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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의 여행

치열한 여름의 떠나간 자리. 딱 한 달간의 가을 여행이 준비됐다. 국내 최대의 공연 예술 축제,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17번째 여행을 시작한다.

2017.09.14

<위대한 조련사> 

 

수확의 계절, 가을. 추수할 작물이 비단 논밭에만 널려 있는 건 아니다. 대학로에도 추수할 작품이 널렸다. 그중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 이하 ‘SPAF’)’는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해외 작품을 선보이는 축제로, 이 바닥 선수들이 늘 예의 주시하는 행사다. 올해로 17회를 맞는 SPAF가 9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한 달간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올해의 해외 초청작은 6편. 그 외에 국내 선정작 10편과 서울댄스컬렉션 12편, 글로벌 커넥션 4편 등 한 달간 총 32편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하루 한 편꼴인 셈이다. 관객으로서 난감한 상황은 바로 그 점, 숱한 작품 중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고르는 일이 아닐까. 그렇다면 여기에서 소개할 해외 초청작 4편에서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먼저 정치에 관심이 있거나, 혹은 고전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올해 SPAF의 개막작 <줄리어스 시저>(9월 15~1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가 제격이다. <줄리어스 시저>는 “브루투스 너마저”를 유행시킨 셰익스피어의 대표 정치극. 로마 공화정 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시저 암살을 둘러싸고 사건 전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은 시저를 공화제를 위협하는 폭군으로 본 브루투스와 그 대척점에 선 안토니우스를 대등하게 그리며 사건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다룬다. 이번 공연은 클루지 헝가리안 시어터에 의해 공연되는데, 클루지 헝가리안 시어터는 가보 톰파가 예술감독으로 재임 중인 극단으로 1792년 창단된, 헝가리 최초의 극단이다.
스토리보다 이미지를 중시하는 이들에게는 <위대한 조련사>(9월 28~30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가 어울릴 듯.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연출가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는 전공을 살려 이미지로 충만한 무용극을 만들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나체로 등장한 무용수들은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다른 한편으로는 그로테스크한 장면을 연출한다. 그중 몇몇 장면은 마치 렘브란트나 쿠르베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이 작품의 압권은 뭐니 뭐니 해도 우주인의 등장이다. 마치 태초의 인간을 의미하는 듯한 나체의 무용수와 우주복을 입고 유영하듯 무대를 가로지르는 우주인의 만남은 <위대한 조련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 극단 테아트르 드 랑트루베르의 <애니웨어>(10월 13~14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는 자녀와 함께 볼만한 인형극이다. 흥미로운 건 여기에 사용하는 사람 모양의 인형이 헝겊이나 나무, 플라스틱 소재의 인형이 아니라 얼음으로 된 인형이라는 사실이다. 공연이 진행되며 얼음은 서서히 녹아 물이 되는데, 결국 공연이 끝날 즈음 물은 기체가 되어 사라져버린다. 마치 한 줌의 재로 변해 자연으로 돌아가는 인간처럼. 내용은 다소 무겁다. <애니웨어>는 벨기에의 시인이자 정신분석가인 앙리 바쇼의 <길 위의 오이디푸스>를 원작으로 하며, 친부 살해와 근친상간의 죄를 지은 오이디푸스가 딸 안티고네와 함께 콜로누스로 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언틸 더 라이언즈> 

 

수차례 내한 공연으로 국내 관객에게 익숙한 영국의 현대 무용가 아크람 칸은 자신의 댄스컴퍼니를 이끌고 무용 <언틸 더 라이언즈>(10월 12~13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를 선보인다. 작품은 아크람 칸이 연극계 거장 피터 브룩에게 사사하던 시절 경험한 것을 무대화한 것으로, 약 2000년 전에 쓰였다고 알려진 산스크리트 서사시 ‘마하바라타’를 원작으로 한다. 두 가문 간의 경쟁을 다룬 이 작품에 대해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별 다섯 만점을 주었다. 아크람 칸이 내년에 은퇴한다니, 그가 직접 안무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이 외에도 이번 SPAF에서는 총 7개국 17개 단체 17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해외작 소개에 지면을 할애해 미처 소개하지는 못했지만, 국내 단체의 작품에도 관심을 부탁한다.
이 글을 쓴 김일송은 공연 칼럼니스트이다.

 

 

 

더네이버, 공연,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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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서울국제공연예술제,언틸 더 라이언즈,위대한 조련사,공연 예술 축제,SPAF

CREDIT Editor 김일송 Photo PR 출처 THE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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