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도상우 씨, 당신은 지금 사랑하고 있습니까?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완벽한 배우의 얼굴로 변신한 모델 출신 연기자 도상우를 만나다.

201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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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유쾌한 것 같지만 마음 한구석이 싸하다. 분명 보고 있는 내내 웃었는데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슬프게 느껴진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본 이들의 평이다. 몸의 병에는 집착증에 가까울 정도로 안절부절하면서도 마음의 병에 대해서는 방치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에는 겉모습은 건강하지만 하나씩 마음의 병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 안에는 우리 청춘의 한때와 꼭 닮아 있는 ‘최호’가 있다. 예능국 PD이자 지해수(공효진 분)의 연인으로 등장하고 있는 최호, 도상우를 만나고 왔다.

 

 

Q. 지난 2014 F/W 비욘드 클로젯의 프레젠테이션을 보며 모델 도상우가 배우로 데뷔할 거란 예감이 있었다. 밀리터리 룩을 기반으로 하는 쇼였던 만큼 강렬하고 남자다운 눈빛이 매력적이었고 그 눈빛만으로도 많은 모델 중에 단연코 눈에 띄었다. 모델이었을 때부터 배우를 꿈꿨나?
A. 그렇게 봐주셨다니 감사하다. 모델로 활동하는 것도 연기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 많다. 화보 촬영을 할 때도 주어진 역할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어야 하고 디자이너의 런웨이에 설 때도 특정한 콘셉트가 요구되곤 한다. 비욘드 클로젯 프레젠테이션 때도 태용이 형(디자이너 고태용)이 남자답고 눈빛도 센 힙합퍼의 모습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그런 모습이 나왔던 것 같다. 모델이었을 때도 특정한 역할이 있거나 연기해야 하는 촬영에 더 재미를 느꼈다. 자연스럽게 배우를 꿈꾸고 있었다.


Q. 아무래도 모델의 얼굴과 배우의 얼굴은 좀 다를 수 있다. 본인의 얼굴은 어느 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나?
A. 모델이었을 때에도 주변으로부터 ‘넌 배우의 얼굴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맞지 않을까? 그렇다고 내가 잘생겼다는 말은 아니다. 나는 진짜 잘생긴 얼굴이 아니다. 표정의 변화가 많아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Q. 양쪽 쌍꺼풀이 다르게 생겼다.
A.
스무 살까지는 양쪽 쌍꺼풀이 같은 모양이었다. 스무 살에 서울에 혼자 와 스스로 생활을 꾸려나가다 보니 고생을 많이 했다. 아르바이트도 많이 하고 잠도 잘 못 자고. 그때 왼쪽 눈 쌍꺼풀이 진해졌는데 안 없어지더라. 다행히도 양쪽 얼굴에 다른 느낌이 생겨서 연기하는데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연기자의 끼가 다분히 보인다. 처음에 모델로 데뷔하게 되었던 이유는 뭐였나? 배우 쪽으로 도전했다면 이미 경력이 많이 쌓인 배우가 되었을 수도 있을 텐데.
A.
아무런 대책도 없이 무작정 서울로 왔다(원래 고향은 부산이다). 유명해지고 싶었고 막연히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가장 빨리 접근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 보니 모델일 것 같았다. 키가 크니까. 하지만 처음부터 잘 풀렸던 것은 아니다. 많은 도전 끝에 모델이 되었고 지금은 꿈꾸던 연기자가 되었다. 


Q. 모델이었을 때 재미있게 일했던 것은 어떤 게 있나?
A.
디자이너 강동준의 디그낙 2012 F/W 컬렉션. 다른 쇼들은 옷이 잘 보여지도록 워킹을 신경 써서 했던 것에 비해 이 쇼는 놀면서 할 수 있었다. 디자이너가 요구했던 것도 ‘워킹하지 말고 놀아라’였다. 자유롭게 웃고 떠들고 관객들과 악수도 하는 등, 지팡이와 콧수염을 하고 찰리 채플린을 연기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Q. 모델 김원중, 박지운 등과 함께 모델계의 87라인(87년생의 모임)으로 유명하다. 이제 배우가 되었으니 거기서 빠지는 건가?
A.
절대 그럴 일은 없다. 가장 친한 친구들이고 배울 점도 많다. 참 열심히 사는 친구들인데 시간만 나면 모여서 시간을 보낸다. 커피숍에 모여서 수다도 떨고 그런다.


Q. 도상우, 김원중, 박지운과 조민호가 커피숍에 모여서 수다를 떤다고? 주변의 여성들이 그냥 둘 것 같지 않은데. 
A.
물론 다가와서 함께 사진을 찍자고 부탁하거나 싸인해 달라는 팬들도 있다. 하지만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웃음). 87라인 친구들 모두 그런 걸 개의치 않는 성격이다. 자유롭게 만나고 자유롭게 생활한다.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면 찍어주면 된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Q. 드라마 1회 때 키스 신을 통해 강렬하게 등장했다. 그것도 여자 친구가 아닌 여자와 바람 피우는 역할로. 멋지고 젠틀한 역할인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아직 2회까지밖에 방영되지 않아(인터뷰한 날짜는 7월 28일이다) 명백히 나쁜 남자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이런 역할을 연기하게 된 소감이 어떤가?
A.
드라마에 다양한 마음의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내가 맡고 있는 최호라는 역할 역시 마음의 병이 있는 인물이다. 아직 이 인물이 자라온 환경이나 배경 등을 알 수 없어 그저 ‘나쁜 놈’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며 조금은 시청자들의 이해를 받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친구들도 카카오톡으로 나쁜 놈이라고 욕한다. 욕을 먹어도 인물을 잘 살려낸 것 같아 기분 좋다. 


Q. 드라마 스페셜 <모퉁이>나 <꽃미남 라면가게> 등을 통해 연기에 도전하긴 했었지만 이번 역할은 비중도 크고 16부작 미니시리즈이다 보니 부담될 것 같다. 어떻게 공부하고 있나?
A.
대본 분석을 많이 했다. 인물 분석은 윤희영 선배님께 부탁해서 함께 했다. 연기 지도를 잘해주신다. 최호에 대한 100문 100답을 만들어서 그 역할을 많이 이해하게 됐다. 어떻게 살아왔고, 어느 초등학교를 나왔는지 등등. 그리고 한 인물을 이해하면 사랑하게 되지 않나? 모두에게 욕을 먹고 있는 역할이지만 애정을 갖고 연기하고 있다. 대본 연습도 계속 충실히 하려고 하고. 


Q. 예전에 공효진 씨를 좋아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좋아하던 공효진 씨를 비롯하여 조인성, 성동일 씨 등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연기하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
A.
일단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다. 다들 유머러스하시고 선배들이 현장에 도착하면 분위기가 갑자기 확 ‘업’되는 느낌이 있다. 스태프들도 그분들을 어려워하기보다는 진심으로 좋아하고 현장에 나타나면 반가워한다. 방송이 나가고 난 후에 선배 연기자들이 먼저 연락을 해주셨고 현장에서도 잘 챙겨주신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잘해주실까 황송한 마음으로 드라마에 임하고 있다. 멋진 분들이다. 


Q. 인생의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 마음은 어떤가? 한없이 행복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A.
드라마에 출연했다고 해서 크게 변한 건 없다.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 오늘 처음으로 드라마가 아닌 일로 외출하게 됐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 왔다(인터뷰 장소는 가로수길의 한 카페였다). 하지만 뭔가 변화가 있다는 것은 잘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냥 전과 똑같다. 사실 모델이었을 때도 그랬다. 열심히 노력해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갔던 스타일이고 왠지 연기자로 일하면서도 차곡차곡 내 커리어를 쌓아나가야 할 것 같다. 말하자면 ‘한 방’이 없고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타입. 하지만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기는 한.


Q. 그렇다면 지금의 심리 상태는 어떤가?
A.
외롭다. 그리고 연애하고 싶다. 외동으로 자랐고 서울에서 혼자 생활하다 보니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 되었다. 사실 20대 초반에는 내가 외로움을 잘 타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느 날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니 외로워하고 있더라. (지해수 같은 여자와 연애하고 싶은가?) 전혀. 나는 다정다감하고 애교 많은 스타일을 좋아한다. 톡 쏘는 여성에게는 나도 똑같이 톡 쏘게 되니까. 서로 많이 이해해주고 잘 챙겨주는 연애를 하고 싶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Q. 지금 스물여덟 살이다. 연기자로서 인생의 정점이 몇 살 때쯤 올 것 같은가?
A.
서른 셋, 혹은 서른 다섯 즈음. 그때쯤에는 잘 되어 있으면 좋겠다. 지금은 다양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만이 있을 뿐이다.

 

 

 

Q. 배우로서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A.
영화 <몽상가들>에 나왔던 매튜 역의 마이클 피트를 좋아한다. 인물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 존재만으로도 자유로워 보였고. (매튜는 전신 노출을 했는데 노출 신도 자신 있나?) 사실 아직까지 노출 연기는 자신이 없다.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연기는 바보 역할이다. 바보 같은, 완전히 망가지는 역할을 20대에 해보고 싶다. 내가 이상하게 보여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고 한번 그런 역할을 하고 나면 연기에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 바보 역할을 한 이후에는 어떤 역할을 해도 멋있어 보이지 않을까?(웃음) 연극도 해보고 싶다. 관객과 바로 소통이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모델로서 관객이 바로 앞에 있는 런웨이에 섰을 때와 어떻게 느낌이 비슷하고 다른지 궁금하다. 관객들의 반응 또한 냉정할 것 같은데 연기가 많이 늘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꼭 도전해보고 싶은 매력적인 분야이다.


Q.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좋아하는 배우가 있나?
A.
송혜교 선배님. 오랜 기간 팬이었고 역할에 충실하게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외모도 정말 예쁘시고. 남자 배우로는 하정우 선배님과 꼭 한번 연기해보고 싶다. 어떤 역할이든 자신만의 색깔이 나오게 연기하시는 것 같다. 함께 작품을 하게 되면 많이 가르쳐주시고 챙겨주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배우로서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Q. 워낙 착하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착하게 산 덕분인지 인복이 많아서 인생의 기회들을 잘 잡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A.
자유로운 인생. 당분간은 좋은 배우가 되는 일에 매진할 것이다. 하지만 연기가 좀 더 익숙해지고 연륜이 쌓이게 된다면 다양한 활동에 도전해보고 싶다.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서 작곡해놓은 곡도 있고 혼자 산책하며 글을 끄적거리는 것도 좋아한다. 배우의 범위를 넓혀 다양한 방식으로 나를 표현하며 자유롭게 살고 싶다. 서로 사랑하면서.

 


과거 패션쇼에서 만났던 도상우의 다양한 표정들. 이제는 브라운관에서 더 자주 그의 표정 연기를 볼 수 있길!

 

장소 협찬: 카페 도레도레 신사점

 

 

+ 더 많은 인터뷰 보기:
밀라노에서 돌아온 모델 김태환

 

 

 

CREDIT

EDITOR : 김경은PHOTO : 김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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