넣었다고 갑자기 좋아지는 건 아니다. 보약 한 첩 먹었다고 갑자기 몸이 좋아지는 건 아닌 것처럼).

40분 후 차를 찾으러 갔을 때 담당 정비사는 모든 정비가 잘 끝났다며 손에 든 태블릿 PC를 건넸다. 그 속에는 잔류를 빼고 엔진오일을 교체하는 모습과 새 첨가제를 개봉해서 엔진에 넣는 모습까지 모든 정비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갑자기 피식 웃음이 나왔다. 태블릿 PC가 이런 곳에 쓰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고객이 얼마나 깐깐하게 굴면 이런 증거까지 남기겠나? 어쨌든 국산차 정비소도 어떤 부분에선 ‘약간’ 변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