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컬처클리닉 대표 원장 조재형

포기하고 살았던 볼륨 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깊은 가슴골의 워터파크 모델이 부러웠지만, 보형물 가슴 성형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뽕으로 유명한 속옷은 거의 다 구매해봤고, 마침내 정말 내 가슴처럼 자연스러운 볼륨을 만들어주는 브래지어를 발견해, 그 속옷과 한 몸으로 지낸 지 벌써 8년. 속옷이 아닌 희망이 하나 있다면 임신뿐이었다. 임신하면 가슴이 엄청나게 커진다는 이야기를 여고생 때부터 들어왔으니까. 그런데 최근 이 희망도 물거품이 돼버렸다. 친구가 하나둘 출산을 경험하더니 그 볼륨은 모유일 뿐이고, 모유 수유를 하고 나면 오히려 전보다 가슴이 작아진다는 현실을 알려준 것. ‘오, 맙소사’ 그렇게 3차 성징의 꿈이 사라졌다. 역시 수술밖에 방법이 없는 것인가?
 

백문이 불여일견 취재차 들른 라인컬처클리닉 응접실에서 우연히 하베스트젯 2(지방 흡입과 이식에 사용하는 최신 기기로, 지방 세포 손상을 줄여 이식했을 때 지방의 생착률이 높다)를 이용한 가슴 지방 이식 사진첩을 봤다. 보형물 수술만큼은 아니었지만, 반 컵에서 한 컵 정도 가슴 확대 효과가 있었으며, 수술한 티가 전혀 나지 않아 놀라웠다. 짝짝이 가슴이나 처진 가슴을 교정한 사례도 눈에 띄었다. 가슴에 ‘한’이 있는 여자인지라, 책자를 보는 순간 ‘나도 한번?’이라는 생각이 스쳤지만, 이 또한 수술이 아니겠는가! 분명 고생스럽고 아플 것 같아 마음을 접었다. 마음에 불을 지핀 것은 라인컬처클리닉 이사님의 경험담이었다. “기자님, 관심 있으면 해보세요. 저도 그저께 이 수술 받았거든요.” 이틀 전에 수술받은 사람이라곤 믿기지 않는 멀쩡한 모습이었다. 그간 가슴 수술은 한 달 동안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하는 가장 고된 성형 수술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통증은요? 수술 시간은요?” 에디터의 폭풍 질문이 이어졌고, 결국 상담과 수술 날짜를 잡았다.
 

원장님과 함께 꿈의 가슴을 디자인하다 원장님과 상담을 하던 날. 병원에서 제공하는 부직포 가운을 입고 허벅지 상태부터 체크했다. 가슴 지방 이식 수술은 허벅지나 엉덩이 등 지방이 많은 부위에서 흡입한 지방을 가슴에 넣는 것이다. 그래서 ‘충분한 지방’이라는 준비물이 필요하다. 보통 허벅지 지방을 사용하고, 체형에 따라 러브핸들이나 배에서 흡입하기도 한다. 그다음은 가슴 체크. 가슴에 지방을 얼마나 넣을 수 있는지, 모양은 어떻게 개선할지를 의논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원장님이 원하는 가슴 모양을 물었다. 망설임 없이 휴대전화 속 나탈리아 보디아노바의 사진을 내놓았다. 글래머는 아니지만, 몸통 크기에 맞는 적당한 볼륨감에 동그란 가슴을 가진 그녀. 원장님은 1차 수술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수술날까지 세 끼 거르지 않고 건강한 컨디션을 유지하라고 했다.
 

가슴은 커지고 허벅지는 가늘어지고 두근두근 수술 당일. 수면 마취를 위해 물도 마시지 않고 병원으로 향했다. 원장님과 수술 내용에 관해 다시 이야기한 뒤 수술대 위에 누웠다. 눈을 떠보니 회복실에서 비타민 주사를 맞고 있었다. 2시간 정도 잠든 것 같다. 가슴과 허벅지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고, 수술 부위가 좀 아렸다. 아프긴 했지만, 천천히 걸을 만했다. 약국에 들러 처방받은 약을 들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가끔 당일 회사로 복귀해 일하는 사람도 있단다. 에디터의 경우엔 그건 아니지 싶었다. 수술 당일과 다음 날은 집에서 푹 쉴 것을 권한다. 다음 날 아침 조심스럽게 붕대를 풀자 난생처음 보는 빵빵하고 동그란 가슴이 보였다. 물론 둘째 날의 가슴은 심하게 부어 있어 나중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 3일이 지나자 터질 듯 땡땡하던 가슴 피부가 조금 편안해졌고, 화장실 변기에 앉기조차 힘들던 허벅지 통증이 완화됐다. 이틀에 한 번 병원에 들러 가슴과 허벅지에 10분가량 재생 라이트를 쐬주었고, 일주일 후 가슴과 허벅지 양쪽에 한 땀씩 꿰맨 스티치를 풀었다. 수술 후 열흘이 지난 지금, 가슴과 허벅지의 군데군데 있던 멍도 허벅지 통증도 거의 사라졌다. 허벅지 부기는 2주 정도 지나면 완전히 빠져 이전보다 다리가 더 슬림해진다고 한다. 첫날의 가슴 크기가 120이라면 일주일 후는 100 정도다. 조재형 원장의 수술 사례에 근거하면 평균 한 달이 지나 완전히 회복되면 80 이상의 크기가 유지된다고 한다. 더 확실한 볼륨을 위한 2차 수술은 두 달 후에 할 수 있다.
 

덧붙이는 말 결코 간단하지 않은 수술인데도 멍도 별로 들지 않았고, 회복도 빨랐다. 수술을 집도한 조재형 원장이 지방 관련 수술 경험만 2000건이 넘는 숙련된 전문의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또 수술 전, 보디 뮤즈 사진을 보며 원장님과 긴 시간 가슴 형태에 관해 대화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여전히 지방의 안정적인 생착을 돕기 위해 세 끼 거르지 않고, 열심히 잘 먹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샤워할 때마다 기분이 좋다는 것이고(결국, 자기만족 아니겠는가!), 부작용이라면 와이어와 패드가 없는 레이스 브래지어(평소 로망이었던 속옷이다)를 사느라 지출이 늘었다는 것 정도. 마감이 끝난 주말엔 대학 동기의 ‘청첩장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다. 친구에게는 미안하지만, 그 모임의 주인공은 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내 수술 경험담이 예비 신랑 이야기보다 훨씬 궁금할 테니까!