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2일, 이탈리아 장식미술의 대가 피에로 포르나세티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아시아 첫 전시가 서울 DDP에서 열린다. 이 전시의 기획자이자 피에로 포르나세티의 아들, 바르나바 포르나세티와 대화를 나눴다.

화려하고 장식적인 미로 대변되는 포르나세티가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새롭다'는 인상을 준다. 그리고 때론 '미래적'이라는 느낌까지 주는데, 비결은 뭘까? 포르나세티는 한 시대에 구애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패션 트렌드나 특정 디자인 언어에 갇히지 않는다. 장식은 제품이나 오브제와 상관없이 여러 맥락에서 쓰일 수 있으니까. 아버지는 ‘아이디어란 무엇을 따르는 게 아니라 스스로 오리지널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머릿속에 떠오른 무의식적 이미지를 모아 융합한 포르나세티의 미학은 단순한 오브제를 넘어선다. 복잡한 현대 사회의 문제로부터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은 점점 장식을 필요로 하고, 까닭에 포르나세티의 가치는 점점 더해간다. 마치 영혼을 위한 양식인 음악처럼.

포르나세티가 여러 분야의 아티스트에게 영감이 되는 비결은 뭘까? 아버지가 늘 강조했던 무한한 상상력?

책을 사랑한 피에로 포르나세티의 열정을 담은 전시 공간이 있다고 들었다. 당신에게 가장 의미 있는 책이 있나? 인쇄업자로 출발한 아버지는 방대한 서적과 여러 방법으로 소통해왔다. 아버지 삶의 중요한 부분을 깊이 있게 다루고자, 지난 4월에 아버지의 초반 일러스트 작업 100점을 담은 리미티드 책 <TEMAE VARIAZIONI. THE FIRST SERIES 1-100>을 만들었다. 완전히 수작업으로 진행해 더 의미가 있다. 아버지가 생전에 컬렉팅한 책은 고전부터 현대 서적까지 그 양이 엄청난데, 그 책들 또한 여전히 유용한 아카이브가 되었다.

피에로가 지금 당신 작업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나? 창의적인 시야를 갖게 됐다는 점이다. 아버지는 언제나 선구자였기 때문에 늘 특정 스타일이나 시대로 규정되지 않는 새로운 창조를 해야 했다. 책을 포함해 아버지가 수집한 방대한 아카이브 또한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다. 풍부한 아카이브를 발전시키고 재조합하면서 ‘재발명’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새롭게 작업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작업이 있다면? 포르나세티 디자인을 바탕으로 문화적인 협업을 활발히 하려고 한다. 지금 현재는 오페라 <돈 지오바니> 공연과의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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