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데이트하기 글렀네’ 라는 답장을 쓸 시간에 나갈 준비를 하고 그녀의 직장 앞으로 찾아갈 것.
손을 꼭 잡고 남산으로 늦은 산책을 나가자.
어둑한 밤 속에서 등대처럼 빛나는 N타워는 남산 주변이라면 어디서든 만날 수 있고 어디서든 올려다 보인다.

소월길에서 이어지는 남산공원 인근의 숲 속 나무
계단길을 추천한다.
짧은 시간 안에 N서울타워로 다다를 수 있기도 하다.
보성여중·고 버스정류장 맞은편 부근에서 찾을 수 있는 이 나무 계단은 밤이 되면 빛의 통로처럼 환해진다.

성곽길을 걸어라. 조용한 공간과 은은한 불빛의 분위기에 취해 선뜻 말하지 못했던 속 깊은 얘기를 할 수도.
남산 산책로를 걸어 내려오다 성곽길을 따라 걷는 건 남산의 과거로 거슬러 오르는 것과 같다. 마치 시간 여행 같다.

육교 위를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로맨틱할 수 있다.
남산에서 내려다볼 때와는 다르게 남산 인근의 육교에서는 무엇이든 생생하게 보인다. 반짝이는 생의 흔적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해가 질 때 즈음 해방촌과 후암동등 고지대 가옥들이 하나씩 불을 밝히면 분위기는 더욱 고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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